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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선시골 흰 덤- 백암산을 오르다

 

 

- 흰 바위에서 바라보는 산하 -

 

     경북 오지 울진의 온정면으로 갔다.

“신라 시대에 한 사냥꾼이 창에 맞은 사슴을 뒤쫓다가 날이 저물어 이튿날 다시 찾았으나 그 행방이 불명하였다. 이를 괴상히 여긴 사냥꾼이 그 부근을 탐색하던 중, 발견한 사슴이 누었던 자리의 지하에서 온천이 솟고 있음을 보고 약수탕(藥水湯)임을 알게 되었으며, 그 뒤 백암사(白巖寺)의 승려가 욕탕(浴湯)을 지어 병자를 목욕시켰더니, 그 효험이 현저하였다 한다.

 

   또한, 고려 명종 때에 현령이 지방민을 동원하여 거대한 화강암으로 큰 석함을 만들고 집을 새로 지었으며, 그 뒤 파손된 집과 욕탕을 다시 수축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편 『고려사』 및 『세종실록』 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의 문헌에 평해온천(平海溫泉)에 관한 기록이 나오는데, 이 평해 온천이 고을 서쪽 26리(里) 백암산 아래 소태 곡(所台谷)에 있다는 것으로 미루어 백암온천에 관한 기록으로 생각된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여정 메모>

-일시:2015.09.09(수)~11(금) 2박 3일

- 곳  : 백암산, 선시골

-함께:4명(임 관장, 박 회장, 정 기관장, 청산)

 

 

- 금강소나무/온정면 소태리 -

 

   백암산 등산을 위해서 <LG생활연수원>의 2박 3일 여정을 잡았다. 지난 9월 10일 “한국갤럽 - 2005/2015년 등산에 대한조사‘결과를 보면”본인 등산화 소유율“ 이 10년 전 (2005년/51%)보다 18% 늘어(2015년/ 69%)났다 한다. 그리고 1년간 등산 빈도는 50대 이상의 남자 절반은 월 1회를 차지하고, 10년 전보다 등산을 즐기는 20대 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 되었다. 또한, 등산복 제품 인지도는 조사 상위 5위 그룹(k2, 노스페이스, 코오롱, 블랙야크, 네파)에 한국산 제품이 4개사를 점하고 있었다. 아마도 우리나라 5천 1백만 인구 중에서 3,000만 명이 등산을 좋아하는 국민이란 말이 맞는 말 같다.

 

 

 

-LG 생활 연수원/백암산(가운데 멀리 보이는 봉) -

    

   산 사랑의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등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기는 1997년도 IMF 이후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불안한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했을 때부터라고 한다. 혹자는 산의 푸근함과 모태 사상, 사찰과 종교적인 관계, 산이 많은 환경적 특성, 정신적 안정을 위함 등에 있다고 하는데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산행은 백암온천지대를 뒤로하고 모시 골 상류 백암 폭포 쪽으로 올랐다. 능선길 목에는 붉은빛을 띤 울진의 금강소나무가 미끈한 자태를 보였다.

 

 

- 백암산으로 향하여 - 

 

 

- 금강소나무-

 

   계곡 저만치에서 폭포 물소리가 들려왔다. 백암 폭포는 30m의 높이의 2단 바위에서 물거품을 일으키면서 떨어졌다. 폭포만 바라보아도 백암산의 온 기운을 받아 상쾌했다. 한동안 휴식을 한 뒤 가파른 나무계단 길에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무덤 있는 곳으로 올라섰다. 발아래로 온천 골이 멀리 내려다보였다. 만년유택 자리는 좌청룡 우백호를 논할 만큼 명당의 조건을 갖춘 곳 같아 보였다.

 

 

- 백암 폭포 -

  

   전망대 바위에서 땀을 훔치고 올라서면 허물어진 성터 자락의 돌무더기가 나타난다. 고모산성이라는 설과 신라 시대 구대림(丘大林)과 황락(黃洛)이 쌓고 신라왕과 고려 공민왕이 피했다는 백암산성의 외성(外城)이라고도 하는데, 정작 백암산성이란 안내 표지판이 세워진 곳까지는 20여 분을 더 걸음 품을 팔아야만 한다. 산성의 안내판 글씨는 퇴색되어 눈을 크게 떠야 겨우 읽을 수 있었다. 옛날 성을 쌓았던 백성들의 고된 삶이 떠올라 마음이 아련해 왔다.

   

 

 

- 백암산성 터-

 

 

- 산성 유래를 읽어 보면서 -

 

   백암산성 터를 내려서면 나뭇가지 사이로 흰 바위가 보인다. 햇빛에 은빛으로 보이는 바위 지대로 인하여 백암산이라 불려졌다 한다. 풍화작용이 심해서 조심스레 올라서도 바위가 으스러져 내렸다. 바위지대에 올라서니 일망무제다. 칠보산과 영덕의 풍력 단지가 아스라이 보였다. 흰 바위를 내려와서 마지막 10여 분 안간힘을 다하면 펑퍼짐한 공터가 있는 백암산 정상이다. 아침 09시에 출발해 4시간 동안이나 땀 흘린 12시 50분에야 올라섰다. 이름 모를 날 벌레들이 달라붙었다.

