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7. 당산나무가 있는 신천1·2동/2019.11.06
신천역 3번 출구로 올라와서 신천교 방면 30m, 대구 동물병원 옆 동부로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다. 신천동도 푸른 다리(신천교)에서 동대구역까지 일찍이 경부선 기찻길이 남북으로 달려 변화가 더디게 일어나는 지역이다. 지금은 지하철1호선이 관통하고, 송라로, 신천동로 등의 개설과 함께 강변을 따라 고층 아파트 숲이 파노라마를 이루고 있다.
송라로13길 중로로 해서 신천 휴먼시아 5단지 아파트 옆 동부로6길과 송라로11길이 교차하는 법성사 오거리로 나왔다. 그 앞 “□”형태의 주택지는 아직도 개발의 변화가 밀려오지 않아서인지 옛 골목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다. 2016년 5월에 문을 열었다는 신천도서관을 들렸다가 휴먼시아 6단지 아파트 남편 끝머리 송라로3길이 만나는 파워마트 앞으로 내려왔다.
걸음 쉼을 한 뒤, 파워마트 맞은편 대구식당 옆 국채보상로159길 골목으로 몇 걸음을 옮기다 좌측 국채보상로163길 골목으로 꺾어 들었다. 좁은 골목이 길손에게는 한없이 정겹게 다가왔다. 대문간 위에 핀 강아지 꽃이 파란 햇살에 빛났다. 국채보상로165길 중로와 만나는 가파른 비탈에는 계단이 다듬어져 있었다.
태고종 구암사 뒤편의 주민 쉼터로 올라갔다. 정자 평상에는 동네 할머니 네댓 분이 앉아 있었다. 당산 목, 표고나무 한 그루가 도심 동네 꼭대기에 우뚝 서 있어 신비스럽게 보였다. 예전에는 할머니 한 분이 매년 제사를 지냈다 한다. 수령이 100년이 넘었다 했지만 그리되어 보이질 않고, 오랜 세월 동안 신천동을 굽어보면서 숱한 이야기를 듣고 보았으리라.
신천1·2동 행정복지센터로 가는 국채보상로165길 네거리에서 강풍 반점 앞으로 걸었다. 계단 비탈길과 이어지는 벽화가 그려진 국채보상로163길 좁은 골목을 나왔다. 국채보상로 청구네거리를 건너 중앙 고등학교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범어천의 맑은 물이 햇볕에 반짝인다.
●11-08. 서당골 구암서원이 자리한 산격1동/2019.11.08.
오후 햇살이 살가롭게 다가왔다. 버스는 시내 일주를 하듯이 시청별관(옛 경북도청) 정류장까지 한 시간이나 걸렸다. 가로수 은행 나뭇잎이 세상을 온통 노랗게 물들였다. 산격동 우체국 옆 산수족발 가게 옆으로 난 골목을 들어섰으나, 이내 길이 막혀서 되돌아 나왔다. 연암로 구암서원으로 올라가는 서당골 주진입로를 따라 들어갔다.
체화당(棣華堂:임란 시 의병장으로 공을 세운 “이재 서사진”의 아들 3 형제의 재사)을 둘러보고 마을목공소가 있는 연암로 1길로 산격동 골목 시장 안으로 걸었다. 시장은 썰렁했다. 시장 골목 건너편의 마트가 시장안의 물건보다 더 많이 쌓여 있다. 백화점, 대형 판매점, 동네 마트, 편의점 등에 밀려나 않은 지 오래다.
연암로26길을 걷다 보면 동쪽으로 30~40m 되어 보이는 절벽위에 집이 서너 채 보인다. 마치 중국의 고산 지방에 들어선 느낌을 받는다. 108년 동안이나 복음을 전파한 산격 제일교회를 지나 다시 연암공원로 큰길로 나왔다. 절벽 위의 집으로 마음이 먼저 달려간다.
“이 동상은 누구인가요?”
절벽 위의 집으로 가는 길 입구, 살 평상 옆에 정자관을 쓴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한 석 봉 아닝교..”
평상에 앉아있다가 벌떡 일어서는 70대 초반의 동네 분이 일러주었다. 하지만 책을 펼치고 종아리를 걷어 올린 학동이 그려져 있는 벽화를 보면 서당골 훈장님이 아닌가 싶다. 길은 막혀있었다. 용담재(달성서씨 문중에서 서사진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재실)를 둘러보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얼마 전에도 오르락거렸다 했다. 잡초가 무성한 서당골 임시 쌈지공원과 이야기가 있는 집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예전에는 들락거렸던 모양이다.
-구암서원 올라가는 골목 -
구암서원(1665년/현종6. 영남유림에 의해 “구계 서침”의 송덕을 기리기 위해 연구산에 건립, 1718년 동산동 이건, 1995년 현 위치로 이전, 숭현사 5현 봉안 제향)으로 올라섰다. 한참이나 낑낑거릴 만큼 경사가 꽤 가팔랐다. 남쪽 방면으로 250만 대구시민이 살아가는 시 가지가 시원스럽게 펼쳐 보였다. 풍수지리를 모른다 해도 입지가 명당임을 느끼게 충분했다. 산격 배수지를 돌아내리는 길목에, 곱게 물든 단풍잎이 오후의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신다.
●11-09. 소극장 거리 대명3동/2019.11.09.
남산역 계명네거리에서 소금창고 소극장이 있는 첫 골목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가 있는 계명 중앙1길을 중심으로, 한울림 소극장, 작은 무대 등 소극장(연극)이 젊은이들의 거리를 만들고 있다.
골목 커피집과 골목 밥집이 있는 계명중앙1길 캠퍼스 담벼락에는 교정에서 촬영된 영화의 명장면이 모자이크 타일 벽화로 꾸며져 있었다. 재건축 조합설립 준비 위원회 사무소 개소식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린 계명맨션 옆 명덕로20길 골목으로 내려서서 빈티지 소극장이 있는 곳으로 나왔다.
동해빌라, 행복빌라, 백옥 빌라트를 지나 건오빌라 옆 대명1길 골목에서 성당로 60길로 나오니 경동가스 앞 대명시장이 바로 눈앞 이었다. 먼발치에서 시장을 흝어보고, 명덕로16길 골목을 돌아 다복사 앞으로 돌았다. 스님의 염불 소리가 낭낭했다. 명덕로14길 좁디좁은 골목은 대명시장 안으로 뻗어 있었다.
대명시장도 화려했던 명성은 빈 점포만큼이나 멀어져 갔다. 인근 계명대학교와 대구대학교가 성서와 경산으로 옮긴 여파가 그늘막으로 남았다 했다.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활기를 띨 기미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가격대비 풍성한 양의 칼국수 한 그릇으로 점심을 했다.
불정 심인당이 자리한 남산4동 언덕배기를 올랐다가, 일광교회 골목으로 해서 남산4동 행정복지센터와 남산어린이공원이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청춘다방의 커피 향내가 코끝을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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