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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봄이 오는 소리


- 우리집 베란다의 봄이 오는 소리 -

매년 이맘때면 봄나들이를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버스를 전세 내어 멀리 울진의 후포까지 갔다. 주선은 처가댁 처남들의 몫이다. 몇 해전만해도 차안이 꽉 찼는데, 해가 거듭할수록 사람들의 수가 차츰 적어졌다. 나이가 많아져 가고 있음인 것 같았다. 올해만 해도 겨우 스물다섯 사람 밖에 되질 않았다.

청도 운문 댐을 지날 때에는 일교차로 안개로 어디가 물이고 산인지 분간조차 할 수 없었다. 댐의 상류를 벗어나면서 바라본 들판에는 막 갈아 업은 논바닥 골골에서 실안개가 하늘거리며 피어올랐다. 마치 유황 화산에서 모락모락 흰 증기가 솟아오르는 것과 같았다. 가만히 하늘거리며 피어오르는 모습은 자연이 연출하는 신비스러운 미의 극치를 보고 있었다.

물가와 기름 값이 하루가 다르게 천정부지로 치솟아 아우성들을 치지만, 길에는 차량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하기야 3000 만대가 넘는 차량들이 굴러다니고 있는데 말 할 것도 없다. 날씨는 3월 중순 까지만 해도 폭설이 내리는 변동을 부렸지만, 계절의 변화는 막을 수가 없었나본다.

길목에는 노~오란 개나리꽃이 만발하고, 벚꽃도 화사하게 피기 시작했다. 산비탈 군데군데는 붉게 핀 진달래가 눈에 보였다. 매화꽃은 곧 꽃망울을 터뜨릴 복숭아나무 가지에 묻혀 지는 듯 해 보였다.

7번 국도는 근30여년 만에 확장 공사가 마무리 되었지 싶다. 푸른 동해 바다를 끼고 달리는 우리나라 제일의 해안도로서 경치가 무척이나 아픔답다. 우거진 솔밭 사이로는 해수욕장이 보이고, 빨간 색과 흰색의 등대가 세워진 작은 항구도 연이어 나타난다.

12시가 조금 지나 후포에 당도했다. 방파제 광장 뒤편의 작은 산위에 새하얀 등대가 세워져 있다. 언젠가 왔을 때 한번 올라가 보고 싶었으나, 시간이 없어서 바라만 본 등대로 올라갔다. 시장 안을 지나 좁은 골목길로 해서 올라서니 기미년 삼월을 기리는 비석이 늘어선 ‘후포 등기산 공원’이었다. 공원 끝머리에 등대가 함께 세워져 있었다.

등대에서 바라본 시가지는 아름답고 평화스러워 보였다. 방파제 안에 한 줄로 늘어선 어선들…‥․ 출어를 하지 못한 사연은 알 수 없지만 그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했다.

돌아오는 길에 영덕 풍력발전 단지를 둘러보고 나왔다. 봄날의 해가 산봉우리를 타고 함께 따라 왔다. 봄이 아쉽듯이 하루해도 짧기만 한 하루였다.

<여정 메모>

- 일 시 ; 2011.4.9.(토)07:30~21:30

- 곳 : 울진 후포면 일원

- 함 께 : 형제들 모임에서

- 안개낀 운문호 전경 -

- 아침 안개 피어오르는 신원 들녘 -

- 화진 휴게소에 바라본 동해 바다 -

- 후포항 1. -

- 후포항 2. -

- 후포항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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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포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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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기산 공원에서 내려다본 후포 시가지 -

- 등기산 공원내 기미삼일 기념비석 -

- 후포 등대 -

- 영덕 풍력발전 단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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