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 하목정(達城 霞鶩亭).
2019년 12월 30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53호로 승격되었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을 지낸 낙포(洛浦) 이종문(李宗文 1566~1638)이 1604년(선조 37)에 세운 정자형 별당 건물이다. 앞으로는 낙동강이 굽이 흐르고 뒤로는 넓은 하빈 들과 마천산(274m)이 감싸 안은 작은 구릉 위에 앉아있다.
문양역에서 하목정 성서 2번 하산행 버스는 30번 국도 달구벌대로 하빈 동곡리 교차로에서 좌측으로 꺾어 든다. 낙동강 변의 봉촌 마을을 들렸다가 성주대교 교각 밑을 돌아 천주교회 하산 공소 앞에 내린다. 하목정 150m라는 이정표를 따라 걸어간다. 길 양옆으로 들쭉날쭉 지어진 소규모 공장, 폐업으로 문이 닫힌 건물, 늘어선 장어 전문 식당과 모델 등이 어수선하게 다가왔다.
하목정은 벌써 사람으로 에워싸여 있었다. 7월에서 9월까지 백일 동안 핀다는 백일홍(배롱나무) 붉은 꽃에 취해들 있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대청과 정면 1칸, 측면 4칸의 방들이 서로 붙어서 전체적으로 "丁"자형의 독특한 평면으로 구성된 건물이다. 하목정이 보물로서 가치를 지녔음은, 인조 어필의 하목정 편액, 창틀에 남아있는 영쌍창(중간설주) 흔적, 사가(私家)에서 허용되지 않은 부연의 설치와 방구매기 처마 곡선의 아름다움을 가졌음이 아닐까 한다.
하산 천주교회 앞 30번 국도변 농로를 따라 걸었다. 동곡 마을까지 30분이면 당도하게 되는 거리라서 나선 걸음이지만, 머리맡 햇볕은 가당찮았다. 왜관으로 가는 67번 지방도 강변대교 나들목 밑 손바닥만 한 그늘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빈 들녘은 끝없이 펼쳐져 보였다. 대구·경북의 통합 신공항의 갈등이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이 넓은 하빈 들은 어떠한가? 부질없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더위를 먹었나 보다.... 저 앞으로 동곡 마을이 보인다.
“원조 할매 동곡 손 칼국수” 집이다. 사람들로 붐볐다. 1950년 6·25 동란 때 시작해, 4대째 70년의 전통을 지켜온다 했다. 골목 시장은 ‘동곡 칼국수 거리’라지만 쇠퇴해 지금은 여섯 집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고향의 2·7 장날은 사라진 지 오래인데 그나마 다행하다. 지난번 대평리와 육신사를 돌아 나올 적에 둘러보고 싶었던 곳이 아닌가.
문양역에 내리지 않고 시내로 들어간다. 역에서 시내 가는 길이 궁금했는데, 매곡 정수장을 지나 다사 고개로 넘어서는 길은 정체가 심했다. 요즈음은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다. 차량의 홍수 속에 부대껴 산다. 대실역 버스 정류장에 내렸다. 하목정 여정을 마친다. 하빈(河濱)에서 만난 향기가 그윽하다.
<여정 메모>
-언제:2020.07.31. (금) 09:30~18:30
-어디:달성 하목정
-누구:2명(남 소장,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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