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12월10일~11일)을 다녀왔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이용하여, 네 사람이(딸 2, 아내) 함께했다. 첫날은 대구공항(10:05)을 출발 해, 한 시간 여 만에 제주국제공항에 내렸다. 렌트 한 차로 애월읍 상가리 소재 1000년이 넘은 보호수 팽나무를 보고, 섬 속의 섬인 차귀도를 밟았다. 그리고 12월 제주의 진객 동백꽃 수목원 ‘카멜리아힐’을 찾았다. 저녁 식사는 산방산 아래 ‘순천미향(갈치조림, 해산물 삼합)’에서 즐기고, 안덕면 소재 ‘제주 항공 우주 호텔’에 휴식을 취했다. 둘째 날은 숙소 뒤편의 오설록 서광 녹차밭 산책으로부터 오설록티뮤지엄을 들렀다가,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서건도’ 둘레길을 걸었다. 오후 3시 30분, 눈 덮인 한라산을 뒤로 한 체 파란 바다와 흰 구름 위로 날아 올랐다.
□ 첫날(2024.12.10.): 1000년 팽나무, 무인섬 차귀도, 붉은 수목원 카멜 리아힐
오랜만의 제주 여행이다. 2020년 12월에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부근에서 3박 4일 간의 일정을 가졌으니 그 사이 4년이란 긴 세월이 지나갔다. 나의 제주 여행 시작은 언제나 눈 덮인 한라산(1,950m)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여름휴가를 이용하다 보니 여의지 않았다. 그래도 11번의 정상 오름에 사계절을 섭렵했었다. 그 뒤 우도, 마라도, 추자도, 가파도, 비양도 등의 섬 탐방에 이어, 거문오름, 용눈이오름, 새별오름, 사라오름, 물찻오름 등의 오름에 관심을 가졌다.
상가리 팽나무(수고:8m, 가슴둘레:5.7m)는 수령이 1000년이 넘었다고 한다. 제주도 도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물론이고, 도내 최고령 나무만큼 사연도 많다. 동족상잔의 비극인 제주 4.3 사건을 지켜보았고, 1959년 태풍 사라호 땐 가지를 잃은 아픔으로 담벼락에 쓰러진 체 아직도 그대로 누워있다고 한다. 온 몸은 외과 수술로 봉합하고, 쇠 파이프 지주에 떠받쳐 있으면서도 푸른 잎을 달고 있었다. 구슬 나뭇집 동네 분이 돌담 안의 진귤 나무를 가리키면서 500년이 되었다고 했다. 뒤에 알았지만 그 울타리 안에 370년이나 된 보호수 진귤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자구내포구(고산항)에 닿았다. 차귀도를 오갈 수 있는 작은 어항이다. 차귀도 유람선(13:30)과 선셋 유람선(13:20) 두 선사 중에, 선셋에서 예약한 선표를 교부받았다. 차귀도는 1970년도까지만 해도 여섯 일곱 가구가 살았던 유인도였다가 지금은 무인도로 남아있는 곳이다. 설에 의하면 중국 풍수사 호종단(葫宗旦)의 귀로를 막음과, 여몽 항쟁 시 고려 관군과몽고연합군이 상륙하여 삼별초 군과 해전을 벌였던 포구라 한다.
차귀항에서 10분 정도 물길을 헤치면 차귀도 선착장에 닿는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탐방객은 두 팀 4명(인천 부부, 우리 내외)이 뱃전을 올랐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차귀도 선착장을 내려서면 붉고 검은 현무암 절벽 옆 나무 계단으로 올라선다. 탐방객이 많을 시는 긴 줄을 달고 오른다고 했다. 140m 정도 올라서면 옛 집터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남아있다.
* 실 체험(거리): 약 2.5km 추정(선착장-볼레기언덕 -등대, 선착장-정상/전망대-등대. 각1km 정도로 비슷한 거리).
(시간): 빠른 걸음 50분 정도 소요..
* 코스:차귀도선착장(0km)→집터 →전망대(0.5km) →볼레기언덕 → 등대(0.4km) →갈림길(갈대숲) -전망대/정상(0.7km) →집터 → 차귀도 선착장(0.3km)/=1.9km(2.1 km)
* 시간:선착장 →전망대(5~10분) → 볼레기 언덕 →등대(15~20분)=30분정도. 등대 → 갈대숲(5분) →전망대/정상(10~15 분)→차귀선착장(5~10분)=30분정도 소요.
* 상기(코스,시간)자료: 다음 블로그님 인용.
차귀도 등대길과 정상(68m)으로 오르는 갈림길(집터)에서 좌측 송이 동산과 전망대가 있는 쪽 길을 택했다. 전체 섬 둘레길은 약 2.1km로서 한 시간 정도의 걸음품을 요구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장군바위, 쌍둥이 바위는 가위 일품이다. 볼레기언덕에 올라서 바라보는 등대는 환상적이다, 하늘거리는 억새, 노랗게 물든 산국화 끝없이 펼쳐진 파란 바다, 뭉게구름 둥실 하늘과 맞닿은 곳이다.
