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어릴 적 친구들과 부산으로 가을 나들이를 나섰다. 1964년도에 초등학교를 졸업한 동기생 스물네 사람이 참석했다. 우리는 “새 부산 고속도로” 수성 나들목을 올랐다. 차 안은, 올여름 길고 무더웠던 날을 잘 이겨 낸 반가운 얼굴들로 환했다.
고향은? ‘엄마 뱃속이지’ 하는 우스갯말처럼 요즈음, 문명의 발달을 향유하는 세대에겐 고향이라는 마음의 정서를 빼앗긴 지가 오래다. 이러한 고향을 잃어버리지 않고 60년이나 간직하면서 살아온 친구들이 어찌 반갑지 않겠나...,
고향 경산에서 인접한 청도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가진 뒤, 밀양, 삼랑진을 지났다. 대동 분기점에서 낙동강하구 부산시 강서구로 접어들면, 낙동강 하구언 둑이 보이고, 그 너머로 김해공항의 관제탑도 시야에 들어온다. 을숙도 아래 작은 모래섬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버스는 다대포 해수욕장으로 부지런히 달렸다.
낙동강 물이 남해 바다와 맞닿은 을숙도를 지나면, 새하얀 모래가 끝없이 펼쳐져 있는 다대포 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차창 밖으로 바닷물 속을 걷는 사람들이 점점으로 보인다.
다대포항 내 ' 다대씨파크 활어 회센터'에서 중식을 가졌다. 7~8년 전, 39회 동기생 모임 산악회에서 몰운대 공원을 한 바퀴 돌아서 점심을 먹었던 곳이다, 센터는 생각보다 붐비지는 않았다. 항구를 돌아서 어판장으로 갔다. 고등어를 내리고 있었다. 상인들의 손놀림이 무척 바빴다.
다대포항 어판장은 분주했다. 고등어 고기가 제철인지는 모르겠으나, 온통 고등어가 진을 치고 있었다. 배 밑 어창에서 고등어가 끝없이 퍼 올려졌다. 건너편에 산더미처럼 쌓아진 곳에서 경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살아있는 항구의 모습은 새벽 경매시장이라 한 말이 실감 났다.
아미산 전망대를 올라서 낙동강 물이 만든모래섬으로 내려앉는 해넘이의 장엄한 풍광을 상상했으나, 월요일은 전망대 관리사무소가 쉬는 날이라서 아쉬움을 뒤로했다. 길목의 작은 어항 장림항이 이탈리아 부네치아와 닮았다고 붙여진, 장림부네치아(장림포구)를 들렸다 나왔다.
<여정 메모>
- 언제 : 2024.10.28(월) 09:00~18:30
- 어디 :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 일원(다대포항, 장림포구)
- 누구 : 용성초교 제39회 동기생 2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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