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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고산(孤山洞) 비석을 찾아서


- 고산초등학교 담장에 세워진 비석 군 -


한마디로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다.

금석문에는 전혀 조예가 없음에도 비문을 찾아 나섰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고산동 주민자치센터 맞은 편 정류장에 내렸다. 넓은 도로에는 차량이 무섭게 달렸다.

각종 현수막이 현란하게 나붙은 주민센타를 지나 고산초등학교 정문으로 갔다. 운동장은 인조잔디에다 붉은색 육상트랙이 그어져 있는 최신식 시설이어서 ‘참 좋은 환경이구나’ 라고 속으로 되 내면서 한동안 바라보았다.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시골에서 보낸 옛 시절이 문득 스쳐갔다. 초등학교는 개교를 한지가 오래되어서 운동장이 판판했지만, 중학교는 오목천 개울가에 터를 잡고 않았으니 운동장이라고는 온톤 자갈밭 이였다. 건물만 해도 고등공민학교의 간판을 달고 출발한 흙벽돌 이였으니 말할 것도 없다. 방과 후나 수업시간 전에 운동장의 돌맹이를 주어내는 것이 3년 동안의 일과로 보낸 셈이다. 그뿐 아니다, 농한기에는 학부모도 나와 지게나 리어커로 방천 너머로 실어 내었지만 운동장은 손바닥 만했다.

고등학교는 어떠했는가. 산 구릉에 세워진 학교라서 교실은 마치 계단식 다랑논을 오르내리 것 과 같았다. 그기에다 교실 옆의 구릉은 문화재지표 구역이라서 함부로 손도 데지 못했다. 운동장이라고는 작은 연못만도 못했으니, 공이라도 한번 차면 언덕 아래로 주어로 다닌 것이 태반 이였다.

그때가 60년대 후반기였으니 지금처럼 중장비가 있었던들 운동장쯤은 쉽게 넓힐 수 가 있지 않았을까? 마침, 불도저라는 별명을 가진 교장 선생님이 오셔서 옛 군복무 시절의 공병부대의 협조를 얻어서 방학동안 훤하게 새 운동장으로 바꾸어놓았다. 한 사람의 의지가 얼마나 좌지우지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비문의 내용은 선정이나 공덕이새겨져 있었다. 비석을 들여다보면 요즈음 자신만의 이익을 쫓는 시대와는 사람사는 냄새 묻어 있어 보였다.

만촌동에는 귀화한 명나라 장수 두사충(杜思忠, ?~?)의 후손들이 1912년에 세운 <모명제>라는 제실이 있다. 두사충은 임란시 이여송 장군과 함께 원정을 오기도 하였으며. 정유재란의 난이 평정되자 두 아들과 함께 귀화한 사람이다. 경상감영공원과 가창의 최정산 자락에 기거하다, 이곳 형제봉 아래 터를 잡았다 한다.

모명제 대청마루엔 에닐곱은 되어 보이는 사람이 둘러 않아서 한문 책을읽고 있었다.낭낭한 소리가담장 너머로 들렸다.상체를 줄곧 흔들어대며 어릴적 서당에서 글 공부하던 모습을 오랜만에 보았다.

경찰청 옆의 지산동 버스 정류장 뒷편 둔덕에는당집과 당산나무인 큰 느티나무가 두 그루 서 있다. 그 아래 삼거리에도 외과 수술을 받은 한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는데 도로를 확장하면서도 신목이라해서 밑둘레를 쌓아서 보존하고 있다.

골목안 구 길 지산초등학교 앞에도 장정 너 댓명이 팔을 뻗어야않을 만큼 오래된 노거수인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다. 수령이 400 년이라 한다. 옆에는 '효자 하잠동 지려비'가 있다. 조선 중기에 세워진 이 비는 가난한 하잠동이 병든 어머니를 위해 나무를 팔아, 떡을 싸오다 자신은 굶어 죽으면서도 떡을 먹지않고 어머니게드렸다는 효행을 후세에 알리기 위해서, 조정에서 정려를 내린 것이라 했다.

이 길을 오가는 학생들에게는 어떻게 비쳐졋을런지가 궁금다.

<여정 메모>

- 일시 : 2011.5.22.(일) 10:00~13:00

- 곳 : 고산, 지산동 일원

- 함께 : 청산인

- 만촌동 길섶의 줄장미 꽃 -

- 모명제로 가는 길목의 찔레꽃 -


- 명정각(두한필의 효행을 알리는 정려) -

- 모명제 전경 -

-

- 글을 읽고 있는 모습 -

- 두사충의 묘소 -

- 경찰청 옆의 당집과 당산나무 -

- 지산 삼거리 보호수(느티나무) -

- 지산동 효자 하잠동 비(지산초교 앞)-


- 지산 초등학교 앞의 보호수(느티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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