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불암 가는 길목의 부도 -
진불암(眞佛庵)은 팔공산의 동편 영천시 신녕면 치산리 공산폭포 위쪽에 있는 작은 암자이다. 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의 말사이기도 하다.
진불암을 찾게 된 동기는 어느 분인가 암자까지 오르는 길이 너무나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숲길이라는 극찬도 있었거니와, 길목에 서있는 3기의 부도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수도사(修道寺)에 주차를 한 뒤 치산계곡으로 들어섰다. 일찍이 나선 걸음이라 우리 일행 외에는 한두 명이 앞장 서 걷고 있었다. 계곡의 물은 그다지 많이 흐르지는 않아도 산이 물속에 내려 앉아 있는 냥 맑음을 유지하고 있었다.
3단으로 흘러내리는 치산폭포(공산폭포)도 수량은 적었지만, 높이나 넓이는 팔공산의 이름에 걸맞은 대표 격인 폭포에 손색이 없어 보였다.
진불암 가는 길은 폭포를 지나고 다시 빨간색의 출렁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호젓한 산길로 접어든다. 이따금 산새 소리가 암자를 찾아 오르는 진객이 아님에도 예쁜 목소리로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있다.
물소리 새 소리를 따라 한참 을 더 올라서니 오른편 산자락에 홀로 서있는 새하얀 부도 한기가 눈에 들어왔다. 산등성이에 살포시 숨어 있다기에 계절이 계절인 만큼 반신반의 했었던 마음이라서 반갑기가 한량없었다.
어느 스님의 무덤인지 조차 흔적을 남기지 않은 참뜻을 대중이 어떻게 헤아릴 수도 없었다. 부도는 석종 형으로 제법 커 보였으나 별다른 장식이 없어 단순했다. 오히려 더 청아하고 고귀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바닥 기단 사면에는 연잎을 새겨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랐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삼배로서 예를 갖추고 다시 암자로 걸음을 내딛었다. 독경 소리가 산사의 고요를 깨뜨리고 있어 암자가 가까워 옴이라 생각되었지만, 바람결에 댕그랑 그리는 풍경 소리였다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뒤따랐다.
가끔 우거진 나뭇가지 사이로 따가운 햇살이 땀방울 만들어 내었다. 독경소리가 좀 더 크게 들려오는 길섶 오른편에 2기의 부도가 나란히 서있었다. 오른편 부도는 <포암당>이라는 명문과 함께 몸신 양옆에 동그란 원이 두 개씩 그려져 있고, 그 원안에는 “범”자가 각각 새겨져 있었다. 반면 왼편은 <백화당 정익대사>(白化堂 定益大師)의 부도임을 알 수 있는 글씨가 세월의 풍파를 견디어 왔음을 보이고 있었다.
부도를 지나 조금만 올라서면 <진불암>이란 조그마한 현판이 낮은 처마에 붙어 있는 암자에 닿게 된다. 비바람만 피할 수 있는 욕심 없는 모습 그대로였다. 마치 저만치 나 홀로 서 있는 부도의 참 진리가 실현되고 있는 곳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진불암을 들렸다 오른 곳이 비로봉과 시루봉 사이의 군**시설이 서 있는 곳 이여서 되돌아 내려왔다.
백색의 화강암으로 세워진 이름 없는 부도를 다시 만났다. 한동안 말없이 올려쳐다만 보다 발걸음을 땠다.
오붓한 산길을 내려서고 있었다.
< 여정 메모>
- 일 시 : 2009.6.28.(일)
- 곳 : 진불암
- 함 께: 임관장,박회장, 청산
- 진불암 부도(앞/포암당, 뒤/백화당 정익대사) -
- 중앙선 기찻길(신녕 건널목) -
- 치산리 입구의 당산나무 -
- 수도사 전경(뒤로 보물로 지정된 탱화가 보인다.) -
- 수도사 삼존불 -
- 공산폭포(가뭄으로 인하여 수량이 적다.)-
- 이름 오를 야셍화 -
- 출렁 다리 (치산리 콰이강의 다리) -
- 진불암 가는 호젓한 산 길 -
- 진불암 전경 -
- 진불암 현판 -
- 진불암의 풍경과 굴뚝 -
- 암자 뜰에서 내려다본 팔공산 능선-
- 동봉이라고 올라선 군**시설 앞(멀리 제왕봉/비로봉의 모습) -
- 은해사 신녕 포교당의 몸신이 사각인 부도 -
- 신녕 포교당의 잘 익은 살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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