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로니에 공원, 연극/쉬어 매드니스:넷째 날(23.09.30(토) >
옛 서울대학교 동숭동 캠퍼스가 있었던 마로니에 공원으로 갔다. 대학로 일원에 많은 소극장이 자리하고 있다. 오후 1시 공연으로 “콘텐츠 박스”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관객이 범인을 만드는 참여형 <쉬어 매드니스(SHEAR MADNESS)> 연극을 보기 위해서였다.
연극 내용은 간단하다. 한 미용실 안의 풍경이다. 용의자 4명(원장, 미용사, 손님 1, 보험사 직원, 손님 2, 김 여사) 과 정보를 입수 손님으로 가장한 형사(2명)가, 이층의 살인 사건을 관객과 함께 해결해 가는 과정이다, 뚜렷한 증거는 못 제시해도 내가 생각한 인물(기억?)이 투표 결과에 범인으로 확정되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설정에 머리를 가우등하면서도, 참 재미있는 연극이었다.
녹사평대로 남산2호터널을 지나 용산2가동 해방촌 골목으로 올라갔다. 피자 맛이 좋다는 <해방촌 보니스 피자 펍>에 들렸다. 시장이 반찬이었나 보다. 해방촌 오거리를 올라서 보성여자고등학교 담벼락을 따라 내렸다. 해방촌 꼭대기 신흥시장이 있는 골목에 내 모습이 투영된다.
저녁에는 여의도 현대 백화점을 둘러보고 마포 갈매기 골목에서 은별이 아버지, 엄마와 함께 소주 한잔을 기울였다. 귀갓 길엔 경의선 철길 숲 옆을 걸었다. 휘영청 8월 열여섯 날의 붉은 달이 중천에 떠올라있었다.
2.<전쟁 기념관,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다섯째 날(23.10.01(일) >
사람도, 식당도 “향”을 간직 한다는 100년 집념 <짚불 구이 몽탄>의 점심(대 갈비)을 먹기 위해, 아침 09시 30분부터 줄을 서서 11시 예약 표를 받았다. 12시 문을 열 때 자리를 잡았다. 도시의 삶에서는 일상의 각종 행위 - 음식점, 백화점, 쇼핑몰, 공연장, 고궁 입장 등 – 들은 많은 인내를 가져야 한다.
전쟁 기념관으로 갔다. 전쟁이란 아픈 역사를 간직한 나라에서만 있을 수 있는 곳이다. 1950년 6.25 전쟁, 60년대 초반의 베트남 전쟁 파병 등의 아픔이 있는 국민이다. 2층 전시실에서 내려다보는 1층과 2층의 공간에 설치된 지상(탱크)과 공중(전투기)의 전쟁 장비들과 추모의 공간, 전쟁사의 책으로 도서관이 꾸며져 있었다.
현대카드 음악 도서관은, 세계 희귀 LP 판을 수집 전시한 곳이다. 듣고 싶은 LP 판의 노래를 30분간 들을 수 있다. 1970년대 유럽의 음악 인기를 장악했던 스웨덴의 그룹 아바 (ABBA) – 맘마미아, 워털루, 댄싱 퀸 - 노래를 청취했다. 인근의 판매장에서 은별이 기념으로 한 장 선물했다.
돌아오는 길목에서 또 한곳 가슴이 아린 곳을 둘러봤다. 이태원역 앞 H 호텔 옆 골목에서, 2022년 10월 29일 핼러원을 앞두고 일어난 대형압사 사고 장소다. 우리나라 국민을 비롯한 14개국 외국인도 함께 변을 당했다. 호텔 벽면에 추모 글을 남긴 노란 종이가 바람에 나폴 거렸다. 삼가 명복을 빌었다.
3.<홍대거리, 후레쉬 우동, 금강 유원지: 여섯째 날(23.10.02(월) >
서울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젊은이의 거리 홍대거리를 둘러서 연남동 우동 맛, 집 <후레쉬 2호점>을 찾아갔다. 차 없는 홍대거리는, 낮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붐비지는 않았다. 외국의 젊은이들이 간밤의 취기를 안고 비틀댔다. 다양한 패션의 옷 가게, 타로점 간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젊음이 제일 아름답다. 홍대입구역 쇼핑몰에도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맛, 집 우동 후레쉬 2호점을 빙빙 돌아서 찾았다. 솔직히 어른들에게는 퍽 와 닿지는 않았는데, 은별이는 서울에 올 때마다 들를 계획이라 한다. 세대 간의 차이를 체험하는 공간이다.
오후 2시 정각 서울을 떠난다. 경부고속도를 타고 줄 곳 남쪽으로 달린다. 예전에는 서울 도심을 벗어나면 들녘과 산들이 함께 했는데, 지금은 하늘로 치솟은 아파트 군락들이 한 줄로 따라 선다. 인구 집중도가 도시와 도시로 유입된 까닥일 것이다.
대전과 옥천을 지나 금강 휴게소에 들렀다. 경부고속도로 개통 시, 휴게소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터를 잡은 곳이다, 금강의 파란물이 지친 마음을 다독거려 주는 곳이다. 해넘이 엷은 빛이 금강 유람선 뱃전에 내려앉았다. 휴게서 건물 옆 표구나무가 한 아름 넘게 자랐다. 북대구 금호강을 건넌다. 어둠 사리가 강물에 내려온다. 긴 여정의 끝을 마무리한다.
'황금가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의 보호수 – 기장군 장안읍 장안리 1,300년 느티나무 (0) | 2023.10.23 |
---|---|
57년 만에 개방된 – 무등산(인왕봉)을 오르다 (0) | 2023.10.21 |
2023년 서울 여행 2-1 – 두물머리 양수리 (0) | 2023.10.09 |
2010년 세계 문화유산 등재 – 경주 양동마을을 다녀오다 (0) | 2023.10.05 |
2023년 9월의 – 아름다운 날 (부산 블루라인파크, 안심/유호 연밭, 달성 유가읍 테크노 폴리스 중앙공원, 반곡/백양지 (0) | 2023.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