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논에서 써레질을 끝내고 논바닥을 손보는 농부의 바쁜 하루-
봄이 오는 길목
머~먼 뭍으로 올라온 봄이
산골짜기 다랑논으로 찾아 든다.
겨우내 긴 하품하던 암소가 일어서고
농부는 온 종일 바쁜 걸음을 설친다.
새~하얀 매화꽃 울타리 넘은 봄이
계곡의 깊은 잠 개울물 일 깨우면
햇살 내려앉은 자리 물방개가 헤엄을 치고
골바람은 살랑거리며 저만치 마중 나선다.
들녘을 가로질러 달려온 봄이
다랑논 두둑위에 쉬어가던 걸음 재촉하면
암소는 지그시 눈을 감고 봄 내~음에 취해있지만
일손 많은 농부는 허리 펼 겨를조차 없다.
봄은 이렇게
머~언 곳에서 머~ 언 곳으로 가는데
해마다 그 길목을 서성이고 있다.
2008.3.29 청산
청도면 구기(양지)마을을 다녀오면서
3월이 마지막 가는 길목에는 봄이 완연했다.
길섶의 매화가지는 새하얀 눈을 덮어 쓴지가 오래고, 산자락
바위틈엔 분홍색 진달래가 바람에 하늘거렸다. 노~오란 개나리 꽃 덩굴이 가는 곳곳에서 길손을 반기는, 양지바른 밭 언덕에는 나들이 나온 아낙네들이 봄나물을 캐느라 바지런을 떨고 있었다.
산이 봄 치장을 덜하고 속을 내보일 때에 밀양 청도면에 위치한 열왕산(662.5m)을 찾아 갔다. 밀양 고암의 천왕재서나, 창녕 화왕산에서 반룡산을 거치는 능선 종주 길은 명확하나, 일행은 청도면 소재지 구기마을의 <구기저수지>를 중심으로 오른편 양지마을에서 청간재로 올랐다가 음지 마을로 내려오기로 하고 계곡으로 발을 내딛었다.
청간재로 오르는 옛길(밀양청도↔창녕옥천)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 계곡을 따라 오르기로 했다. 계곡 양옆으로 돌로 쌓아올린 다랑논이 보였다. 아직도 때가 묻지 않은 오지로 남아 있는 곳 이였다.
맑아야 할 계류가 흙탕이라서 고개를 절레절레 거리면서 올라가는데, 좀처럼 보기 힘든 쓰레질을 하고 있었다. 허둥지둥 바위를 딛고 올라서니 아~불사 마지막 끝을 고르고 멍에를 벗겨내지 않는가........ 손 배미만한 다랑논이 좀 더 컸다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1982년도 설치한 삼각점 옆에 열왕산 정상임을 느끼게 하는 각종리본들이 형형색색으로 나부끼고 있었다. 하산 길목의 양지바른 비탈엔 이름 모를 꽃이 가랑잎을 뚫고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마을 당 숲의 노목은 느긋이 봄을 기다리고 있는지 아직도 잎을 피울 채비를 않고 있어 보였다.
돌아오는 길에 보물 제312호 지정된 < 소태리 오층석탑>이 있는 천축사를 들렸다. 탑은 고려시대의 탑으로 1층 몸돌을 제외한 위층의 몸신과 옥개석이 하나의 돌로 구성되어 있다기에 몇 번인가 처다 보았지만 아직 눈에 들어오지를 않았다.
천왕재를 내려서 고암면 감리 삼림욕장 골에 있다는 <감리마애여래입상>을 찾아볼 욕심으로 올라갔으나, 어디쯤인지 알 수가 없어서 그냥 돌아왔다.
삼월이 지나면 봄은 벌써 저만치 달려갈 터이지.......또 하나의 계절로 접어드는 푸른 산야로 가는 4월을 향해서!
<산 행 메 모>
-일 시 : 2008. 3. 29(토) 08:00~16:00(산행 4시간)
- 곳 : 밀양시 청도면 구기리 열왕산(662.5m)
-참 석 : 임 관장님, 청산
-구기저수지 축조비(새마을 사업으로 축조한 저수지, 뒤로 청간재가 보임)
-마을 뒤에 있는 쓰레기 소각장 모습
-다랑논 전경
-다랑논 전경
-다랑논을 써레질을 하고 있는 부지런한 농부와 소
-이름 오르는 야생화가 활짝 피었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 만나는 봄의 전령사 버들 강아지
-이끼낀 바위틈 사이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청간재로 오르는 계곡의 작은 폭포
-산 비탈 양지바른 곳에 솓아 올라온 이름 모르는 들꽃
- 열왕산 정상임을 알리는 삼각점
-하산길목에서 만난 음지마을 입구의 노거수
-구기마을 회관 앞의 정자와 노거수
-천축사 대웅전과 처마 끝트머리 자락에 힌 목련이 아름답다.
-소태리 오층석탑(보물 제 312호)
-고암 저수지 아래 들녘의 보호수
'황금가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주로 가는 봄의 나들이 (0) | 2008.04.09 |
---|---|
영일 냉 수리 신라 비(迎日冷水里新羅碑) (0) | 2008.04.07 |
세월((歷史)의 숨결을 더듬어....... (0) | 2008.03.23 |
청(淸)공연을 보고서 (0) | 2008.03.16 |
주륵사지 폐탑을 찾아서.. (0) | 2008.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