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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아름다운 돌담 길 - 덕산/송정 마을로 가다

- 송정마을 돌담 길 -

10:00 정각! 지하철1호선 아양교역 2번 출구 앞 버스 정류장이다. 일흔네 번째로 맞는 현충일 날 추모 사이렌이 울려서 묵념 했다. 동대구역에서 09:18분 발, 영천행 기차를 타기에는 어정쩡한 시간에 나선 걸음이다. 지난 금요일(5.10) 74년 만에 개방된 청와대를 다녀온 여독이 아직도 남았던 모양이다.

 

- /덕곡 삼거리 안내판 -

파계사행 101-1번 버스가 도착해서 올랐다. 덕곡동 삼거리에 내려서 덕산마을 경로당 앞마당 곁에 있는 서낭당을 찾아간다. 얼마 전 능성동 내릿골 당산을 둘러보았듯이 아직도 도심 외곽의 오래된 마을에는 당산나무가 군데군데 옛 형태로 남아있다. 오랜 세월 경외하고 터부시한 전통 때문일 것이다.

 

- 웅산 얼굴바위 -

덕곡 삼거리 못 미친 대한수목원 앞에 내렸다. 공산 파출소 방향 파계로를 걷다가 길 건너 덕산마을로 가는 서촌로 작은 길로 들어섰다. 삼거리 입구 왼편에 팔공산 둘레길 안내판이 어지럽게 세워져 있다. 도덕산(660.7m) 자락 덕산마을과 팔공산 송정마을로 해서 대왕재로 걷는 둘레길 5코스 출발점이다.

 

- 효행각 -

덕산경로당까지는 부지런한 걸음으로 20여 분의 거리다. 그저께까지만 해도 초여름을 방불케 했는데, 구름 낀 날씨는 걷기에는 참 좋은 날이다. 한 굽이를 돌자 돌로 쌓은 축대 위에 효행 각이 있었다. 사헌부 감찰을 지낸 우원도의 공적과 효행을 기려 1894(고종 31)에 건립된 것으로, 단청이 곱게 칠해져 있었다.

- 복숭아 밭 -
- 서촌로  전원주택 -
- 서촌로 음식점 -
- 밭에 풀을 매는 마을분 -
-덕산마을 서낭당 -

복숭아, 포도밭이 펼쳐진 지묘 천 상류를 거슬러 송정교를 지난다. 길 양옆으로 성덕 실버타운, 투썸 플레이스, 큰 기와집, 일송정, 마음이 온다, 하늘 천 따지, 화우정, 가마솥 누른 밥, 산천초목 등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하다. 덕산다원 문화연수원 앞에 올라서면 덕산마을 당 숲이 저만치 보인다.

- 덕산마을 서낭당 -
- 덕산마을 경로당에서 바라본 당산 -

신목인 노거수를 포함 다섯 그루의 느티나무가 둥그렇게 쌓은 돌무더기 서낭당을 둘러싸고 있었다. 돌무더기 안에는 3개의 입석()이 세워져 있었다. 그 석신 에는 새끼줄로 금줄을 치고 흰 종이를 감아, 마을의 평안을 염원하는 신성한 곳으로 꾸며져 있었다.

- 공덕사 가는 길 -
- 송정마을 골목 -

팔공산로와 서촌로가 대왕재로 넘어가는 송정동 삼거리로 올라왔다. 대성슈퍼 뒤 혜월정사, 공덕사로 가는 팔공산로29길로 들어섰다. 송정동 당산나무를 찾아간다. 송정 마을은 팔공산 전원주택지다. 특히 반출이 금지된 돌로 쌓은 담을 바라보면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답다. 오래전 걸었던 돌담길 (청산도 상서 마을, 관매도 관호 마을, 청도 상수월 마을, 군위 한밭 마을 ) 추억이 새록새록 하다.

- 송정마을 당 숲 -
- 송정마을 서낭당 -

송정동 313번지 송정 마을 당산 느티나무가 있는 곳이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왜병을 격퇴하고 자기 나라로 되돌아갈 때, 팔공산의 산세를 보고 조선에 큰 인물이 날 것을 두려워하여 팔공산의 맥을 끊었다는 전설과 함께, 마을 복판에 소나무 정자가 있어서 송정마을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당산은 사유지 사이에 끼였다 하나, 생각보단 왕성하게 위용을 떨치고 있었다.

- 송정동 석불입상 가는 길-
- 장독 -
- 송정동 석불 입상 -
- 공덕사 대웅전/뒤, 석불 입상 -

공덕사와 혜월정사 가는 길로 올라간다.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송정동 석불입상을 보기 위해서다. 애초 석불의 위치를 몰랐는데 마을 주민이 공덕사에 존치하고 있다고 했다. 복숭아 밭 사이 잡풀을 해치고 농막 뒤편에 서 있는 부처를 만났다.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으로 보나, 얼굴의 마멸이 심해 보였다. 안내 글에는 여래상으로 추정하나 비로자나불이란 팻말이 보인다. 큰 선물을 안고 돌아섰다.

- 혜월정사 -

한국불교 천각종 혜월정사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30여 년 전 미륵불을 섬기라는 보살(혜월심)의 현몽으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했다. 다시 송정 삼거리에서 아침에 올랐던 덕곡 삼거리로 걸었다. 시커먼 구름이 도덕산을 넘어오더니 세찬 비를 뿌렸다. 베이원(식당) 처마 밑에서 한동안 소낙비를 피했다.

- 송정마을 골목 -
- 건너편 산자락의 덕산마을/송정마을에서 보다 -
- 아양 철교 -

덕곡동은 무척 오래전에 한 번 발걸음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만 해도 덕곡동 수석은 명석으로 애호가들이 몰래 들락거린 곳이다. 송정 마을은 스쳐 지났을 뿐인데, 맛있는 사과가 많이 생산된 곳으로 기억된다. 덕산마을과 송정마을의 풍속 서낭당 전통이 오래도록 전해졌으면 한다.

 

<여정 메모>

- 언제:2022.06.06. () 09:00~18:00

- 어디:덕곡동 덕산 마을. 송정동 송정 마을

- 누구:2(만호, 청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