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황금가면

봄이 오는가 봐 ~


- 팔공산 오도재 오르는 길목의 고목나무 위에 누군가가 만든 인형같은 눈 사람 -

봄이 오는가 봐 ~


돌계단

흰 눈 나목가지 위

분홍의 엷은 가로등 졸고 있다.


밤하늘

별들이 머리맡으로

파랗게 솟아져 내린다.


아마도

새 봄이 먼발치서

걸어서 오는가 보다.

추신 : 2010.. 2...18..(목) 21:30 운문산 자연휴양림에서 가족과 저녁 후 집으로 돌아오는 산막 길에서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니 오래도록 잃어버린 고향의 밤하늘에서 보았던 별빛이 무수히 떠있었다. 함께 흰 눈에 덮여 있는 산막과 늦은 밤 연 붉은 빛을 발산하고 있는 가로등불이 너무나도 고요하고, 적막하고, 아름다워 먼발치에서 봄이 소리소리 없이 걸어오는 느낌 이였다.

경인년은 원래 음력으로 일겉는 연력이다. 그러고 보면 지난 14일(일) 설날 부터 경인년인 셈이 된다. 각설하고 시등회(市登會) 회원 14명(2명 유고 불참)이 팔공산의 비로봉(제왕봉) 제천단 아래 공터에서 산 신령에게 고사를 지냈다.

매 산행마다 회원들이 탈이 없도록 굽어 보살펴 달라고, 주포 과일을 진설하고 잔을 올렸다. 인간이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 한들, 자연은엄청난 위대함과 동시에 무서운 괴력을 지닌 야누스의 보이지 않는얼굴같다. 따라서 나약한 인간이기에 전지전능한 힘을 가진 신(神)의 힘을 얻고자 함에 서 이다.

팔공산의 제왕봉(1,196m/비로봉)은 2002년도에 "달구벌의 얼을 찾는 모임"회에서 제천단을 발견하고 나서, 공원관리 사무소에서 등산로를 정비하고, 지난해 가을부터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케 된 곳이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산꾼)들은,각기 시산제(始山際)를 지내는 것이 관습화 되어있다. 또한 팔공산을 많이 찾는 것은 팔공산이 대구의 진산(眞山)이기도 하거니와 ,우리민족의 토속신앙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문화이면서, 오천년 신라 역사 향기 속에 기록된 오악(五岳:토함산,태백산,지리산, 계룡산, 팔공산)가운데 중악(中岳)으로서 매년 중사(中祀)를 지낸 명산의 반열에 올라있기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어제가 절기 상으로 우수(雨水)였는데 ,지난번 내린 눈이 아직도 온 산을 덮고 있어 오르 내리는 길목에 곤욕을 치루게 했다. 하지만 얼음 밑으로는 맑디 맑은 개울물이 졸졸 흘러 내렸다.

아마 봄이 조금씩 오는가 봐 ~.

<산행 메모>

- 일 시 : 2010.2.20(토)10:00~16:00

- 곳 : 팔공산 제왕봉

- 함 께 : 14명(시등회원)

- 제왕봉으로 오르는 수태골 입구 -

- 수태골 야영장에서 잠쉬 휴식을 -

- 눈을 이고 있는 서봉(삼성봉) 모습 -


- 재왕봉의 제천단 뒤편바위 -

- 시산제를 위한 제수를 진설하고나서 -

- 제왕봉에서 바라본 동봉(미타봉) 모습 -

-계곡 얼음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봄이 오는가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