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30분!
449번 시내버스는 냉천2리 정류장에 멈춰 섰다. 횡단보도를 건너 청도 방면으로 몇 발자국을 띠면 ‘가창 제일교회’ 종탑이 다가선다. 주암산 골짜기 물이 대구신천으로 흘러드는 도랑 옆 교회 뒤편으로 내려선다. 푸른 잔듸밭, 검은 돌, 신록의 들판, 파란 하늘, 흰 뭉게구름, 상원산 아래 상원천과 대구신천 물길 옆에 영혼을 뉜 곳, ‘냉천리 지석묘군(시 기념물 제14호)’ 이다.
고인돌(지석묘)은 청동기(초기철기) 시대의 무덤이다. 냉천리는 총 8기의 지석묘가 있다. 고임돌을 받친 바둑판식과 덮개돌을 바로 얹은 개착식 묘 군이면서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한다. 가까운 곳으로 수성못 수성랜드 서편에 있는 ‘상동 지석묘군’(시 기념물 제12호)과 '대일리 지석묘군', ‘사월동 지석묘군’(시 기념물 제9호/시지 2차 사월보성A)이 있다. 또한 산성산 용머리 바위 인근 파동에는 ‘파동 그늘 바위’ 유적 터와 상동 ‘정화 우방 팔래스’ 소공원에는 상동 청동기 마을이 조성되어 있다.
무량사를 지나 행정리로 넘어가는 중앙교를 건너 한천서원으로 갔다. 대구신천 너머 묵계 들녘은 온통 짙푸름이다. 고려개국 공신 太師 忠烈公(全以甲), 忠康公(全義甲)을 두 분을 배향하기 위해 1838년(현종 4)에 건립, 서기 1871년(고종 8)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된 후 1989년 복원된 되었다 한다. 선조(先祖)의 충혼을 기리는 곳이다. 무척이나 오래전, 향사 시에 들렸던 기억이 있다.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1000년 세월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었다. (예전:忠達公(全樂)을 포함 三忠公을 기렸는데, 안내 글에는 충달공의 함자 대신 金 樂 장군으로 표시됨. 사료의 부족함 때문일까?)
상원리 마을회관이 있는 곳으로 들어섰다. 며칠 전, 단산 마을에서 내 상원 마을을 올랐다가 상원 저수지로 돌아 내려온 가창 누리길 1구간 종점이다, 경로당 밖 정자에서 마을 분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아직도 잠잠하지 못한 ‘코로나19’ 여파의 광경이다. 내 상원과 비내고개로 갈라지는 이정표를 뒤로하고 전평 못 쪽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척령산 자락 불들을 좌측으로 안고 단산 마을과 치마고개로 걷는 길이다.
전평지 아래 들판(묵계, 하분, 일박, 송정)은 사람(사름의 경상도 방언:모가 뿌리를 활착한 모습)한 모가 눈을 시원스럽게 했다. 논둑의 잡풀을 베어낸 깔끔한 논배미는 농사를 지은 분의 부지런한 흔적이 역력해 보였다. 전평 못 식당 간판이 붙어 있는 정류소 옆 정자에 걸음품을 쉬었다. 전평 못은 가창 누리길 상원 마을회관(1구간 종점)의 연장 길에 닿는 곳이다. 한동안 헤맨 끝에 찾아 들어간 전평지의 잔잔한 물 위에는 하늘이 곱게 내려앉아 있었다.
대일 마을에서 단산 마을과 상원 마을로 넘어오는 치마고개 가 눈앞이다. 6월의 뜨거운 햇볕은 내디딜 때마다 열기를 뿜어 됐다. 봇도랑에서 양수기로 논에 물을 퍼 올리고 있었다. 뿜어져 나오는 물결에 손바닥을 대어본다 무척이나 시원하다. 논바닥은 얼마나 목이 말랐을까?. 찔끔거리면서 내린 비는 유월 긴 하루를 힘들게 한다.
“왜, 치마고개라 합니까?”
고개를 내려서다 만난 마을 분에게 말을 건넸다.
“글쎄...., 치마를 두른 모습 같다고.... 예전 저기는, 야시(도깨비, 짐승)가 나온다고 해서 남정네도 못 갔어요.”
그랬다. 시골에서 자랐다면, 동네 어귀마다 있는 당 나무와 산비탈 상엿집의 톳 제비(도깨비) 이야기로 밤을 새우는 바람에 밤 마실(나들이) 청춘을 붙들어 맸다.
대일 마을의 보호수로 수령이 250년이 넘은 상수리나무와 100~200년이 된 느티나무를 둘러보고, 대일2교를 건너 국가지원 30번 지방도로 가창로에 올라섰다. 냉천리 지석묘군으로 해서 한천서원, 상원리 마을회관, 전평 못, 치마고개로 한 여정을 마무리했다.
램블러는 4시간여 중, 2시간 51분 동안 7.8km를 걸었다고 기록을 남겼다. 449번 시내버스가 들어온다. 가창초등학교 시/종점 정류장이다.
<여정 메모>
-언제:2020.06.26.(금) 10:00~15:30
-어디:냉천리 지석묘군-한천서원-상원리 마을회관-전평못-치마고개-대일리(가창초교 정류장)
-누구:청산인
2020.06.30.(화) 12:30~16:30 문화유적 답사
화원 천내리 지석묘군(8기, 화장사4기, 교도소 담벽4기)과 화원읍사무소 내 비석군(3기)과 석등 하대석 답사
상동우방정화팔레스 서편 소공원 내 “상동청동기 마을”을 둘러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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