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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충절·호국·문화의 고장 영천으로 가다

- 영천 조양각 -

아침 햇살이 참 부드럽게 느껴왔다. 가을의 문턱 처서(823)가 그끄저께 안날이었다. 그토록 뜨거웠던 폭염과 큰 피해를 낸 폭우는 산마루 뭉게구름에 실려 갔다영천역!  코로나19로 마스크를 벗지 않았으나, 열차에서 내려서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가볍고 발랄했다. 플랫폼 건너편으로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했던 급수탑이 영천역의 상징처럼 우뚝 솟아 있다.

 

- 영천역 급수탑/ 등록 문화재 제50호-

영천은 일찍부터 교통이 사통팔달로 발달 되었었다. 대구선, 중앙선, 영동선, 동해선 기찻길이 연결된 교차 역이다. 그리고 경부고속도로, 대구/포항 고속도로, 영천/상주 고속도로, 영천-경주 산업도로, 경북의 내륙(청송)으로 35번 일반국도가 뻗어있다.

 

- 영천역 -

고려 말, 충신 정몽주를 배향하는 임고서원, 19509월 한국전쟁 시, 풍전등화 속에 나라를 지킨 영천전투. 여성운동가이면서 192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나의 어머니가 당선된 백신애(1908~1939)가 불꽃처럼 살다 간 안태 고향. 배우이면서 극작가, ‘황성옛터’ ‘비단 장사 왕 서방등 민족의 애환과 울분을 노래한 작사가 왕평(본명,이응호 1908~1940)이 태어난 대중문화의 고장이다.

 

- 황성옛터 노래비 -

역 앞, 광장 회전교차로를 건너 영천우체국을 지나는 완산로를 걸어 영천공설시장 사거리로 내려섰다. 2 . 7 오일장(827) 날이라서인지 사람들로 붐볐다. 조양각으로 가는 길은 버스 보다 걷는 편이 났다 해서, 완산오거리 금호강 영천교로 들어섰다. 맞은편 오른편 강둑 위에 조양각 기와지붕이 범상치 않았다. 왼편 아래쪽 강물에 돌다리가 놓인 강변에, 창대서원과 호연정으로 짐작되는 기와집 건물도 보였다.

 

- 장날/영천 공설시장 앞 버스 정류장 -
- 금호강으로 나들한 백로? -
- 금호강 징검다리/창대서원(기와 건물) -

명원루, 혹은 서세루라 불리기도 한 조양각은, 고려 공민왕 17(1368)에 지어진 건물로서 영남 7루의 하나였으나, 임진왜란 때 모두 소실되었다 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현재의 정면 5, 측면 3칸의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은, 중간쯤의 품격(, , , , , , , ) 이지만 웅장하고 날렵해 보였다. 공원 내는 산남의진 비, 황성옛터 노래비, 백신애 문학비,  경상 감찰사, 영천 군수 선정비가 함께 있다. 또한 조선 순조 때 사간통정으로 봉직한 와계 서 낙순과 그의 아들(상럼, 상간) 삼부자의 유덕을 기리는 묘우와 그 앞에 지은 정자 '와계정' 을 들여다보았다.

 

- 산남의진 비 -
- 군수 공덕 비 -
- 백신애 문학 비 -
- 와계정 -
- 와계정 묘우 건물 측면 박공 문양?(지네철) -

임진왜란 시  '영천 성' 수복에 공이 큰 의병장 정대임의 충절을 기리는 창대서원과 조선 숙종 때의 문신 이형상(1553~1733) 수고본병와유고와 강학 장소였던 호연정을 들렸을 때, 서원은 마침 풀 깎기를 하는 관리자분의 배려로 안을 둘러볼 수 있었지만, 호연정은 담장 밖에서 쳐다보고만 돌아섰다. 우리는 역사와 전통문화 향교, 서원, · 을 예찬하지만, 정작 현장은 장벽에 둘려 있다. 단체장들이 둘레 길 등을 열심히 조성하듯, 유적 공간의 빗장을 여는 데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 창대서원 -
- 영천읍성 돌로 쌓은 축대? -
- 호연정 -
- 흙담이 아름다운 호연정 길 -

국가 문화재(보물)로 지정된 숭렬공원 내 '숭렬당' 은 열려 있었다. 숭렬당은 조선조 세종 15(1433) 건립된 중국식 건물로서 구조나 형태가 아름답다고 한다. 건물은 세종 원년(1419) 쓰시마(대마도) 정벌에 나섰던, ‘위양공 이순몽(1389~1449)’ 장군이 기거했던 집으로서, 장군의 위패를 받들고 봄·가을에 제사를 올린다고 한다.(숭렬당 안내 글). 마을 정자 한 쪽에 왕평과 백신애의  짧은 삶이 나열되어 있었다.

 

- 숭렬당 -
- 문살 -
- 숭렬당 -
- 백신애 삶의 자취 -
-일본식 성*환 가옥/등록문화재 제253호 -
- 과전동  거리 -

마현산 공원 동쪽 자락에 있는 영천향교로 올라간다. 길목의 담장 위로 해바라기꽃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 하늘에 운명을 매단 대나무 깃대 끝의 색천(청,홍)이 펄럭였다. 관계자의 양해를 얻어 옆문을 열고 대성전을 둘러봤다. 400년이나 넘은 회화나무가 긴 세월의 풍상을 함께 지켜보고 있었다.

 

- 숭렬당 길 -
-- 벽화/마현산 길 -
- 해바라기꽃 과 운명 천 -
- 영천향교 -
- 영천향교 유래루 & 회화나무 -

영천 여정은, 역을 중심으로 걸어서 답사를 할 수 있음이 가장 매력적이다. 완산지하차도 옆 공설시장 뒤편  점집 골목을 지나 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한 열흘 후면 맞는 추석 대목 장날답게 사람으로 북적였다.

 

- 철학(점집)관 골목 -
- 챙이(키) 흥정/영천 공설시장 -

 

오래전 돔 배기(상어고기)를 샀던 상회로 찾아갔다.

돔 배기 한 꼬치에 얼맙니까?”

만 칠천 원인데. 지난주 보다 이천 원이나 올라 심~

 

<여정 메모>

언제 : 2022.08.27. () 08:30~17:00

어디 : 영천 시내 일원

누구 : 2(만호, 청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