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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관수루(觀水樓)


-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 관수루 전경 -

며칠 전에 내비게이션(navigation)을 하나 구입했다. 거금 26만원을 주었지만, 최신형은 아닌가 보였다. 인터넷 쇼핑 물에서 최신형은 40만 원 대가 넘게 나와 있으니 말이다. 의성 단밀면에 있는 낙단보를 찾아 의기양양하게 채비를 챙겼다. 출발에 앞서 내비게이션의 글자판에 낙단보를 처넣었으나 검색 결과가 없다는 메시지만 나왔다. 이리 저리 주물럭거리면서 낙정교 옆의 관수루를 처도 결과는 매 한가지였다. 남들은 그렇게 유효적절하게 문명의 이기를 잘도 이용하고 있는데 ‘방귀 뀐 사람이 성을 낸다고“ 옳게 사용하지 못 하는 자신을 탓하기보다 왜 이렇게 어렵게 만들었는지 불평을 하다, 단밀면사무소를 치자 상호, 전화번호, 주소로 검색이 된다는 도움말이 나타나는데... 낙단보, 관수루를 아무리 두들겨도 되겠나?

관수루는 525Km나 흘러가는 낙동강물이 강원도 태백의 하늘 못(황지연못)에서 발원하여 경상북도 의성군 단밀면과 상주군 낙동면 경계 지역을 있는 낙단교 옆 강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누각은 고려시대에 건립된 후 1734년(영조10)에 상주 목사 김태연(金泰衍)이 다시 세워 현판하고, 1843년(현종 9)에 재 수리를 했지만, 1874년(고종 11)에 유실되는 바람에, 1889년 양도학(梁道鶴)이 특지(特志)로 복원되었다고 전 한다. 이층 누각에서 바라보는 낙동강의 풍광은 한 폭의 동양화다. 물길은 보의 높이만 43m로 강물은 33m의 수위로 흐르고 있으나 완공 후는 42m까지 담수를 한다했다. 거대한 인공 호수가 또 하나 생기는 곳이다.

낙단보나 관수루를 찾아 나선 것은 최근 4대강 살리기 일환으로 공사를 하고 있는 낙동강 낙단보 공사장에서 2010년 10월 “고려시대 마애불상”이 발견되었다. 2007년 5월엔 1300년 동안이나 땅속에 묻혀있던 경주남산 “통일신라 열암곡 마애불상”이 세상에 현신한 이래, 또 한 번 불교계가 들썩거렸던 곳으로 마음에 새겨둔 곳이다. 그해 9월 열암곡 불상을 보기위해 상반신을 45도로 누워 들어가 상호(얼굴)를 마주 했을 땐, 형언할 수 없는 경이로움 이였다.

낙단보 마애불상도 사부대중을 굽어 살피는 인자한 모습 이었다. 불상이 새겨진 바위 아래 강에는 중장비가 바닥을 긁고 있어 비탈진 흙더미는 여차하면 미끄러져 내릴 듯 위태롭게 보였다. 아무리 작은 돌 맹이 하나라도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름답다 했는데... 애초 불상은 강기슭 바위에 새겨져 있었는데, 낙정에서 단밀면 소재지로 가는 길 확장 공사 때 강 쪽으로 묻혀 버렸던 모양이다.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잘못 되었는가를 전적으로 보여준 안타까운 현장이다.

<여정 메모>

- 일 시 : 2011.3.12.(토)11:00~18:00

- 곳 : 낙단보(마애불상, 구천면 석불좌상)

- 함 께 : 청산내외

- 의성 낙단보 전경 -

- 낙동강 개발에 따른 강에서 파낸 모래 산 -


- 낙단보 위의 낙동강 전경 -

- 낙단보 공사중 발견된 마애 불상 -


- 낙단교 옆의 낙정리 정류장 -



- 의성군 구천면 석불좌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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