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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봄이 오는 길목 1

-봄이 오는 길목에서만난 목련꽃/달성공원에서 -

달성공원의 오리랑, 거위 가족들이 새하얀 눈 속에 나들이를 나온걸 보면 봄이 오는가 보다 싶다. 엊그제께만 해도 강원 영동 지방을 비롯한 영덕 울진 등, 동해안 지역에 내린 눈은 100년만의 폭설로 많은 피해가 따랐다. 그 중 농민과 어민의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닌 것 같다. 인간이 위대한 존재라 자위 하지만 대자연의 위력 앞에는 한없는 무기력만을 보일뿐이다. 좀처럼 쌓이지 않는 대구에도 어제는 종일토록 10㎝ 가까이나 내렸다. 2월의 눈으로서 기상관측 사상 이변이 아닐 수 없다 했다.


느지막한 아침에 시내로 나왔다. 눈 내린 옛 성 밖 골목을 - “타월골목, 오토바이골목, 화공약품골목, 돼지골목, 미싱골목” -밝아 보고 싶어서였다. 국채보상 길 양편의 쌓인 눈을 보면 대구에도 수월찮게 내렸음을 알 수 있다. 섬유회관 앞 타월골목에 내려서 오토바이 골목으로 향했다. 한 30년 전 수창초등학교 인근에 살았을 시 다녔던 인교동 인근의 좁은 골목은 사방팔방의 소방도로에 끊어져 있었다. 그래도 자동차 부속품상회 골목은 업소수가 줄어 보였지만 길은 옛 그대로 인 것 같았다.


골목은 옛 명성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질퍽한 눈길에 씽씽 달리는 오토바이 골목 에는 수많은 오토바이가 진열되어 있고, 화공약품 가게 앞에도 크고 작은 드럼통들이 내어져 있었다. 예전보다 활발해 보이지는 않지만 유리창 너머엔 미싱이 차곡차곡 놓여 있었다. 미싱 골목이 왁자지껄 하던 그때만 해도 재봉틀은 가난한 집안의 가보쯤으로 여겨졌다.


달성공원으로 가는 그 옛날의 길목에서는 약장수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들었는데... 눈 내린 길에는 장기판이 노인들을 불러보았다. 공원의 정문은 구제역 관계로 굳게 잠겨 있고, 며칠 전부터 향토역사관으로 개방을 하고 있다지만 날씨 탓인지 공원은 한산했다.


향토역사관의 전시실을 오랜만에 다시 둘러보았다.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격동기를 보여주고 있었지만 아쉬움도 많았다. <대구국립박물관>이나, 최근에 문을 연 <근대 역사관>이나, 전시유물의 양과 질이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너무 평이하다고나 할까?, 그 만큼 외세에 의한 약탈과 훼철로 빈약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 안타까울 뿐이다.


눈 덮인 성곽 위를 걸었다. 멀리 눈 쌓인 나뭇가지 사이로 관풍루(시 문화재 자료 제3호)가 보인다.


<여정 메모>

- 일 시 : 2011.2.15.(화) 11:30~14:00

- 곳 : 시내일원(달성공원, 골목/오토바이, 미싱, 화공, 공구거리 등)

- 함 께 : 청산인

- 봄이 오는 길목의 달성공원 -

- 봄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오리, 거위(달성공원) -

- 오토바이 골목을 알리는 현판 -

- 즐비하게 늘어선 오토바이들 1.-

- 즐비하게 늘어선 오토바이들 2. -

- 화공약품 골목의 화공약품들 -

- 눈 내린 골목길 정경이 아름답다 -

- 공구상가 골목의 공구들 -

- 옛 삼섬상회 터 (공사중으로 가림막으로 가리워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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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토역사관 내 전시유물 1. -

- 향토역사관 내 전시유물 2. -


- 관풍루(옛 경상감영에서 이전 건립) -


- 쉼터( 장기 놀이를 구경하고 있다.) -

- 미싱골목의 상점에 진열된 미싱(재봉틀) -

- 미싱골목 전경 -


- 일터/삶의 무게를 이끌고...(미싱골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