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동 건널목에서 바라본 금호강의 아양철교-
일제 강점기인 1918년 개통된 대구선(동대구-영천:38.4Km)의 일부구간(동대구-청천)이 도심지개발 때문에 고모 역으로 우회하는 새로운 선로가 깔린 뒤 지난해부터 운행이 되고 있다.
그동안 금호 강 건너 지역에서 가장 큰 역으로 명성을 날렸던 “동촌 역”과 서민생활에 많은 기여를 한, 연탄연료 단지가있었던 “반야월 역”이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끝내 사라지게 되었다.
설 연휴가 끝날 즈음(2008.2.9),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달래 보려고 길을 나섰다. 아양다리 위에서 바라다본“아양철교” 랑 “지저건널목” 굳게 문이 닫혀있는 동촌역의 대합실을 둘러보는 마음이 씁쓰레했다. “반야월 역“이란 간판만은 아직도 남아 있는 역사(驛舍)를 바라보니 더욱 초라해 보였다. 그마저 하루 한 두 차래 오가던 화물열차 운행마저 오는 15일을 기해 완전 중단되면 역(驛)은 세월의 뒤안길로 파묻힌다. 보존과 개발이란 인간의 욕심 때문이다.
오늘 아침(2008.2.11)은 더 참담하고, 슬픈 소식을 접하게 되어 마음이 무척이나 아팠다. 국보 제1호인 숭례문(崇禮門)이 간밤의 화재로 완전히 소실되는 TV 뉴스를 보았다. 1395년(태조4년)에 짓기 시작하여, 1398년(태조7년)에 완공된 후, 세종 29년(1447)중건을 거친 600년이나 된 한국 목조 건축의 정수가 깡그리 검은 잿더미로 남았다.
“나라의 자존심이 잃어지는 것 같다”라는 시민의 말처럼, 무슨 말을 갖다 붙인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일뿐이다. 방화였던 전기 누전이 되었건 모두가 인간으로 인한 일이라 참으로 슬펐다.
작은 설날(2008.2.6)의 새벽엔 칠성시장을 갔다. 대목인 만큼 붐빌 줄 알았는데 경기가 살지 않아 예전보다 못하다했다. 대형 유통센터와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마케팅의 부족, 온라인 판매 등의 여러 요인이 곁들여져 재래시장이란 전통의 맥도 세월 과 함께 사라져 가고 있었다.
설날(2008.2.7)은 차례를 올리고 고향 선산과 집안 대 소간을 둘러보았다. 설이나 추석 명절이 없다면 고향을 찾는 일도 차츰 사라질 것이고, 큰 집,작은 집의 사촌 간들이랑, 조카들의 얼굴을 모르는 시대가 되어진다. 잃어져가는 안타까운 일 중에 한 부문이다.
연휴 마지막 날(2008.2.10)에는 산행을 나섰다. 갓바위 부처님이 정좌한 뒤 능선으로 올라서 은해사로 내려 오기로 했다.
연휴 마지막 날 답게 많은 사람이 산을 오르고 내렸다. 입춘이 벌써 지났음에도 길에는 잔설이 걸음을 더디게 만들었다. 불경 소리가 골자기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확성기로 읊어 되는 독경은 경건함 보다 소음으로 들렸다. 정말 사라져야 할 것 중에 하나이다.
조용한 산사, 소슬 바람에 은은히 들리는 풍경소리 들어면서 마음의 수행을 하고자하는 중생도 아닌데..... 부처님의 가르침은 진정 이러하지는 아니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웬일일까?
사람이 태어나 삶을 다하고 죽음으로 사라지듯이, 모든 만물도 시작과 끝이 있음에는 다를 바 없을 터 인데....... 일상 가까이 하지는 아니했다 해도 시대의 변화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고 잃어져 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느낀다.
만물의 영장이란 인간의 “야누스” 같은 삶은 어느 때에 사라 질는지....
-일 시 : 2008.2.5~2.10(설 연휴기간)
-둘러본 곳 : 칠성시장, 아양철교, 동촌역, 반야월역, 은해사(중앙암) ,인조대왕 태실비
-작은 설날의 칠성시장 이지만 손님은 텅비어 있다.
-어물전의 아지매가 주문한 조기 한손을 손질을 하고 있다.
-어물전 풍경(설 대목을 위해서 많은 물량을 확보하고 손님을 기다리건만....)
-아양다리위에서 바라본 아양철교(머지않아 운명의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설 연휴끝이라서 세배를 가는 어르신과 강둑을 산책하는 이(아양철교 아래둔득)
-1종 건널목으로서 사람이차단기를 내리고 올렸던 지저 건널목(지금은 아무도 없다)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역으로서의 역활이 중단된 동촌역 구내(마을 사람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아직도 수화물을 싣기 위해서 대기중인 화물열차(이 열차도 15일 이후는 철수라는데..)
-반야월역 이라는글씨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머지않아 완전 문을 닫는다)
-구내에서 화물을 가득싣고 대기중인 열차
-쌍용 시멘트로 공장으로 가는 철교(머지않아 철거가 될터이지...)
-갓바위에서 동봉가는 길목능선의 눈 과소나무
-멀리 선본사가 내려다 보이고 건너편 능선위 소나무 아래로 삼층석탑의 끝이 보인다
-은해사 중앙암 삼층석탑(도 유형문화재 제332호)
-극락굴 방향으로 바로본 중앙암 삼층석탑(신라말 고려초기 작품)
-정초 기원을 위해서 열심히 탑돌이를 하는 사람들
-극락의 세계로 향하는 길목의 중암암 전경
-조선 제12대 인조 임금의 태실비(도 유형문화재 제350호)
-인조 대왕의 태실비 (화려한 둘레석이 이체롭다)
-귀가 길목에서 만난 대구선(대구-하양방면)으로 달리는 기관차
-해질 무렵의 동대구 역고가에 바라본 역구내 모습
-2008.2.10.20:50~ 민족의 자존심이 불타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국보 제1호 숭례문/영남일보에서)
-2008.2.11.01:00~ 한덩어리의 검뎅이로변해 버린 숭례문(매일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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