사적 제262호로 지정된 대구 동구 불로동, 삼국시대 고분군을 찾아갔다. 흔히들 하는 말로 불타는 금요일이라서 인지, 차를 세울 공간을 찾아 골목 골목을 헤맨 끝에 개인 집 앞마당에 양해를 얻었다. 오후의 햇살이 따갑게 내리쬈다.
고분군을 무척 오랜만에 찾았지만, 얼핏 낯이 익은 길목으로 올라서는 느낌이 들었다. 삼국시대 토착 지배 세력의 무덤 200여 기가 분포된 곳으로서, 고령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과 성주의 성산리 고분군, 합천의 옥전 고분군 등과 감흥은 다르다. 소나무, 참나무, 밤나무 등이 함께한 경관은 추종을 불허한다.
올 봄날은 가뭄이 유독 심했다. 파란 잔디의 봉분, 노랗고 붉은 온갖 색깔의 꽃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을 줄 알았는데, 햇볕에 고개 떨군 작은 꽃이 듬성듬성 자라고 있었다. 초가을의 어느 날 걸음을 내디딘 것만 같았다. 그래도 눈을 들어 먼 산자락을 쳐다보면 연둣빛 잎사귀가 하늘거린다. 봄의 끝자락을 붙들고 서...,
고분 사이 길을 걷노라면 주차 할 곳이 없었을 만큼에 비하면, 길은 너무나 한적했다. 이따금 인근 군부대의 훈련하는 비행기 이착륙 소리가 우리나라 현실을 일깨웠다. 윗쪽구릉을 올랐다가 경부고속도로변으로 내려왔다. 습 생태지 옆 밤나무 그늘에서 휴식했다. 시원한 바람이 볼을 스쳐간다.
<여정 메모>
언제 : 2023.04.28.(금) 13:00~17:00
어디 : 불로동 고분 공원
누구 : 청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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