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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억새 산행을 다녀오다.



- 만복대 정상에 오른 산꾼 들(앞으로 보이는 높은 봉이 반야봉.)-

긴긴 장마였다. 그리고 긴긴 폭염의 날 이였다. 그러나 자연의 순리를 거슬릴 수는 없었나 보다.

9월에 접어들자. 하늘은 파랗게 더 높아 보이고, 흰 뭉게구름 대신 새털구름으로 변했다. 가을이 소리~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음 이였다.


지리산(1,915m)의 만복대로 산행을 나섰다. 지리산은 백두대간의 대미를 장식하는 천왕봉을 중심으로 장장 100리의 장쾌한 능선을 거느리면서, 남한에서 2번째의 높은 봉을 가진 산이다. 주능선 길목의 벽소령 산장을 기점으로, 동부지리 산군과 반야봉, 만복대, 바레봉을 있는 서부지리 산군으로 나눌 만큼 장대하다.


만복대(1,433m)하면 억새 산으로 많은 산 꾼을 유혹한다. 억새하면 최근에 이 산의 유명세를 타고 태백선 기차 길의 역명이 “증산 역”(‘1966.1.19.영업)에서 “민둥산 역”(‘09.9.1)으로 바꾸어질 만큼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정선의 민둥산이 있지만, 오른편으로 반야봉(1,739m)과 함께 멀리 천왕봉까지 뻗어가는 지리산의 장대한 능선을 바라보고, 왼쪽으로는 남원 운봉의 넓은 황금들녘을 보면서 걷는 만복대, 정령치, 고리봉(1,304m), 세걸산(1,216m)으로 이어지는 곳 만함도 없다.


아름다운 산정호수를 끼고 해마다 억새 축제를 벌이는 철원의 명성산, 영남을 대표하는 화왕산도, 영남 알프스 산군의 신불산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리고 요즈음 아름 아름으로 찾아드는 무장산의 억새도 한번쯤은 추억을 심을 만하다.


성삼재(1,102m)에서 올라서는 초입의 걸음은 만복대보다 동쪽의 반야봉에서 뱀사골로 내려서지는 심마니 능선에 눈길이 더 간다. 한 시간쯤을 지나 남원쪽으로 방향을 한 바퀴 틀고 나면, 눈 앞의 만복대 주봉이 가마득해 심장의 박동이 더 크게 들린다.


정령치(正嶺峙)를 예정 시간보다 5분정도 일찍 내려섰다. 정령치는 성삼재를 오르는 길목의 달궁 마을에서 해발1,172m의 산 안부에 올라 남원 주천면 고기 마을로 넘어가는 길이다. 고개 마루가 워낙 펑퍼짐하게 넓어 주차장과 쉬어 갈 수 있는 휴식처가 잘 다듬어져 있었다. 오랜 시대(삼한)의 전설이 간직될 만큼 고리봉 밑에는 정(鄭씨 성을 가진장군) 장군이 쌓았다는 산성의 일부가 발길에 밟힌다.


고리봉으로 오르는 길목에서 마애불상이 지근거리(300m)에 있어서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 가듯이 잠시 들렸다. <개령암지마애불상군>(보물 제1123호)이였다.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12구의 불상들이 돋을새김으로 조각되어 있다했으나, 제일 크게 조각된 마애불 외는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암석의 질이 좋지를 아니했다. 하지만 귀한 마애불을 볼 수 있어서 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산을 찾는 이들에게 행복 함이란,산을 계절마다 다르게보여주는, 자연의 섭리에 의해 보고 느끼고 올 수 있음이 아닐까 한다. 금번 만복대 산행 길목만 해도 곳곳에서 본 황금들녘이 매혹적 이였으며, 천왕봉에서 반야봉,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장엄한 지리산의 동부능선을 바라보면서 서북릉을 걸을 수 있었음이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산행 메모>

-일 시 : ‘09.9.4.(토) 09:30~16:30-

- 곳 : 지리산 만복대

- 함께 : 2명(남 수하, 청산/ 설악산 가이드 산행)


- 지리산 주능 전경(제일왼편/천왕봉, 가운데 놀은 봉/반야봉, 제일우측/위(노고단)앞(만복대) -



- 88 고속국도 변의 아침 안개(합천 오도산 인근 골프장 ) -



- 인월 휴게소에서 본 농촌(가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을 가진다.)-



- 인월에서 산내면(뱀사골) 방향으로 가는 계단식 논 -



- 성삼재를 오르면서(철탑 위로노고단이 보인다.) -



- 만복대를 가다 뒤돌아다 본 성삼재 주차장 (천은사 방면에서 개스가 올라오고 있다.) -



- 만복대가 멀리 보인다.-



- 등산로 주변의 엉거퀴 꽃 -



- 고리봉에서 뒤돌아 본 능선(개스가 산등성이로 오르고 있다.)-



- 등산로 주변의 이름모를 여름 꽃 -


- 고리봉으로 오르면서 내려다본 정령치 주차장 -



- 정령치에서 주천리로 넘어가는 고개 길 -



- 개령암지 마애불상군( 보물 제 1123호) -



- 12기의불상중 마애불(눈,코의 얼굴 윤곽만 어렴풋하다.) -



-산성 터 위로 등산로가 나있다(안타까운 현실이다.) -



-고리봉에서 바라본 웅장한 반야봉 전경 -



- 등산로 주변의 이름모를 여름 꽃 -



- 등산로 주변의 이름모를 여름 꽃 -



- 하산지점인 공안 마을의 황금들녘 -



- 인월 툭산물 판매장 내의 여인 조각상 -



- 거창 휴게소에서 바라본 오도산 전경 -



- 남대구 나들목 부근에서 바라본 저녁 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