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옥포 읍 교항리 소재 이팝나무 군락지를 찾아간다. 지난 21일(금) 비슬산 참꽃을 보러 대견사에 올라 냉해를 입은 꽃을 보면서, 지구 온난화가 우리나라 봄철의 생태 환경을 얼마나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체험케 했다.
교항리 금계초등학교 담장을 끼고 좁은 들판 길을 들어서면, 흰 눈을 소복이 덮어쓴 이팝나무 군락지 언덕이 멀리 보인다. 온전한 주차장 시설이 없어서 차들이 길목마다 진을 치고 있었다.
새하얀 쌀밥 꽃이 파란 하늘에 탐스럽게 피었다. 서녘으로 비켜선 햇볕을 받아 은물결같이 반짝인다. 군락지의 작은 언덕은 많은 사람이 꽃구경을 나와서 의외로 붐볐다. 요즈음은 개인 소설미디어((SNS)의 발달로 실시간으로 입소문을 타고 선택과 집중을 당한다.
3월 초순의 매화꽃을 첨병으로, 개나리, 벚꽃, 복숭아, 진달래 등의 꽃 축제가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잠시 숨을 쉴 틈도 없이 계절의 여왕 아카시아꽃이 만발한다. 그리고 나면, 가로수로 명성을 떨친 이팝나무꽃이 오월을 장식하고 나면, 세상은 또 한 번 온통 붉은 장미꽃으로 유월의 대궐을 꾸민다.
교항리 이팝나무 군락지도 입소문을 탄진지도 여러 해가 되었으나, 올해 들어 코로나19가 해제되는 바람에 사람들은 일상을 마음껏 즐긴다. 교항리 세청 숲 군락지는 300년 이상 된 40여 노거수와 함께 500여 그루가 집단 서식하는 특이한 곳이라 한다. 보릿고개를 넘기 힘들었던 그 시절 새하얀 이밥을 생각하면서 아랫배를 움켜쥐었을까?
교항리를 돌아 나와 용연(옥연)지 위, 반송1리 마을로 올라갔다. 아직도 매년 정월 보름날에 동제를 지낸다는 당산나무가 있는 곳이다. 반송 마을의 유래 글에 의하면 1997년 391년이나 된 당산나무(뱐송)가 고사함에, 강원도 삼척시 오산면 뒷산에서 반송나무 두 그루를(17년생) 구입하여 심었으나, 한그루는 살리지 못해 1999년 1월 6일 반송리 태봉산 반송을 이식하여 현재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오월의 향연을 펼치는 교항리 이팝나무 군락지와 반송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를 둘러보고 명곡/대곡 지구로 넘어가는 기내미 제로 향했다. 오후의 햇볕은 6월 초순의 여름을 치 닫았다.
<여정 메모>
언제:2023.04.27.(목) 12:00~17:00
어디:교항리 이팝나무 군락지, 반송리 당산나무
누구:청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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