 

 

 

- 흰 덤(흰바위) -

 

 

- 백암산 정상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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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시골로 내려선다. 오래전 백암산 산행 시에 내려섰던 계곡이다. 그때만 해도 태곳적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한다. 산림청에서 나무 계단과 출렁다리를 설치하는 등의 생태탐방로 다듬어 놓았다. 길 능선 양옆에는 금강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합수머리 물길은 건너는 것조차 만만찮았다. 오른편 계곡 안에 외딴 너와집이 있다는데 확인을 하지 못했다.

 

 

 

-선시골 합수곡(좌/백암산,우/너와 집) -

 

 

- 합수곡 -

 

   탐방 길은 계곡에서 100m 이상의 높은 지대를 따라 열려 있어 계곡의 물소리가 먼발치에 들려왔다. 발아래 선시골 풍광에- 깊이를 알 수 없는 검푸른 크고 작은 소, 굉음 소리를 내면서 떨어지는 연이은 폭포, 기암 절경의 협곡, 하늘이 빼꼼히 보일 만큼 울창한 나무 -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다. 합수 곡에서 선구리 입산통제소까지 2시간 30분을 내려와 산행을 마쳤다. 가을 들판을 가로질러 선구 보건진료소 앞 버스 정류장에 털썩 앉았다. 더딘 재 넘을 온정 행 버스를 기다린다.

 

 

 

- 무명 폭포 -

 

 

-출렁다리 -

 

 

- 호박소 -

 

 

-용소 폭포 -

 

 

-선구리 마을로 -

 

 

-선구리 보건진료소 -

 

   버스에 올랐다. 온정에서 넘어온 차는 외선미 마을로 들어갔다 다시 백암으로 넘어간다. 선구리 보건진료소 앞을 지나 오른편 금장산 자락 고개를 넘었다. 외선미리가 보이는 고갯마루를 내려서니 넓은 들녘이 펼쳐졌다. 미지의 땅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붉은색 지붕이 눈에 들어오는 야트막한 산 밑에 30여 호쯤 터를 잡고 있었다. 외선미(원마) 2리다. 마을 한복판의 교회 종탑이 파란 하늘에 걸려 있었다. 차는 마을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돌아 남대천 상류 외선미 1리(안마) 마을로 들어간다. 외선미 1리와 2리는 산등성이를 사이에 두고 남쪽의 원마 마을과 북동쪽의 안마 마을이 등을 맞대고 있었다.

 

 

 

-외선미리 가는 길(켐핑장 뒤 우측 도로) 네이버 지도- 

 

 

  삼거리를 지날 무렵 작은 예배당 옆 공터에 3기의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인터넷 자료에 의하면 3명의 평해군수(沈能武/고종 2년, 1865넌, 李鍾奎/순조 31년, 1831년, 沈宜琓/고종 22년, 1885년)영세불망비였다. 깨어진 상태로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사진으로 확인되었으니, 차창 밖으로 본 비석은 정갈하게 쌓은 단과 안내 표지판도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서 볼 수 없었음이 안타까웠다. 언젠가 꼭 찾아보겠다는 마음을 새겼다.

 

 

 

- 지형도/비석거리 - 

 

   차는 외선미1리 마을 회관에서 선구1리(문곡)를 지나 부들(?) 마을에 혼자 남은 통학생을 내려주고 버스를 탔던 정류장이 있는 큰길로 돌아 나왔다. 외선미 마을은 너른 들녘을 끼고 있었다. 위 미륵들과 아래 미륵들이 500두락이나 된다 한다. 택리지에는 언급되진 않았지만 십 승지의 땅이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싶었다. 온정면 자체가 사방이 산으로 에워 쌓인 골짜기인데 외선미리를 들어가면 바깥세상과 단절된 다른 세계로 보인다.

 

 

 

- 옛 점방?/외선미1리 마을회관 옆 -.

 

 

- 선구2리 전경/산 여울 님의 블로그에서 -

 

  국가지원 지방도 제69호선 (부산~울진선/250.74Km)이 외선미를 거쳐 간다. 부산 강서구 봉림리(통전 교차로)에서 출발, 경, 남북 -김해시, 양산시(원동면), 울산시(배내고개), 청도군(운문령), 경산시(남산면), 영천시(임고면), 포항시, 영덕군(창수면), 울진군(온정면) - 내륙을 관통하는 계획에도, 아직도 전 구간이 연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도로 중, 원남면 갈면 마을까지 미개통 구간의 들머리다. 다만 오프로드(Off-road:비포장도로) 마니아(maniac)들이 간혹 넘나드는 오지의 산길이다. 한 번쯤 달려 보고 싶은 유혹의 길이다.

 

 

 

- 외선미 마을(노랑색 좌:88번 도로/우:69번 도로) 네이버 지도 -

 

 

   여행의 길에서는 그곳을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사람들의 삶의 체취를 느낀다. 선시골 태고의 정경을 보면서 가슴 벅차오름을 느꼈다. 외선미 마을에서 선조들의 올곧음을 볼 수 있었다. 내 가슴에 낯선 세계로 다가온 그 길로 걸어보고 싶다.

 

 

 

-여정 마무리 /선구리 들판- 

 

 

-r기차를 타고서/영천 역-

 

 

-여근곡/경주 아화리 -

 

 

-버스를 갈아 타고/경주 역 광장 -

 

 

- 화진 해수욕장 -

 

 

- 고래불 해수욕장 -

 

 

- 일출/백암 온천 2015.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