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벌써 한 주일(2021.1.7./목)째를 맞이한다. 작년 한 해는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으로 보낸 해였는데, 새해부터는 북극에서 내려온 매서운 한파가(서울-11. 대구 –9) 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했다. 서울지역은 갑자기 내린 폭설로 교통대란까지 일어났다. 제주와 서해 지방도 많은 눈이 내려 그야말로 온 나라를 초토화하고 있다.
그동안 뒷산과 범안로, 진밭골 등을 다니던 걸음을 한 발 먼, 달성습지가 있는 곳으로 갔다. 달성습지는 낙동강과 금호강, 그리고 진천천이 합류하는 두물머리 화원 동산 앞 60만 평이 넘는 고수부지에 형성된 곳이다. 작년에 문을 연 <달성습지 생태학습관>은 방역 관계로 발열 체크와 연락처를 남기고 들어갔다. 워낙 날씨가 추워서 탐방객은 손을 꼽기도 힘들었다.
- 달성습지 -
전시실은 – 환영 공간, 습지 더불어 살아간다, 습지 인간이 머물다, 습지 생명이 숨 쉬다 – 라는 공간으로 꾸며져, 습지를 찾아드는 조류와 민물 어류 등 다양한 동식물의 생태계를 전시하고 있어서 사람과 자연과 환경의 보전이 얼마나 중요함을 느끼게 했다. 2층 전시실 창문을 통해서 바라보는 유유히 흘러내리는 금호 강물, 하중도와 군데군데 모래톱에 뿌리를 박은 잎 떨어진 버드나무로 숲, 들녘 넘어 달성군 다사읍과 고령군 다산면의 고층 아파트, 그 뒤로 가야산이 아스라이 보였다.
전시실에서 눈길을 끄는 사문진 나루터는 귀신 소리가 나는 <귀신 통>이었던 최초의 피아노 운반 과정 전설이 흥미로웠다. 또한 사문진교가 건설되기 전까지 화원에서 다산으로 건너다녔던 나룻배를 타고 오가는 오래된 사진도 보였다. 한편, 시골 갱 빈에서 포장 막을 친 가설극장에서 본 기억이 있는 <임자 없는 나룻배> 영화를 촬영한 곳이기도 했다. 30여 년 전을 거슬러 올라가면 대구를 대표하는 놀이터는 수성 못과 동촌 유원지, 그리고 가창 냉천 골과 화원 유원지였다고 생각된다. 백양나무 잎사귀 반짝거리는 모래사장을 거닐다가, 배를 타고 강을 건너기도 했던 추억이 아슴푸레하다. (기억 속의 "임자 없는 나룻배" 는 1962년 동명의 영화가 아니었를까 싶다)
우리나라의 습지는 20여 군데가 넘는다 한다. 우리 고장 만해도 금호강과 경산의 남천이 만나는 안심습지도 생태계의 보고로 보호를 받는 곳이다. 작년 제주 여행 시에 둘러본 한라산 1,100고지 습지는 2009년 10월에 람사르 습지에 등록이 된 곳이었다. 달성습지도 람사르 습지 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 문화 선진국으로 돋음 하는 길이다.
화원동산 하식애(河蝕崖) 옆으로 해서 사문진 주막촌 가는 길은 조류인플루엔자(AvianInfIuenza) 예방 차원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진천천/대명 천 갈대숲 방향으로 올라갔다. 모래톱 기슭에는 백로/왜가리? 가 머리를 품속에 파묻고 찬바람을 견디고 있었다. 대명 유수지는 낙동강, 금호강의 범람 시 공단의 침수 방지를 위해 조성한 곳으로 알고 있다. 가을철에는 갈대가 많은 사람에게 힐링(healing)을 제공하고 있는 곳이라 한다.
갈대밭을 돌아볼 엄두조차 내기 힘들었다. 매서운 바람이 손끝을 시리게 해 다음날을 기약하고 돌아섰다.
<여정 메모>
- 언제 :2021.01.07.(목) 10:30~13:30
--어디 : 달성 습지
- 누구 : 2명(청산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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