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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눈은 내리는데


- '눈은 내리는데" 만화책 표지 -

눈이 오는 날은 언제나 포근하다. 하늘도 온통 잿빛이다. 나목의 가지로, 푸른 소나무 위로 나풀거리면서 내려는 새하얀 눈을 맞으면 누구나 꿈 구며 자랐던 마음의 고향으로 달려간다.

‘눈은 내리는데“ 30여 년 전에 발행된 ”장은주“님의 만화책 이다. 새하얀 눈이 펄펄 내리던 날 연로하신 미선의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눈멀고 말이 없었던 미선이는 마을의 목사님 댁에 살게 된다. 세월이 흘러 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집으로 오던 날, 강 언덕에 핀 꽃을 꺾으려다 실족하고 만다, 그 날도 하늘에는 쉼 없이 눈이 내렸다.


산야를 새하얗게 덮은 눈은 때론 엄청난 슬픈 아픔을 주기도 하지만, 황량한 사람들의 마음을 순화시켜는 마력을 불어 넣어주기도 한다. 눈 오는 날 다정한 이들과 두 손을 잡고 하염없이 걸어보고 싶은 마음도 눈의 포근함 때문이다.


새해를 맞이해서 서실(書室)의 동료들과 팔공산을 갔다. 최근 며칠 동안 서해안 지역과 영동지방과, 경북의 북부내륙에는 많은 눈이 내렸다. 좀처럼 내리지 않는 우리고장에도 제법 눈이 쌓일 만큼 내렸다. 지난 1일 해맞이를 갔었던 용지봉 뿐만 아니라, 근교의 높고 낮은 산 할 것 없이 음지에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수태골을 오르는 길목부터 눈이 내리니 모두가 덩달아 즐거웠다. 사방은 온통 새하얗고 눈 밟히는 소리가 뽀드득 거렸다. 바위골 암벽 장을 지나고, 폭포를 올라 염불암 삼거리에 닿을 때 눈발은 잠시 그쳤으나, 비로봉의 천제단을 올라섰을 때에는 설화가 피기까지 했다.


비로봉 아래의 “마애여래약사불”을 보고 오도재를 거쳐 삼성봉을 올랐다가 수태골로 내려왔다. 5시간의 걸음품을 판셈이다. 수태지 위로 내리는 눈송이를 물끄러미 보는 마음이 흐뭇했다.


<산행 메모>

- 일 시 : 2011.1.3.(월)10:00~18:30

- 곳 : 팔공산 일원(비로봉, 삼성봉)

- 함 께 : 5명(계명회원)

* 1.4.(화/10:00~13:00)불로동 “불로고분군”을 한 바퀴 돌아왔다.


- 새하얀 눈을 밟으면서 비로봉을 향한다.(수태골 입구) -


- 비로봉 천제단 -

- 마애약사 여래불(시유형문화재 제호)-


- 서봉(삼성봉)에서 바라본 능선 -


- 바위골 암벽장 전경 -


- 하산 길목에도 눈은 내리고 .... -

- 수태골 얼음장 밑은 봄이오는가 보다? -



- 하얗게 눈 내린 수태지를 바라보면서 -

- 불로고분군 전경(사적 제26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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