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일암/동백꽃 -
봄이 뭍으로 올라왔다는 소식에 남녘땅으로 달려갔다. 3월이 중순을 치닫는데 강원 동해안 지방에는 때 아닌 폭설이 내리는 야누스 같은 날씨를 보였다. 봄은 남해안 고속도로 차창 밖 새하얗게 핀 매화나무가지에 벌써 내려앉아 있었다.
향일암이 자리한 여수반도 끝머리 임포마을까지는 동 순천IC에서 54Km를 달려가야 한다. 아름아름한 추억이 담긴 전라선 기찻길엔 KTX,가 날렵하게 미끄러지고 있었다. 공항 관제탑 너머 공단은 쉴 새 없이 불기둥을 뿜으면서 살아 꿈틀된다. 영취산의 진달래와 자지러지게 핀 오동도의 동백꽃보다 더 붉다.
「2012여수세계박람회/5.12~8.12」가 개최되는 시내 곳곳은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했다. 돌산대교를 건너자 바다는 더욱 파란 옥빛으로 다가왔다.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도 어느새 섬 자락으로 안겨든다. 야트막한 고개마루를 넘어서면 산 구릉 들판도 크레파스로 푸르게 칠해지고 있었다.
율림치에서 금오산으로 발을 내딛었다. 몇 발자국을 띄지 않았는데 땀이 배어날 만큼 봄이 성큼 올라와 있었다. 금오도를 비롯한 크고 작은 금오열도의 섬들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쪽빛 바다에 떠 있다. 길섶에는 노랗고 하얀 이름 모르는 꽃이 앙증맞게 피어있었다. 해쑥이 손마디만큼 돋아나 여심을 홀렸다.
금오산을 타는 백미는 파란 바다위에 떠 있는 섬을 바라보면서 불국의 세계로 닿는 것일 것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 말사인 금오산 향일암은 낙산사 홍련암, 남해 금산 보리암, 강화도 보문암과 함께 4대 관음기도 도량이다. 믿음 ․ 참회 ․ 자비의 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을 찾으면 중생의 고뇌를 구원 해준다 한다.
두 해 전 연말 불의의 화마에 소실된 대웅전은 단청 작업이 한창이었다. 관음전 해탈의 문으로 들어서니 바위자락에 늦게 핀 동백꽃이 부처님의 환한 얼굴로 반겼다. 원효스님 좌선 대 아래 황금빛 대웅전 지붕이 바다에 비췬다. 관음기도처이자 일출의 장엄한 풍광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중생은 해를 바라보지만 향일암은 해를 머금고 있다한다.
봄날 하루․ ․ ․ , 아름다운 추억을 새긴다.
<여정 메모>
- 일 시 ; 2012.3.20.(화)07:30~20:30
- 곳 : 금오산 향일암
- 함 께 : 2명(정 기관장, 청산/ 산신령 산악회 동행)
- 금오산 가는 길(현풍 휴게소) -
- 길섶의 꽃 -
- 금오산에 바라본 금오열도(좌측 큰 섬/금오도) -
- 박사모(산신령) 산악회원 -
- 금오봉에서 내려다 본 임포마을 -
-대웅전(단청작업중) -
- 향일암 경내 동백꽃 -
- 임포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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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포 선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