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23일 팔공산 도립공원이, 23번째로 팔공산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일찍이 신라 오악 중, 중악(中岳)인 팔공산은 주봉인 비로봉(1,192m)을 중심으로 동봉, 서봉, 파계봉, 염불봉, 관봉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과 산자락에는 동화사, 부인사, 파계사, 송림사, 은해사, 선본사 등의 대찰이 국운을 살피고 있다. 지난 2000년도에 관봉을 다녀왔으니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다.
범물동에서 갓바위 행 401번 버스가 직통으로 가지만, 시내를 두르는 관계로 814번 버스를 타고 동구청 건너편에서 환승을 했다. 예전 같았으면 차 안이 콩나물시루같이 복잡했는데, 요즈음은 설렁했다. 자연 갓바위를 오르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적게 보였다. 덜 밀리는 만큼 걸음은 빨라야 할터인데, 한없이 더딘 걸음이었다. 무려 2시간 가까운 걸음 끝에 1,365계단을 올랐다. 갓바위 오름 길이 마지막라 생각할 만큼 힘이 들었다.
갓바위 정상에도 예전과는 달리 붐비지를 않았다. 여러모로 갓바위를 찾는 신도가 줄었다는 단정이다. 점심 공양을 하던 뒤편의 선본사 건물도 헐어내고 공사를 한다는데, 언제쯤 완공이 될지 모른다. 약사암이 있는 뒤편으로 내려왔다. 약사암도 언제부터 인가 공양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만큼 각박해지는 현실의 사회를 반영하고 있음이다.
관암사와 관음사 뒤편 고개로 내려섰다. 용덕사, 용주암 고개로 내려서는 계곡 길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뒤의 손 길인지 아니면 그전부터 였는지, 다듬어 놓은 돌계단 길도 만만 않았다. 갓바위 식당가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시내로 나왔다. 예전 같았으면 자리를 잡으려면 몇대를 보내야 했지만 차 안이 텅 비었다. 그만큼 우리 전통 기복 신앙이 퇴색되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증명이 아닐까 싶다. 오랜만에 올랐던 갓바위길이, 마음과 몸을 가볍고 뿌듯하게 한 하루였다.
<여정 메모>
- 언제:2024.12.29(일) 09:30~16:30
- 어디:관봉(갓바위)
- 누구:3명(박 사장, 남 소장,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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