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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여인의 치맛자락 같은....


- 팔조령에서 삼성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바라본 산, 산, 산.(청도 이서) -

청도군 이서면 팔조령에서 각북면의 헐티재까지의 산행은 여인의 치맛자락이 소곳이 휘감아 돌듯이 비슬산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삼성산과 우미산을 경유 통점령 억새 꽃밭과 목장지대로 이어지는 비슬산 지맥 길은, 때론 코가 길에 닿는 된비알과 수십 메타는 족히 능선 아래로 구를 것 같은 급경사도 나타나는 토라진 여인의 성깔마냥 까탈 서럽기도 하다.


군위군 한티재에서 시작한 산행은 지난달 진밭골에서 병풍산과 동학산, 상원산으로 해서 팔조령까지 왔었다. 금번은 팔조령~ 헐티재 구간으로 그동안 만산홍엽을 이루었던 산야는 어느 듯 잎을 털어내고 나목의 겨울 채비를 서두르기도 하고, 아직은 짧아진 햇살을 부여잡고 몸단장에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기도 했다.


삼성산으로 오르는 초입의 능선 길목에는 언제 세웠는지는 알 수 없는“북봉대” 안내 간판이 있어 가시넝쿨을 헤집고 봉수대 터를 훑어 보았다. 크기가 중규모 분묘의 봉토 같아 보이는 흙더미와 그 아래로 흩어진 돌덩이 몇 점이 나뒹굴고 있을 뿐 이였다.청도 남산 자락에서 이어 받아 대구 법이산봉수대로 피워보내던 밤의 불빛마냥 아침의 안개가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로 피어올랐다.


삼성산 정상은 조망이 시원스럽게 열렸다. 청도 쪽의 전망대에 서면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이지만 풍요로워 보인다. 들판 곳곳에는 크고 작은 저수지의 물빛이 파랗고 끝머리 산에는 아침안개가 내려오고 있었다. 우륵 마을과 가창 방면으로 바라보는 전망도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겨났다. 남지장사을 좌측으로 껴안고 있는 우미산은 아직도 가을이 황홀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통점령 정상에는 억새 꽃밭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발아래 목장지대도 늦가을이 넘실대고 있었다. 봄날 올랐을 시에 싱그러워 보였던 초원은 새하얀 꽃잎을 햇살에 드러내놓고 있었다. 몇 해 전 헐티재로 향하던 걸음을 우뚝 솟아있는 최정산의 통신탑 쪽으로 갔었던 산행이 생각나기도 했다.


오후 3시! 6.6km의 구간이 표시된 통점령을 내려섰지만 가을 해가 비슬산을 넘을 때 까지 일행은 산길을 벗어나지 못했다. 도상거리 19.1km가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 10월의 보름 달빛이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서고, 란탄 불빛에 낙엽 길을 조심스럽게 비추면서 걸었다.


풍각으로 이어지는 신작로의 가로등 불빛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였다. 헐티재로 넘어오는 차량의 전조등 빛깔이 현란한 6시30분 고개 마루에 내려섰다. 장장 9시간의 걸음품을 팔았던 길목 이였다. 산행 내내 울긋불긋하게 영근 이름 모르는 산열매랑, 오랜만에 따 먹어 본 보리밥, 등 뒤를 따라오면서 길을 안내한 보름달과 함께한 멋있는 산행 이였다.


<산행 메모 >

- 일 시 : 2010.11.20.(토) 08:30~20:30

- 곳 : 팔조령~헐티재(삼성산, 우미산, 통점령)

- 함 께 : 7명(회장, 총무, 이과장, 손국장, 남소장, 황과장, 청산)

- 북봉대 흔적 -

- 대암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백록리 전경(왼편/우미산, 오른편 뒷뽀족한 봉/통점령) -


- 삼성산 전망대 -


- 삼성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청도 -


- 통점령에서 바라본 목장지대(멀리 최정산 통신탑이 보인다.) -


- 목장지대를 통과하면서 -

-

- 이름 모르는 산 열매 -

- 오랜만에 따 먹어 본 보리밥 열매 -

- 망개나무 열매? -

- 갈 길은 아직도 먼데 해는 비슬산을 넘는다. -

- 10월 보름달이 산길을 안내하고 ....-

- 풍각으로 뻗어 있는 신작로 불빛 -


- 적막감에 휩싸인 헐티재 밤 풍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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