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이은 7월 장마도 예측은 벗어난다. 하루 만해도, 오전(폭우)과 오후(폭염)가 뒤바뀌기도 한다. 그만큼 기후 변화가 심한 시대에 살고 있음을 실감하는 달이다. 이번 주만 해도, 폭염과 많은 비(폭우)를 동반할 것이라 했지만, 금요일(7월7일)만큼은 구름이 한더위를 식혀간다고 했는데 느닷없이 폭우가 내릴 것이라 해, 떠남을 두고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오락가락했다.
진주역에 09시 15분에 내렸다. 오랜 기억 저편에 가물가물 사그려 드는 진주 이야기의 심지를 살리고 싶어서였다. 진주하면 ,남강과 의기 논개를 생각한다. 어쩌면, 진주대첩을 이끌었던 김시민 장군과 장열 한 죽임을 당한 수많은 의병보다 먼저 떠오른다.
10시가 조금 지나자, 비는 기어이 하늘을 뚫고 세차게 퍼부었다. 진주성의 북문인 동북 문으로 들어섰다. 김시민 장군 동상과, 그 옆으로 "진주 영남 포정사 문루" 정문이 우뚝 서 있었다. 비를 맞아서 더욱 파랗게 보이는 드넓은 공원은 설친 눈꺼풀을 시원케 했다.
남강 절벽을 따라 쌓은 성벽 길을 걸으면 성내 우물 흔적과 쌍충각, 촉석루, 의기 사, 진주성 임진대첩 계사 순의 단 을 거친다. 성내는 수백 년의 풍상을 겪어온 느티나무, 팽나무, 상수리나무의 거목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사적공원으로의 정비 이전에는, 지금의 낙안읍성처럼 다수의 민가가 남아있었다고 했다.
영남 포정사 정문을 올라서면 “진주성 비석군”을 만난다. 영세불망토록 공을 잊지 않겠다는 선정비와 공덕비 30여 기가 함께 나열되어 있다. 처마의 낙숫물 소리 뒤로한 청계서원을 나서 서장대 쪽으로 발걸음을 내디딘다.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이 있는 국립진주 박물관으로 내려서진다. 격동기 때 일본까지 건너갔다가 다시 국립 중앙박물관으로 돌아와서 진주에 안착했다.
진양호 전망대로 올라섰다. 발아래는 안개 밭이다. 공복 문을 나설 즈음 내렸던 비가 폭우 수준이라면, 전망대에 부딪히는 비는 더욱 거칠었다. 진양호 안의 섬 너머로 지리산의 웅장한 파노라마를 볼 수 없었다. "애수의 소야곡" 악보 옆에 서 있는 “고 남인수‘ 선생의 동상을 둘러보고 ”남가람 공원“으로 나왔다.
남가랑 공원에서 남강 물 건너 촉석루를 바라본다. 그 위용이 대단해 보인다. 아침 촉석루 탐방 시는 비로 의암으로 내려가는 통로가 막혀 있었다. 성벽 끄트머리를 잡고 깨금발을 해도 보이지 않았던 강기슭의 의암이, 뱀의 혓바닥처럼 넘실대는 물결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불어난 물살이 사납게 곤두박질치면서 흘러간다.
남가람 문화거리에 문신 작가의 “비상" 탑이 보여서 차를 돌려 빗속에서 들여다 보았다. 1983년 ”진주 남강 로타리 클럽“에서 진주의 시조 백로가 날갯짓으로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처럼, 진주의 발전을 상징하는 기념물로 기증했다고 한다.
당초에는 청곡사와 망진산 봉수대를 둘러볼 생각을 했는데, 구 진주역의 기차를 정비했었던 근대역사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차량 정비고”를 들렸다가 진주역으로 가는 것으로 수정했다. 한편, 진주역에서 15시 25분 발 KTX - 284 기차를, 15시 44분 발 ITX – 새마을 1034 열차로 바꾸어 발매했다. 손오공이 삼장법사의 손아귀에 벗어나지 못하듯이 손안의 핸드폰에서 이루어진다. 문명시대에 호흡하고 있다.
진주 이야기를 풀었지만, 못다한 이야기 – 국립 진주박물관( 한호의 필적) 진주성(창열사, 진주지구대 전승비, 호국사, 서장대), 청동기 박물관, 경남 수목원, 논개/중앙 시장, 인사동 골동품 등 – 도 많다. 다음으로 미루어야 하겠다. 언제쯤일까?
<여정 메모>
언제 : 2023.07.07.(금). 06:30:00 –19:30
어디 : 진주 이야기(진주성, 진양호, 남가람 공원, 구 진주역 차량 정비고)
누구 : 4인(그림 그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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