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황금가면

청도로 가는 여행 1. – 하평리 은행나무, 삼족 대를 다녀오다

 

- 하평리 은헹나무/경북도 기념물 제109호 -

  설 명절(21.2.12)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추석과 마찬가지로 올 설날도 코로나19로 말미암아 5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었다. 부모와 자식 간이라도 자리를 같이할 수 없어 명절 같지 않은 명절인 설 이튿날, 청도 매전면 동창천 절벽 위에 우뚝 선 삼족대(三足臺) 정자를 찾아긴다.

 

- 삼족대 -

  수성 나들목에 올라서자마자 차량이 꿈적도 하지 않았다. 교통방송이 부산 방향 남천대교 인근의 삼중 추돌이 마무리되고 있다 했다. 청도 나들목으로 나와 매전면사무소로 가는 20호 국도 청려로를 탄다. 길은 곰티재 터널을 지난다. 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청도읍 부야리에서 비룡산(686m) 서쪽 곰티재를 넘어 덕산리로 내려서 갔다. 관하리 삼거리에서 서북쪽 선의산(756m) 능선 송백 고개를 넘는 925호 지방도로는 경산시 남천면 송백리로 이어진다.

 

-경산 남천대교를 지나면서/상원산,동학산,병풍산, 용지봉 신군 -

  오래전 매전면을 찾았음은, 비룡 골 불영사 오층 천불 탑을 보기 위해서였다. 또한, 밖 중산, 안 중산 오지마을로 해서 비룡산을 올랐다가 삿 고개로 내려온 기억도 아련히 남아있다. 동산마을 뒤 효양산(호랑산, 5 79.9m) 등산을 나섰을 적에 본, 마을 입구의 우람했던 느티나무도 아롱댔다. 그 당산나무를 이번 길목에서 꼭 둘러보고 싶었다.

 

- 선의산 -

 관하천을 따라 동산리로 가는 20번 도로는 차량의 통행량이 무척 많다. 군청 소재지, 청도역, 새 부산 고속도로 등을 통하여, 매전면과 동곡리(금천면)를 경유 경주로 가고, 천년고찰 운문사가 있는 운문령(운문산 터널)을 넘어서는 언양과 울산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월강재(月崗齊)-
- 노거수 은행나무 -
-유주(乳柱)-

 동산마을 당산나무를 생각하고 있는데, 하평리(월촌 마을) 은행나무를 스쳐 지난다기에 뒤돌아섰다. 마을 뒤 가파른 산자락에 잎 떨군 거목의 은행나무를 쳐다보는 가슴이 벅찼다. 몇 번인가 이 길을 지나쳤지만 있는 줄조차 몰랐으니 말이다. 김해인 낙안당(樂安堂) 김세중(金世中, 1464`1533)이 조선 중종 4(1509)에 지세가 명당지고, 인심이 순후하다하여 기념하여 심어서 전해져 온다 한다. 나이가 450년이나 넘었으나 27m의 훤칠한 키, 둘레가 7.6m, 동서 가지를 32~33m 펼치면서 건강했다. 우람하고 넉넉한 품의 자태에 취해, 한동안 올려보고 내려보고 하다 자리를 떴다.

 

 

- 노거수를 떠나면서/관하천과 하평리(몬담마을) 원경 -

  매전중학교 맞은편 동산마을로 들어갔다. 효양산 동편 자락에 자리한 동산(구 동창마을) 마을 입구의 당산 느티나무를 보기 위해서다. 나무 아래에 동네 분이 담소를 나누고 있어 그냥 한 바퀴 돌아서 나왔다. 어릴 적 높아 보였던 고향의 앞산이 커서는 작게 보였듯이, 오래전의 그 위엄 있고 당찬 모습은 아니었다. 집에 와서야 안 일이지만, 노거수는 1997년에 덤프트럭에 의해 왼쪽 절반의 몸통이 부러져 나가는 아픔을 겪었다 한다. 그 뒤 재판에 이겨, 두 번의 외과적 수술을 받은 후 저만큼이라도 회복하여 마을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예사 신령스러운 나무는 아닌 모양이다.

 

- 동산리 당산나무 -

  밀양 상동면에서 청도 유호 삼거리로 달려오던 25호선( ~ 청도-경산 대구 ~ ) 국도가 58번 지방도로 갈라져, 매전면 소재지에 올라와 20번 도로와 합류된다. 그 끝 지점에 있는청도 동산리 처진 소나무(천연기념물 제295)”를 둘러보고 삼족대로 향했다. 삼족대(도 민속자료 제171) 정자는, 조선 중종 14(1519) 삼족당(三足堂) 김대유(金大有, 1479~1552)가 후학을 위해 건립한 건물이라 한다. 동창천 푸른 물길이 휘돌아 나가는 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다.

 

- 동산리 처진 소나무-

  삼족대를 나와 동곡 고개를 넘어서면 금천면 소재지 동곡리다. 청도 여행에서 금천면도 - 6·25 동란 시 피난민을 위로 차 내려온 이승만 대통령이 머물렀던 만화정(萬和亭), 운강(雲岡) 박시묵(朴時黙, 1814~1875)이 건립한 운강고택(雲岡故宅,국가민속문화재 제106), 삼족당 김대유와 소요당 박하담을 모신 선암서원(仙巖書院,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 고종 15(1878)에 박하담의 후손들이 다시 지음.), 내시 마을 김 씨 고택인 운림고택(雲林古宅,국가민속문화재 제245) -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이다.

 

- 삼족대 정자 -
-삼족대 중수기 현판 -
- 봄 들녘에서 씨앗을 뿌린다 -

  부산 강서구 녹산동 성산삼거리에서 출발하여 김해시, 양산시, 울산시 울주군 배내골과  운문령을 넘어 청도군 금천면 동곡리에서 경산시(남산면, 자인면, 하양읍)를 거쳐,  영천시, 포항시, 영덕군으로 해서 울진군 매화 면에 이르는 250.7km69번 지방도로는 아직도 미완성 길로 남아 있다. 이 길로 청도 여행을 마친다.

 

<여정 메모>

-언제:2021.2.13. () 11:30~17:00

-어디:청도 매전면 일원(하평리 은행나무, 삼족대)

-누구:2(청산 내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