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폭염과 극한 폭우는 지난 6월부터 시작, 엊그제(8월6일)부터 기세가 한풀 꺾이나 싶다. 구름이 산 머리 위로 둥그런이 떠 가는 모습은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어제가 절기상 가을의 문턱이라는 입추(立秋)였다. 팔조령 터널을 지나, 청도 매전면 일원의 보호수로 지정된 당산나무를 찾아가는 길이다. 터널 입구,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삼산리 삼성산 등줄기 폐채석장이 야단법석인다. 돌을 깎아 내린 40여 미터의 절벽, 그 아래 수심 29M 깊이로 파여진 물 고인 커다란 웅덩이를 보고, 심하게는 캐나다 로키산맥의 경관에 비추기도 한다. 그 만큼 다양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대변한다. 당산나무를 찾아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팔조령 터널과 유동 연지를 지나 청도읍 내로 들어섰다. 동행자(아내)가 커피를 한 모금 하고 싶다기에 편의점을 찾았다. 역 앞 도로는 차량으로 엉켜 복잡하기가 이를 데가 없었다. 용각산(679.9m)과 경산 남천면 송백리로 넘어가는 선의산(756m) 잉어 고개를 좌측으로 끼고, 오른쪽 부야 저수지 아래 길로해서 매전면 행정복지센터로 향했다.



구, 동창마을 동산리를 돌아 동곡재를 넘어 운문댐 상류 경주 산내면으로 가는 20번 도로와 청도읍 유천리로 흘러가는 동창천이 만나는 동창교를 건너 남양리(서복마을, 골마마을, 사곡마을)로 들어간다. 음력 정월 보름날 동제를 지내는 서복마을(남양1동 노인회관 옆)에 도착했다. 당산나무(느티나무)에는 금줄이 쳐져 있었다. 올해도 제사를 지낸 모양이다.


구만산(784m)과 억산(954m) 뒷자락 깊은 골짜기 골마마을(남양리 1리 골마 경로당)로 올라섰다. 낮은 동산 언덕에 벼락 맞은 당산나무(느티나무)는 몸 안쪽이 모두 썩어 외과 수술도 쓸데없는지, 길 쪽으로 남은 외피(껍질)에 의지해 세월을 버티고 있었다. 언제까지 아픔을 함께할런지....애연함에 떨어지질 않는 발길로, 사곡마을(남양리 경로당)로 올라갔다.




사곡마을 입구로 들어섰다.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사골 마을 방문을 환영한다'라는 벽화 글이 먼저 반겼다. 마을 길을 중심으로 양옆 벽에는 박수근, 이중섭 등 여러 화가의 작품이 그려져 있었다. 마을 길 가운데 돌무더기로 당산을 쌓아 올리고 맨 꼭대기에는 신위 돌이 세워져 있었다. 당산 주위로 다섯 그루의 느티나무 고목이 둘러 심겨 있었다. 전형적인 서낭당(돌무더기 또는 당집, 당산목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동창천 당호교를 넘어 관호마을로 들어갔다. 강변의 당산나무(떡 버드나무)를 찾아서다. 당산나무(떡 버드나무/느티나무) 군락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둑 아래엔, 동창천 물 줄기가 무섭게 꿈틀대며 흘러 내렸다. 강 건너 금천면 오봉리, 신지리로 가는 신남로로 이어지는 넓은 들녘이 푸르다

멀리 운문산 능선의 억산이 뿌옇게 보인다. 금천면 신지리 운강고택에서 대비사 가는 길로 들어서, 박곡마을 못 미친 갈림에서 오봉마을로 들어갔다. 신지 마을에는 운강 박시묵의 운강고택(雲岡故宅) - 명중고택, 성암고택, 운남고택, 도일고택 - 과 선암서원(박시묵,삼족당 김대유 배향) 을 비롯한, 한옥 마을이 자리한다, 또한, 한국전쟁(50.6.25동란) 시 이승만(李承萬) 대통령이 하룻밤을 유한, 운강의 별서(萬和亭)가 동창 천변에 앉아 있다. 오봉 당산나무가 저만치 우뚝 서 있다. 무척 오래전, 육화산에서 구만산 폭포로 해서 억산으로 산행 후, 오봉마을로 내려 택시로 동곡리까지 나왔던 생각이 어렴풋하다.



청도로 떠난 여정도 마무리할 단계가 왔다. 금천면 소재지 동곡리에서 69번 지방도로를 타고 경산으로 나오면서 금천면 김전리의 느티나무 당산을 찾아 들어갔다. 김전저수지 가는 못안 교차로 입구에서 얼마지 않으면 개울가에 우람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수문장처럼 서 있다. 450년이나 된 느티나무 보호수 당산나무다. 몸 전체가 세월을 보듬고 온 상처 투성이다. 오랫동안 김전마을에서 군청을 나설 땐, 동곡재를 넘어 매전면 상,하평리, 관하리, 부야리를 지나는 20번 국도를 삥 돌아야할 만큼 지리적으로 오지였다. 하지만 2020년. 9월 7일, 상평리에서 김전리 간의 돈치재(354.4m) 터널(2차선, 580m)이 개통되어 청도나 경산으로 편리하게 드나든다.




고향집에 들러서 마당에 웃자란 풀과 씨름을 하고 대구로 들어왔다. 그렇게 뜨겁던 열기와굵은 빗줄기가 걷힌 하늘에는,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었다. 한 10여 년쯤 미국 '로스케를 리아 더힐' 은별이네! 집으로 갔을 때, 서쪽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인 노을을 지역 방송국에서 방영했듯이, 연꽃이 만발한 연지 (진못) 위로 내려앉는 노을이 황홀했다. 옛 어른들의 말에 의하면, 저녁 노을이 붉으면 날씨가 덥다는데, 폭염이 다시 심술을 부릴는지도 모르겠다. 청도 여정을 마무리했다.



<여정 메모>
- 언제 : 2025.08.07(목)14:00~18:00
- 어디 ; 청도일원, 당산나무(금천면:오봉리,매전면/남양/당호 마을
- 누구 : 청산 내외
* 당산나무가 있는 곳 *
- 서복마을 당산나무(남양 1동 노인회관 옆):매전면 남양리 1422 - 골마마을 당산나무(남양 1리 골마경로당 옆):매전면 남양리 1916-1
- 사곡마을 당산나무(남양리 경로당):매전면 남양리 2025-11 - 당호리 당산나무:매전면 당호리 168-2
- 오봉마을 당산나무(오봉 경로당 앞);금찬면 오봉리 1010 - 김전리 당산나무(김전 저수지 입구):금천면 김전리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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