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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범어 대공원 -나야 대령 기념비를 찾아가다.

- 노란 들꽃 -

  공원은 도시의 허파와 심장 같은 존재이다. 자연경관과 함께 시민의 건강과 휴양 정서 함양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서구의 공원이라는 단어 ‘Park’는 수목을 가꾸고 가축을 기르는 울타리를 두른다는 의미라 했다. 그 후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공공‘Public’과 시민의 개념이 대두되고, 공원이 일반시민에게 공개되면서 공공이 사용하는 장소가 됨에 따라 공원(Public Park)이 되었다 한다.

 

-영모재(永慕齋)-

 

  3호선 황금역 건너편 LG 헬로비전 대구방송국 옆 범어공원으로 올라서는 입구에서 ‘영모를 둘러보았다. 중화인 양달화의 추모를 위한 재사 공간으로서 1913년에 건립되어진 대구의 문화유산이다. 황금동 영모재에서 출발하여 범어동 산기슭에 있는 고()나야 대령 기념비를 찾아 나섰다.

 

  나무계단으로 올라섰다. 많은 사람이 오르내린다. 모두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더운 날씨와 된비알로 숨이 차지만,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코로나는 우리 일상생활을 많이도 바꾸어 놓았다. 숲속 공원을 산책하면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대중교통 이용 시는 반드시 착용토록 하는 행정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범어공원은 소나무와 잡목이 울창하게 섞여 있었다. 도심 속에 아름다운 공원을 가질 수 있음이 무한히 행복하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면도 있다. 공원 일몰제라는 법에 의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원을 매입하지 못하면 규제를 풀어야 하는 관계로 많은 공원이 곳곳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공의 이익이 앞선다고 하지만, 사익을 부단히 침해 해온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부문이다. 도심 속의 푸른 숲, 공원이 현저히 줄어들 것을 생각하면 정책 당국자의 의사 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우치게 되는 일이다.

 

 

-전상렬 시비/들국화 -

  범어공원 산책길은 울창하고 깊어서, 어디쯤인가가 가늠되지 않을 만큼 넓었다. 끝이 어딘지 모르게 내려서지는 나무계단을 따라, 2016년에 개관한 수성 국민체육센터를 옆으로 안고 우측으로 돌았다. 어림으로 왼편이 어린이 회관, 오른편 작은 능선 넘어가, 국립 대구박물관쯤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사거리 안부로 올라섰다. 사거리 이정표는 좌 (구민운동장), (국립 대구박물관), 직진 (나야 대령 기념비) 뒤편 (영모), 모두가 짐작과 일치했다. 또한, 긴 의자와 음수대, 화장실 등이 있었다. 공원과 고속도로 휴게소의 편의시설은 세계 어디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깔끔하다. 그래도 시민 의식은 앞서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대구는 북쪽의 팔공산과 남쪽의 비슬산(앞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형을 이루고 있다. 범어공원만 해도 용지봉(629m)을 중심으로 남서쪽으로 법이산(355m)을 거쳐 수성 못으로 이어진다. 동북쪽은 감태봉(578m), 경산의 성암산(472m)으로 가다 진밭골에서 북쪽 대덕산(599.5m) 자락을 타고 천주교 공동 묘원으로 내려선다. 당고개로를 넘어 두리봉(212.8m) 가는 는 길목에 송안산(127m?:수성소방서 앞산)을 이루고, 청호고개에서 무학산(203m)과 황청고개를 다시 넘어 범어산(137m)에 닿은 신령스러운 기운이 듬뿍 차 있는 곳이다.

 

-KBS 대구방송총국 뒷편 텃밭 -

 범어네거리로 바로 가는 갈림길에서 우측 나야 대령 기념비가 있는 KBS대구방송총국 방향으로 내려섰다. 오월이 코로나19로 인한 잔인한 봄이 되었지만, 계절은 아카시아 향긋한 꽃향기를 떨치고 변함이 없이 푸름을 발했다. 이토록 자연의 섭리는 위대했다.

 

-故 나야대령 순직 기념비 -

  저만치 나야대령 기념비가 보였다. 나야대령은 1950. 6. 25. 한국전쟁 시에 국제연합 한국위원단 인도 대표로 낙동강 전투가 치열했던 왜관 근처에서 동년, 812일 지뢰 폭발로 사망하였다. 이곳 주일골에서 화장 후 그 터에 순직 비를 세운 것이다. 2012824일에는 먼 이국땅에 묻힌 사랑하는 남편 곁에 잠들고 싶다는 유언을 남긴 미망인 비말라나야 여사도 이곳에 영현 안장식을 가졌다한다.

  *나야 대령 기념비는 2010.06.06 처음 찾아간 곳이다.

 

-나야대령 순직 기념비 안내 -

  2003년 현충 시설로 지정되었지만, 고명딸의 헌금(일백만 원)으로 안내판을 세울 만큼 아버지의 무덤이 허하게 보였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부끄러웠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마음의 거리라는 말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64(2019) 현충일 날 부산 UN 기념공원을 찾았을 때의 뿌듯했던 마음과 너무나 다름은 왜 일까?

 

-대공원 시장 앞 -

 

  대공원 상가 시장 인근 뼈다귀해장국으로 늦은 점심을 하고 구민 운동장 역에서 지상철을 기다렸다. 이다음, 시간이 허락된다면 유림노르웨이숲 아파트 또는, 수성 국민생활 체육센터, 국립 대구박물관 산책길로 해서 다시 한번 도심 속의 아름다운 범어공원을 찾아볼까 한다. 범어공원이 덜 망가지기 전에....

 

 

<여정 메모>

-일시:2020.05.17. 10:30~13:30

:범어 대공원

-누구:3(박 사장, 남 소장, 청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