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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호거산 운문사(虎踞山雲門寺)를 다녀오다.


- 호거산 운문사 주차장 앞의 설화가 만발한 노거수 -

신라 진흥왕 21년(560년)에 한 신승에 의해 '대작갑사'라는 이름으로 창건 되었다는 “운문사”는 왕건의 후삼국 통일과 고려 건국의 공을 세운 보양스님이 중창 후 “운문선사(雲門禪寺)”의 사액을 받고부터 전해져 내려온다 했다. 하지만 사찰 이름과 같은 “운문산(1,188m)”이 뒤로하고 있으나, 일주문 격인 범종 누각의 현판은 “호거산 운문사”(虎踞山 雲門寺)라 명기 되어 있다.


오늘 산행은 운문사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호거산(호거대:507m)”으로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운문사는 긴 역사와 함께 “운문승가대학”이 있는 비구니승의 교육 사찰이면서 내원암, 북대암, 청신암, 사리암 등의 암자를 거느리고 있는 대가람이다.


그간 설이나, 추석 명절 연휴, 안 날에는 매번 가까운 곳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일찍 나선 걸음인데, 밤사이 제법 많은 눈이 내렸던 모양이다. 길섶의 시야에 보이는 모든 사물들이 온통 새하얀 세상으로 변해 있었다. 대도시에서 이처럼 아름다운 설화를 보기는 처음이자, 그 모습은 형언하기가 말 할 수 없었다.


문명의 발달과 함께 변화된 삶을 어떻게 하랴 할 만큼....... 전국적으로 일천만대가 넘는 차량이 굴러다니는 바람에, 그 예전 콩나물시루 보다 더 북적되던 대중교통의 총아였던 시외버스는, 우리 일행 3명을 달랑 싣고 1시간 30분을 달려 목적지인 운문사 주차장에 내려다 주었다. 이런 말을 두고 생긴 말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 했지싶다.


지룡산과 다리 건너 개울, 운문사 입구의 소나무 숲, 동화 속에나 있을법한 백색의 나라에 서있는 느낌인데 ,눈발은 더욱 굵게 흩날렸다. 산행장비(아이젠, 스팻츠, 판초우의)를 챙겼다. 들소 뿔 모양을 한 “인공암벽 장‘을 지나 호거산으로 가는 들머리인 방음산으로 올라붙었다.


한 시간의 된비알 걸음품을 팔아 방음산(581m)정상에 올랐다. 산안개와 눈만 아니 내렸다면 사방의 조망이 그칠 것이 없다는데, 안타까울 뿐 이였다. 그래도 가끔 좌측으로 호거산의 호랑이가 자태를 드러내었다 감추곤 했다. 정상 표지석 조금아래 풍혈(風穴) 구멍바위에서 따스한 바람이 솟아나왔다. 오래전에 풍열을 보았을 적에는 온천수라도 발견한양 모두가 들뜨기도 했는데.......


내리는 눈 때문에 되돌아 설 것인가의 고민 끝에 호거산으로 발을 내딛었다. 범봉 분맥에서 오른편으로 대비지가 살짝 푸른빛을 내밀다 숨어 버렸다. 박곡리 사람들이 "해들개봉(613.8m)"이라는 삼각점이 있다는 봉우리를 좌측으로 비켜 안부로 내려섰다. 붉은색을 띄고 있는 사암 너덜 을 올라서면 커다란 바위가 앞을 가로막는다. 80도 각의 서쪽 면은 역시붉은 색을 띠고, 상부의 동편으로는 흰 눈을 소복이 덮어쓰고 있는 바위가 호거대(호거산)이다. 바위 위로 두 가닥의 쇠줄이 내려져 있었으나, 안전 때문에 좌측으로 내리니. 동쪽 사면의 외가닥 철사 줄은 꽁꽁 얼어 있었다. 그 위로 다시 거대한 바위가 비스듬하게 서편으로 얹혀있어 마치 하늘 길목의 통천문과 같았다.


발 아래로 운문사 푸른 소나무밭 대신, 흰 솔밭으로 변하여 보이는 가파른 직 사면을 내려섰다. 원래는 호거대 오른편으로 해서 430m봉을 경유, 범봉 능선을 버리고 좌측 계곡이 바른 길임에도 마음이 바빴던 모양이다.

언젠가 내원암 부도 군을 둘러보고서 북대암에서 내려다 본 운문사의 경내가 그렇게도 웅장하고 정갈하기가 그지없어 보였는데....... 호거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잠시만 살포시 내민 얼굴이 그때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새~하얀 눈을 맞고 서 있을 운문사의 아름다운 두 탑(塔)이 눈앞에 아른 거렸다.


<산행 메모>

-일 시 : 2010.2.13.(토) 09:00~11:40

- 곳 : 호거산, 방음산

-함 께 : 3명(임 관장, 남 수하, 청산)

- 방음산 정상 -

- 방음산 풍혈 굴 앞에서 -

- 방음산 가는 길목에서 바라본 호거산(산안개에 잘 보아지 않음) -

- 새벽(내리는 눈과 가로등 불) -

- 새벽(만촌 네거리) -

- 호거산 가는 길목의 눈 덮힌 마을 -

- 호거산 가는 길목의 시골 집(동곡) -


- 달랑 세 사람을 싣고 달리는 버스 -


- 호거산 가는 길목의 눈 덮힌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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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거산 가는 길목의 눈 덮힌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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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음산 가는 능선 길목의 소나무 -


-방음산 정상에서 내러다본 운문사 전경(산 안개에 잘 보이지 않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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