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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여정(旅情)


- 2011 대구셰계욱상선수권 대회 홍보관 -

2010년11월12일은 한라산을 열 번째 오른 날이었다. 그날 정상을 올랐다 내려오는 길목에는 16년 만에 새로 개방한 한라산의 <사라오름>도 보고 내려와 기쁨은 배가 되었다. 그 안 날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문화유산인 <거문오름>을 다녀오기도 했다.

내가 산과 여행을 좋아하듯이, 우리나라 사람은 등산과 여행을 모두가 즐기지 않을까 싶다. 마침 대구 엑스코(EXCO)에서 “대구 ․ 경북 국제 관광박람회(4.15.~4.17.)” 전이 열리고 있어서 갔다. 새로 확장한 엑스코 건물의 위용은 대단해 보였다. 호텔 인터불고 건너 구건물 광장에는 참가한 나라의 국기가 펄럭이는 만큼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바삐 움직였다.

그동안 관광박람회는 관심이 많아서 여러 번 찾았던 것 같다. 그때마다 새로운 기대를 했지만 별로 달라진 것을 보지는 못했다. 좀 일찍 간 탓인지 생각보단 관람객이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실내의 조명은 해마다 휘황찬란했다. 지자체별로 설치한 부스는 IT 강국답게 최신 전자장치로 꾸며놓았다.

사람들이 삥 둘러 서 있는 곳으로 가보았다. 경주시가 마련한 이벤트 행사 때문이었다. 행사라야 간이 골프에 공을 넣으면 선물을 주는 것이었다. 나도 선물에 탐이나 줄을 섰으나 야속하게도 바로 앞에서 오전 행사가 끝이라고 했다. 골프를 쳐 볼 수는 있으나 선물은 없다 했다. 넉살도 없는 내가 선물이 만화책이라는 바람에 고개를 끄덕이고, 한 권을 들고 나왔다. “만화로 보는 신라역사 여행”이란 이현세 화백이 그린 책 이였다.

1층은 국내 지방자치단체의 홍보관이 주를 이루고, 3층은 외국의 관광 부스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해마다 성황을 이루어야 할 판인데, 오히려 열기가 식어가는 느낌이 들어 보이는 건 외였을까?, 중국이 화려하면서 큰 규모를 과시 해 보였고, 일본과 홍콩 등으로 해서, 기타 아프리카와 서유럽 권역은 참가에 의미가 있는 듯했다.

관광도 보는 관광에서 체험관광으로 변화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경의 도자기체험, 합천의 장경판 탁본체험 등을 비롯하여 그 지역 특산품의 시음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가면 만드는 손놀림을 한동안 지켜보고 있었다. 나 자신도 저 가면을 덮어쓰면 어떤 잘잘못도 겉으론 보이지 않을 터이니 ‘참 재미있다.’라는 생각에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나는 그간 참 많은 곳을 다녀올 수 있었음에 행복해한다. 서해 최북단의 <백령도>에서, 영화 섬마을 선생님의 <선유도>, 백제의 미소 서산 마애불과 보원사 지를 둘러보고 <안면도>안흥항에서 민박을 하고 대천항으로 넘어와 성주사 지를 갔었던 날…‥, 삼십 리 아름다운 백사장이 있는<임자도>, 청보리 밭에 우뚝, 선돌이 자리한 <압해도>, 우리나라 미술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김환기 선생의 생가가 있는 <안좌도>, 현수교로 연결된 <팔금도>, 최초소작 농민의 봉기가 일어났던 <암태도>, 두봉산을 올랐던 <자은도>, 깃대봉에서 본 일출의 <홍도>, 중국 땅 새벽 닭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독실산 <가거도>의 추억, 무형문화재 “거문도 뱃노래”에 취해서 올랐던 불탄 봉의 <거문도>, 60년대 최대의 기쁨을 준 박치기왕 “김일” 선수의 고향인 <고금도> 적대봉. 초코파이 섬으로 유명해진 <소 매몰도>, 봄이 제일 먼저 참아온다는 동백꽃 <지심도>, 성인봉에서 나리분지, 현포 ․ 태화령을 넘어 귀 바위로 내려 도동항으로 걸어 나왔던 <울릉도> 종주도 소중이 간직하고 있다.

3층에서 1층으로 내려올 때에는 사람들이 제법 붐볐다. 요즈음 언론 등에서 부러 짖는 천정부지의 물가와 가계부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한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여행의 매력은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고 있는지 모른다. 사람마다 다를 수가 있겠지만 나 자신만 해도 여행에서 일상을 벗어나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살아왔었던 내 삶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지친 몸에 활력이 되었음이 가장 좋았다는 생각을 한다.

2000년도 어느 통계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등산에 취미를 가진다는 사람이 약 22%인 점을 고려한다면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약 1,000만 명에 이른다. 한편, 한국관광공사 관광통계에 의하면 2010년 연간 국외여행객 수는 1천248만 8천 명으로 전년 949만 4천 명보다 31.5%가 늘어났다 한다. 해마다 해외여행의 증가는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 아닌 추세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었다.

일찍이 관광산업은 굴뚝 없는 산업이라 할 만큼 높은 부가가치를 지니고 있다. 나라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홍보와 열정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유네스코에 자연경관이든 문화재를 세계유산으로 지정받고자 노력하고 있다. 작년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의 양동 마을이 지정되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들고 있다한다.

우리나라는 155마일의 휴전선이 그어져 있는 남북분단이란 아픔을 안고 있다. 나는 그 산물인 비무장지대를 관광자원화하자는 의견을 관련부처에 낸 적도 있다. 녹이 슨 황색 철조망의 철사를 다듬어 관광 상품화하자는 제안도 같이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훨씬 뒤, 철책선을 끊어서 기념상품으로 주문을 받는다는 언론의 보도를 본 기억이 난다.

제주도를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뽑힐 수 있도록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반면 제주도를 갈 때마다 훼손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기도 한다. “파괴는 창조의 어머니다…‥”라고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쇼핑백 가득히 팸플릿(pamphlet)을 받아들고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환하다. 저마다 언젠가 또는 한두 번씩 찾아갔었던 추억의 여정(旅情)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다. 파란 보리밭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웠던 산이 반도로 달려간다.

<여정 메모>

- 일 시 : 2011.4.16.(토)11:00~12:30

- 곳 : 엑스코

- 함 께 : 청산인

- 새로 확장한 엑스코 전경 -

- 화려한 전시장 전경 -

- 2011 대구방문의 해 홍보관 -

-돌로 만든 공예품(이디오피아) -

- 가면을 만드는 솜씨들 -

- 우리도 한몫~ 외국인 -

- 전시장 광경 -

- 공예품 전시장 -

- 고유음식 코너 -

- 풍물관 코너 -

- 은별이 유치원/ 세** **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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