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7일(화) 13시 10분!
무등산 인왕봉(1,140m)을 올랐다. 감개무량했다. 무척 오랜만에 올랐음 때문이다.(첫 번째:1996.11.17., 두 번째:2001.12.09.) 또한, 2011년부터 연2회 정도 개방되던 정상을, 57년 만에 상시 개방(2023.09.23.~)한, 인왕봉(정상 삼봉: 천왕봉,1,187, 지왕봉,1,175, 인왕봉,1,140)을 오를 수 있었음이다.
1박2일(10월16일~17일) 여정으로 광주를 찾았다. 첫날, 09:00 시 조금 넘어 대구에서 출발해 11시경에 남원을 들렀다. 고려시대 폐사지 만복사지를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폐사지 대부분이 깊고 한적한 곳에 있어 쓸쓸하고 애잔함이 묻어나오는 곳인데..., 도심을 가로지르는 길 옆에 잘 다듬은 공원 같았다. 만복사지(萬福寺址)는 고려 문종 때 창건한 사찰인 만복사의 터로, 조선 시대 문인 김시습의 한문 소설집 금오신화에 실린 소설인 만복사저포기의 무대로, 1991년 3월 30일에 사적 제349호로 지정되었다. 남원역과 남원 시내 사이에 있으며, 남원역 남동쪽에 소재한다. 오층석탑(보물 제30호)·석조대좌(보물 제31호)·당간지주(보물 제32호)·석조여래입상(보물 제43호) 등이 현재 절터 내에 남아있다. (위키백과)
최명희의 “혼불 문학관”을 찾아갔다. 소설 “혼불”은 일제 강점기 1930년대, 양반가 남원 매안 이씨 집안의 종부 3대의 처절한 삶, 갈등, 민속 풍속을 날줄과 씨줄로 엮었다. 그 소설 배경지 노봉마을의 종가, 노봉서원, 청호 저수지, 소설 속의 효원이 대실에서 매 안으로 신행 올 때와 강모가 전주로 유학을할 때 내리고 탓 던 곳인, 구 서도역(2002년 전라선 개량화로 폐선) 등을 찾아가는 곳이다. 길목에서 들린 구 서도역의 녹슨 철길을 따라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우뚝하다.
동 남원 나들목으로 해서 광주의 핫풀레이스 라는 1913 송정역시장으로 갔다. 넓은 도로, 녹음 우거진 가로수 등이, 오래전에 보았던 광주 시가지와는 완연 새로운 세계로 다가왔다. 1913 송정역 시장은 젊은이들의 개성에 맞게 꾸며져 있어서, 내심 송정 오일장이나 서구 천변의 양동시장을 둘러보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은 곳이다. 광주공원 맞은 편 숙소(스테이 호텔)에 여장을 풀고 광주 공원으로 산책을 나섰다. 공원 내에는 충혼탑을 비롯한 광주향교, 의병장 심남일의 순절 비등이 있었다. 전 성거사지 오 층 석탑(고려시대)을 둘러보고, 첫날의 여정을 마쳤다. 내일 서석대를 오르기 위해서...,
무등산(서석대)을 오르는 아침이 밝았다. 일기예보 상 날씨가 추울 것 같아서 별도로 상의를 챙겼다. 왕복 4시간 정도 해서 오후 1시경에 하산 생각으로 원효사로 향했다. 산수동을 지나 무등산 북 동편으로 오르는 원효계곡 길목은 제주도의 중산 간 비자림 길과 흡사해서 기분이 상쾌했다. 09시 15분 국립공원 원효 분소로 들어섰다. 서석대 옛길은 초입부터 돌계단으로 이어졌다. 증심사에서 중머리재, 장불재로 오를까도 했지만, 한 이태 동안 산행을 하지 않아서 마음에 부담이 컸다. 아내가 저만치 앞장을 서서 올랐다. 목표치인 서석대까지만 오를 수 있기를 바랐다. 된비알 길에 돌계단의 연속이라, 내려올 일이 걱정스러웠다. 깔딱 고개를 올라 목교 쉼터에 올라섰다. 3.5km에 2시간 30분 정도가 걸렸다.
목교 쉼터에서 서석대 전망대로 올라설 즈음 광주에 계시는 “고안석”님을 만났다. 인왕봉을 올랐다가 입석대, 장불재로 내려, 중봉 갈림길에서 차도를 따라 원효사까지 동행키로 했다. 천군만마의 힘을 받아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하늘로 치솟아 뻗은 서석대의 주상절리 기둥을 쳐다보는 감흥은 말로서 형언키가 어렵다. 멀리 장불재와 중봉이 아련하게 보였다. 한동안 얼빠진 상태로 있다가 서석대(1,100m) 표지석이 있는 능선으로 올랐다. 일찍이 오른 많은 사람이 가을이 내려앉는 무등산의 정취에 흠뻑 빠져들 있었다.
인왕봉 주상절리가 웅장한 모습으로 위용을 떨치고 있었다. 사람들이 줄을 이어 오르고 있었다. 시간당 302명의 제한 통제소를 넘었다. 급경사 나무 데크 계단이 놓여지고, 천왕봉 쪽으로 3m가 넘는 가림막이 인왕봉 정상부까지 설치하여 놓았으니, 사람마다 실망스러운 말을 뱉어냈다. 차라리 서석대 억새 밭 너머로 쳐다보던 그때가 더 그립다 했다.
입석대(1,017m) 돌기둥 또한 입과 눈을 멀게 했다. 사람의 손으로 이룰 수 없는 신만이 허락한 불가사의다. 오래전 분출된 화산암이 굳어지면서 형성된 것으로.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어 보호되고 있다 한다. 장불재에서 중봉 갈림길로 내려서 자동차 길로 들어섰다. 천왕봉 군부대, 장불재 통신사, 중봉의 방송 송신탑을 오르내리는 차도이다.
오후 16시10분!
장장 7시간의 걸음품을 판 여정을 마쳤다. 발갛게 물들어 가는 단풍나무 가지가 햇살에 반짝인다.
<여정 메모>
언제 : 2023.10.16.(월)~17(화) 1박 2일
어디 ; 광주 무등산, 남원 만복사지 등
누구 : 청산&짝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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