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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바람의 초대

- 용지봉 오르는 길목의 전망 바위 -

바람이 길손을 초대 했다. 여름 해거름 마당 살평상 위로 달려오는 바람은 한량없이 반가움을 산다. 하지만 바람의 진객은 겨울철이다. 설화 만발한 소백산의 북망봉 능선의 칼바람이나, 대관령 선자령 길목에서 맞는 회오리바람을 맞아 보아야 만이 그 진가를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용지봉 오르는 길목의 전망 바위로 바람이 마중을 나왔다. 가창 냉천에서 안부를 넘어 겨울이 다가옴을 알렸다. 바람은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게 했지만 아직은 설익어서 춥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정상의 헬기장에는 대 여섯 사람이 올라 와 있었다. 올 들어 가장 기온이 내려가고, 바람이 세찰 것이라는 일기예보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나본다.


푸름으로 한낮을 달구던 날이 엊그제 같았는데, 나무들은 마지막 가을 옷을 벗어던지고 겨울 채비를 하고 있었다. 진밭골 너머로 지난 6월에 지나온 삼성산(겅산)에서 삼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확연해 보였다. 감태봉으로 향하는 산군들이 능선 오르막을 걷고 있었다. 그 뒤편 시계 방향으로 병풍산, 상원산이 보이고, 청도의 팔조령에서 우미산을 지나 통점령의 시계(市界)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져 보였다.


만수위 가창 댐이 파랗고, 시가지는 온통 백색의 아파트 숲을 이루고 있다. 법이산 자락의 수성 못의 물빛도 햇살에 반짝 거렸다. 북쪽으로 팔공산 긴 능선이 달리고, 눈을 들어보면 국립대구 박물관 주변은 점점이 떠 있는 섬같이 낮은 구릉들이 도심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다가선다.


지금 나라는 온통 야단법석이다. 지난 23일 북한의 무차별 연평도 포격으로 인한 분노의 물결이 곳곳에서 들끓고 있다. 뱃길로 장장 5시간여 만에 닿을 수 있는 최북단의 땅, 백령도는 오래전에 다녀온 적이 있지만, 평화롭기 그지없는 우리 땅인 연평도엔 있을 수 없는 엄청난 일이 일어난 것이다. 겨울로 가는 이른바람마져도 안타까워 윙윙 우는 모양이다.


몸을 던져 나라를 지키다 전사한 장병과 대낮에 날버락 변고를 당한 분들에게 명복을 빈다. 서럽게 윙윙대는 바람에 실어서....


<산행 메모>

- 일 시 : 2010.11.27.(토)11:00~14:30

- 곳 : 용지봉(628m)

- 함 께 :2명(임 관장, 청산)

- 법이산으로 하산 하는 길목에서 -


- 가창 지역으로 바라본 전경 -


- 만수위 가창 댐이 멀리 보인다. -

- 수성 못과 시가지 전경 -


- 4차 순환선 터널공사 전경(파동 건너 앞산) -



-불타는 연평도(2010.11.23/북의 포격으로...) -

- 국력의 신장만이 불행의 고리를 끊을수 있을런지...._


- 국립대전 현충원 분수탑 조형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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