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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경남 밀양 여행 Ⅲ - 민간 신앙의 기도처(당집/당산)를 찾아가다

- 월산리 당집 -

산고수장() 밀양을 다시 찾아간다. 밀양은 개발의 때가 덜 묻은 곳으로서, 사라져 가는 풍속문화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청도· 밀양의 위 화학산(837m) 남쪽 아래에 자리 잡은 퇴로리를 비롯한 대항, 위양, 무연, 월산, 가산리는 청정지역이다. 그중 퇴로마을 이 씨 고택은 전통문화의 멋과 풍류를 체험하고자 많은 사람이 찾아든다.

 

- 월산마을 -

오래전 퇴로리 고택과 넓은 가산 저수지 둑 방 길을 걸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위양 못과 연극촌도 둘러봤다. 이번 여정은 월산리, 위양리 당집과 퇴로마을 입구의 소나무 당산과 당집을 찾아보고, 이 씨 고택 별서 삼은정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 삼은정 -

언제나 길을 나설 때는 날씨가 큰 변수다. 최근(88~10) 서울 중부지방에 내린 비는, 1907년 서울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이 내렸다 한다. 시간당 115mm를 쏟아 부어 피해도 엄청났다. 20여 명의 사상자(사망 14. 실종 6)와 차량 10,000여 대, 농경지, 주택 등이 침수되고 다수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 빗방울 -

밀양 시내에서 창녕으로 가는 24번 국도를 따라 청운리를 지나고, 연극촌 못미처 우측 들녘 가운데로 난 길로 해서 월산마을로 들어섰다. 가산 저수지 너머로 아래 화악산과 철마산 능선 위로 엷은 안개가 깔려 있었다. 월산 들판의 벼 자람은 온통 연한 초록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논 가운데 작은 나무숲이 보였다. 천천히 다가갔다. 네댓 그루 소나무와 향나무 숲에 싸인 당집이 있었다.

 

- 월산리 당집 -

당집은 민간신앙(집안, 무속, 마을)의 마을신앙(당집, 당산나무, 돌무더기, 입석, 서낭당, 성황당)으로 남아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미신이라 치부되기도 했지만, 개인과 마을의 안녕, 풍요를 기원한 촌락사회 협동체 유지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한다.

 

- 월산리 당집 -

월산리 당집은 언제 무슨 목적으로 세워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마을 어른을 만나기가 힘들어 궁금증만으로 위양마을로 갔다. 위양리 당집을 찾느라 숨바꼭질하다, 농약 칠 준비를 하던 중년분의 안내로 골목 어귀에 가려진 1칸짜리 당집을 찾았다. 이곳 당집도 세워졌을 무렵엔 들판이 아니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논밭에 둘러싸여 있다.

 

- 위양리 당집 -

위양리 도방마을로 올라갔다. 중년분이 일러준 대로 당산 팽나무는 어마어마하게 컸다. 세월의 아픈 흔적이 곳곳에 베여 있는 마을의 수호신다웠다. 깻잎을 손질하는 안어른도 무척 오래되었다 했다. 위양 들녘에도 수간이 잘 뻗은 당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팽나무인 당산나무는 밑동에서 대여섯 가지로 뻗어 올랐다. 창원 의창구 대산면 동부마을 팽나무에 버금 차지 않을까 한다.

 

-도방마을 당산나무/팽나무 -
- 고향의 내음을 풍기는 흙 돌담 집 --
- 도방마을 당산나무 -
- 위양 들녘 당산나무/팽나무 -
- 위양들 당산나무 -

퇴로리 대각정사 옆에 1904년 여주이씨 용재 이명구(1852~1925)‘가 지은 조선시대 별서형 정자 삼은정을 둘러보고, 재약산(표충사) 서낭당으로 가는 길목 사연마을에 있는 사연당을 보러 간다. 단장천 사연교를 넘어 들어서면, 왼편 들 가운데 몇 해 전 새롭게 지은 당집이 눈에 들어온다. 진초록의 볏논에는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사연마을 회관 앞을 지나, 난간이 없는 옛 사연교를 건너 구천리로 향했다.

 

- 삼은정 돌담 개구부 -
- 퇴로리 당집 -
- 사연리 당집 -

구천리 당산나무인 이팝나무가 있는 삼거마을로 올라갔다. 30여 년 전 정각산(859m) 산행 시, 현 구천마을 회관으로 걸어 서 사연리(중촌마을)로 내려선 기억이 조금은 살아난다.  지금은 1077번 지방도로가 도래 재를 넘어 밀양시 얼음골로 이어진다. 초가 두 어집이 전부였던 정승골 골짜기···, 그 때의 구천마을이 아련하다.

- 구천리 당산나무/이팝나무 -

밀양 표충사 입구 서낭당을 찾아갔다. 천년의 시간이 머물고 상사화가 피는 시전마을의 명품 숲 산책길에 있다는데, 한참을 헤맨 뒤에 찾았다. 표충사 매표소 가기 전 30~40m 전방 시전마을 회관으로 건너는 다리 오른편 산기슭에 있었다. 당집은 돌담으로 둘러놓았고 뒤편에 당산나무 세 가지가 푸른 잎을 달고 있었다. 숲길에 만나는 상사화, 소산 터와 다비 장, 한수 골 극락교, 송진 수탈 흔적 등은 뒤로 미루었다.

 

- 표충사 당집 -

산내면 임고리 마을회관 옆의 당산나무가 있는 곳으로 갔다.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될 시 수령 250, 수고 15m, 나무 둘레 3.7m의 거목인데, 실은 더 오래되어 보일 만큼 우람하고 왕성했다. 나무 아래, 평상에 불어온 시원한 바람이 엉덩이를 떼고 싶질 않았다

 

- 임고리 당산나무 -
- 임고리 당산나무 -

밀양에서 사라져 가는 풍속유적을 찾는 걸음은 참 행복하다.

- 연자방아 윗돌과밑돌/임고리 -

 

- 송백리 서낭당 당목(팽나무)/2022.09.03. 답사 -
- 송백리 서낭당/ 밑 둥이 병이심 함 -
- 송백리 서낭당; 밑둥이 심하게 병들어있다./2022.09.03.답사 -

 

<여정 메모>

언제 : 2022.08.15. () 07:40~13:00

어디 : 밀양 일원(부북면/퇴로, 위양, 월산. 단장면/사연,구 천, 산내면/임고)

누구 : 청산 내외

* 2022.09.03.16:00 : 송백리(미라마을) 서낭당을 답사. 태풍 11호 힌남노에 견디어 낼까 걱정....

* 2022.09.04.10:00 : 밀양시청  '시민의 소리' 에 외과적 수술 건의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