등대에서 갈대숲 갈림길로 내려섰다. 5분여 가 소요 되었다. 집터 갈림목에서 쳐다 볼즈음 그렇게 멀고 높은 곳에 자리한 등대였는데...정상은 고산항에서 올라오는 바람이 몸을 비틀 거리게 했다. 눈 아래로 와도, 그 뒤 고산항 당산봉(148m), 그 너머론 한라산 영봉이 눈에 덮여있다. 흰색의 ‘기상관측센터’가 있는 수월봉(78m)도 가깝다. 고산항과 차귀도 일원이, 1977년대 우리나라 대표 영화였던 ‘이어도’ 와 1986년 '공포의 외인구단' 촬영지라서 문화예술의 긍지와 향기를 품고 있는 곳이다.
찰랑거리는 족두리 밑 신부(新婦)의 뾰얀 볼에 찍힌 곤지 연지보다 곱고, 그 입술보다 붉은 동백꽃이 피어있는 ‘카멜리아힐’을 찾았다. 넓은 주차장에는 대형 버스와 승용차, 영업용 차들이 꽉 들어 찼다. 매표소를 지나는 길목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40년의 열정과 사랑으로 제주의 자연을 담은 수목원은, 6만여 평의 부지에 80개국의 동백나무 500여 품종 6,0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면서 사계절 아름다움을 펼쳐 보인다.
카멜리아힐은 매표소가 있는 동백광장으로부터 시작 30여개 테마별 장소로 꾸며져 있다, 애기동백 길과 유리온실2(플라워카페) 뒤쪽, 시크릿가든 길의 동백꽃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전망대를 올랐다 돌아 나오면, 주인 내외가 거처하고 있는 전통 초가와 가을 정원을 만난다. 억새꽃이 만발한 환상의 세계로 들어선다. 산방산(395.2m)을 넘는진홍빛 노을의 해넘이를 바라본다. 눈이 아프도록 시리다.
□ 둘째 날(2024.12.11.); 오설록 뮤지엄‧서광 녹차밭 & 모세의 기적- 서건도
창문에 드리워진 커튼 자락을 살짝 밀치니, 어둠 속에서 나뭇가지들이 일렁거렸다. 바깥 산책을 나서기는 일러, 방안에서 서성이다가 프런트에서 오설록 녹차밭을 안내받았다. 어둠이 걷히기 전 끝없이 넓게 펼쳐진 차밭 풍광을 바라보면서 자꾸만 진록의 물결 속으로 빠져들었다. 차밭 한가운데 서서 멍 때리기를 하다 한라산이 보일 때 돌아나왔다.
호텔 체크아웃(09:00)을 하고 오설록티뮤지엄으로 갔다. 부지런한 여행자들이 많았다.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이스트’에서 푸드‘해녀 바구니’와 차 한 잔을 하고 아침 산책을 나섰던 서광 녹차밭으로 갔다. 오설록티뮤지엄은 아모레퍼시픽이 차 문화를 소개하고 널리 보급하고자, 2001년 9월에 개관한 국내 최초의 차 박물관이라 한다. 100만 평 규모의 유기농 차밭이다. 오래도록 기억에 젖을 것 같다.
서건도로 향했다. 근처의 항공우주박물관을 돌아 나와서다. 인간이 하늘을 날고자 한 욕망과 도전을 꿈꾸고 만나는 곳.... 2019년 4월 미국 여행(노스캐롤라이나주 킬테빌힐스,Kill Devil Hills)시 ‘라이트 형제 국립기념관(Wright Brothers National Memorial)을 들렀다.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기념물이다. 항공우주박물관에는 ’라이트 형제‘의 동력기 ‘플라이어호’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는데 훗날을 기약했다.
법환포구 범섬 앞 '서건도' 는 강정 해안에서 300m 떨어져 있다. 한 달에 10여 차례 바다 갈라짐 현상인 모세의 기적이 일어날 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섬(13,367㎡)이다. 바닷길은 현무암의 검은 돌들이 내어놓았다. 섬 입구에는 2기의 해녀 상이 길손을 반긴다. 길은 나무 계단으로 오른다. 10여 분이면 둘레를 한 바퀴 돌아 나올 만큼 작은 곳이지만 쉼터도 서너 곳 있다. 범섬과 섶섬, 문섬을 바라보는 해안 풍광은 무척 아름답다.
서건도 물 때가 아침 8시 56분부터 오후 3시 37분까지 열린다. 오래전 추자도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 진도 동석산을 올랐다가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길이:2.8km, 폭:10~40m) 간 바닷길을 체험한 적이 있다. 오늘 걸었던 서건도 바닷길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여정 메모>
- 언제:24.12.10(화)~12.11(수) 1박2일
- 어디:제주 일원(상가리 1000년 팽나무, 차귀도, 카멜리아힐, 오설록 녹차밭, 서건도 등)
- 누구:4명(딸 2. 청산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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