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4년 부처님 탄생일이다.
여느 해 같으면 전국 각 사찰의 불자들이 봉축법요식을 열어 이날을 축복한다. 하지만 올해는 법회보다, 지금에 처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도 입제를 갖는 등 조용하게 맞았다. 2564년 후에 살고 있는 중생의 깨달음이다.
2020년 4월 30일 현재 전 세계 300만 명에 달하는 코로나19의 발생은, 2019년 12월 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견되어 12월 2일 최초 보고된 급성 호흡기 증후군(코로나19 명명)이다. 우리나라도 오늘 현재, 해외 유입 확인자가 4명이 늘었다. -(총 1만765명/대구6천852명. 경북 1천365명, 격리 해제 9천59명/완치율 84.2%, 치료 중 1천459명) -
이는, 지난 2월 18일 31번 환자의 발생 후, 지역 사회 발생 “0‘ 명으로서 72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전날 1명 포함 총 247명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생활 방역을 솔선한 전국의 모든 분야 모두의 노력이다.
오늘, 석가 탄신일(목)과 내일(5월 1일/금요일) 근로자의 날에 이은 주말과 함께 어린이날(5월 5일/화)에 이르는 황금연휴다. 그 간, 코로나19로 인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관광지 등의 집단 모임 장소를 찾는 자제 해 온 모든 것들이 일시에 풀린 듯한 느낌이다. 연휴 기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2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김포 공항은 하루 250편의 항공기가 뜬다.
집을 나서 약국에 들렀다. 마스크를 싸고 용지봉 보광사를 찾아볼까 해서다. 두 달여 동안 밖 출입은 뒷산과 진밭골 대덕지, 용지봉 언저리만 나다닌 셈이다. 코로나19는 그동안 지낸 모든 일상생활을 360도 바꾸어 놓은 삶을 - 마스크 대란. 백화점 생필품 부분 매점. 진료 병상 및 의료진 부족. 특정 종교(신천지) 대두. 연예인 기부 행렬/BTS 슈. 박 서준 등. 의료인 490명 자원봉사 나섬. 학교, 학원, 시민 문화센터. 다중 집합 시설의 문 닫음- 을 시작, 3월 초에는 모든 학교가 개학을 미루고 온라인 수업에 들어가고, 코로나19가 더 극성을 부린 “팬데믹(Pandemic:세계적대유행)”이 시작되자 190여 개국의 하늘길도 빗장. 프로야구 및 축구(5월5일/5월9일) 무관 중 개막.자영업. 소 상공인 폐업, 도산, 일자리 상실 등 -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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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엔 마스크 한 장을 사기 위해서 우체국에서 나눠준 “241“번의 번호표를 받고 2시간을 더 기다리기도 했다. 5부제 시행과 함께 일주일 2매씩 구매하던 것을, 이번 주부터 3매로 확대되었지만 쉽게 살 수 있다. 지난달에는 두 번에 걸쳐 가구당 5매씩 마스크를 배급받았다. 1960년대 초반 시골 동네 반장 집에 가서 호롱불을 켤 석유를 받았을 때와 학교에서 가루우유를 책보자기에 담았던 기억이 났다.
5월 초가 되면, 전 국민에게 가구당 100만(4인 기준) 원의 재난 지원금이 지급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가 동일하다. 코로나19는 먹고 사는 호구지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부처님 오신 날에 다시 한번 깨 닿게 만든다.
4월 중순경의 몇 날은 기온이 아침저녁으로 변덕을 부려 농작물에 냉해를 입히더니, 지난 24일 발생한 안동 풍천면 일원의 산불은 강한 바람이 큰불로 번졌다. 100헥타르(축구장 1,100개) 이상의 소중한 산림자원과 농가 주택과 축사 등을 태워 그 피해가 엄청났다. 엎친 데 덮친다는 듯이, 어제저녁에는 이천시의 물류센터 신축 공사장에서 대형 화재가 일어나 38명의 귀한 인명을 잃기도 했다. 코로나19만 해도 견디기가 힘든 상황인데 안타까운 일이다. 명복을 빌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산이 온통 푸른빛으로 가득하다. 엊그제같이 뾰쪽한 잎을 내밀었는데 신록을 바라보는 눈이 시원하다. 마무리 공사에 분주한 “범물 코오롱 하늘 채” 아파트 뒤편 범물성당 쪽으로 올라갔다. 사슴농장 옆길로 용지봉 오르는 길목 입구에 보광사가 자리하고 있다. 멀리서도 낭랑한 염불 소리가 들려왔다. 7층 탑을 중심으로 대웅전, 범종 각, 천불전으로 연등이 사바세계를 밝히고 있었다.
12시 정각! 일 년에 한 번 사천왕상이 자리한 천왕문 위 범종각의 대종을 치면서 공덕을 빈다. 세 번을 친 스님의 뒤를 이어 불자들이 소원을 빌면서 한 번씩 친다. 난, 세 번째로 범종 공덕을 올렸다. 사바세계 중생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청아한 종소리는 멀리멀리 나아갔다. 대웅전 앞 뜨락에 하늘로 한쪽 팔을 치켜세우고 선 아기 부처에게 맑은 물, 세 번을 드리웠다. 부처님을 공경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맑기 위해 세상의 모든 때와 근심을 씻어내는 관불의식이다.
큰 법당에 올라 삼배하고 공양 간을 들러 공양을 마치고 절을 나섰다. 4월을 마지막 보내는 날의 낮 기온이 22도를 넘어 오월 중순 같았다. 범물2동의 “성주배씨 정려비”가 있는 보호수가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시어머니를 극진히 봉양한 배부인의 효행을 기린 정려비다. 보호수의 나뭇잎도 며칠 전보다 더욱 우거져 보였다. 가까운 지산 초등학교 옆에도 “효자하잠동지려비(孝子河潛同之閭碑)가 있고 지산문화센터 인근에도 ”중화양씨 효자각“이 있다.
범물 공원에서 한참 동안 휴식을 했다. 코로나19의 사태가 하루빨리 회복되어 우리의 일상생활이 활기를 되찾았으면 한다. 부처님의 자비가 업보의 중생들에게 골고루 닿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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