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황금가면

한라산 -천상(天上)의 길을 걷다

 

- 천상의 길/한라산 -

 

   한라산은 언제나 올라도 가슴이 푸근하다. 하지만 한라산의 네 계절을 느껴보기에는 그리 녹룩하지는 않다. 그간 제주도를 많이 찾았지만, 그중 한라산의 정상을 열 번 넘게 올랐으니 등산을 위주로 들락거린 셈이였던가?

 

   이번 산행은 돈내코  탑방로를  오르고자 한다. 윗세오름 대피소를 기준으로 돈내코, 어리목, 영실 탐방로는 봄의 철쭉꽃이 만발할 때나, 뭉게구름 내려앉는 여름, 억새가 나풀거리는 늦가을, 온천지가 새하얗게 눈 덮인 겨울…, 한라산의 매력을 풍기는 곳이다.

 

  돈내코 등산로는 1974년에 첫 개방 후 심각한 자연 훼손 때문에 1994년부터 휴식년제로 제한된 곳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무려 15년 만인 2009년 12월에 재개방을 한 코스로 한번도 올라보지 않았기에 꼭 걸어보고 싶었다.

 

  제주도는 한라산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경관의 새로운 볼거리, 새로운 놀 거리, 새로운 먹거리가 유혹을 한다.

 

<여정 메모>

-일시:2014.7.4. (금)~7.6.(일) 2박 3일

- 곳 :한라산(돈내코 등산로/영실-돈내코)

-함께:4명(임 관장, 박 회장, 황 역장, 청산)

 

□ 제1일:7.4. (금):출발(동대구-부산-제주)

 

 

- 동대구 역/역전의 용사들?-

 

 

- 풀랫폼으로 들어오는 KTX 307 열차/구포 행 -

 

KTX 기차로 부산 연안 부두에 닿았다. 저가 항공편으로 한라산 산행이 쉬워졌으나, 선편을 이용하는 꾼도 많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사건(진도 앞바다 침몰: 탑승 476명, 사망 294명, 실종 10명 * 단원고 학생 325명)으로 배편을 꺼리는 분위기로 말미암아 600명이 넘는 정원의 파라다이스 호는 200여 명이 함께했다.

 

 

- 부산 연안여객선 터미널 -

 

건건테마 여행의 전인규 사장과 등산 대장을 만났다. 19:00에 부산연안 부두를 떠나는 서경 파라다이스 호는 어마한 위용으로 다가왔다. 7천 톤에 가까운 큰 배로 613명의 승객을 싣고서 부산에서 제주까지 평균 24K nots로 12시간을 항해한다. 세월호의 참사를 생각해보지만 이런 배가 변을 당할 수가 있을까 의아해, 할 뿐이다.

 

 

- 서경 파라다이스에 오르다 -

 

 

- 부산항 대교 밑을 지나는 서경 파라다이스 호 -

 

 

-되돌아 보는  부산 항/서경 파라다이스 호애서 -

 

 

- 등대/영도섬?-

 

부산항을 벗어나면 오른편으로 영도 섬이 전송을 한다. 뒤로 산복 도로의 집들이 저녁 햇살에 곱게 물 들이고 있었다. 부산항대교 밑을 지나면서 쳐다보는 다리 위용은 가슴에 전율을 느끼게 했다. 2006년 12월 4일 착공, 지난 5월 22일 개통된 부산항대교는 주 탑의 높이가 190m인 사장교로서 해수면에서 60m 위에 상판이 얹힌 남구와 영도를 잇고 있다.

 

 

- 멀리 부산 시가지가 노을에 묻힌다/서경 파라다이스 선상.-

 

서경 파라다이스는 많은 승객을 태우는 만큼 대형 식당과 레스토랑, 편의점, 오락실, 노래방과 함께 지하 3층에는 대중탕도 갖추고 있었다. 또한, 선상라운지의 포장마차에서는 생선 굽는 내~음이 코를 벌름거리게 했다. 맨 꼭대기 층의 대여섯 아름이나 되어 보이는 굴뚝엔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 제2일:7.5. (토):산행(영실 탐방로-돈내코 탐방로)

 

 

 

- 여명/ 빗 방울이 떨어진다/파라다이스 선상에서--

 

새벽잠을 깨웠다. 2014년 브라질에서 개최되고 있는 월드컵 축구 8강전(01:00/프랑스&독일, 05:00/브라질&콜롬비아) 경기가 선실을 지키고 있었다. 파라다이스는 지치지도 않는지 검푸른 바다를 힘차게 가른다. 갑판으로 나서니 밤새 고기 잡는 어선들의 불빛이 함께 따랐다. 밤하늘을 쳐다보는 얼굴에 빗방울이 간간이 내려앉았다. 그저께만 해도 오늘 날씨는 종일 구름이 끼일 것이라는 예보였고, 동대구역 출발 때는 오후 늦게 즘 내릴 것이라 했다. 하지만 여명도 오기 전에 비를 뿌렸다. 지난밤에, 오전부터 오겠다 한 불안이 현실로 다가왔다. 심호흡을 했다.

 

 

 

- 제주 항/멀리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

 

 

- 등대/제주 항 -

 

 

- 영실 탐방로 소나무 군락지 -

 

 

08:30분의 영실 휴게소!

1100도로(1139번) 영실 대피소로 가는 길목에서 비는 간을 들었다 놓아 다를 했다. 배낭 덮개를 시우고 등산화 끈을 조여 맸다. 판~초우의 대신 작은 우산을 펼쳤다. 한라산에서 드물게 소나무 군락지를 오른다. 이 따끔 산 목련화 같은 흰색의 꽃을 피운 나무들이 마중했다. 산 아래 이름 모르는 오름 위로 안개가 밀려왔다 밀려갔다. 한라 10경에 이름을 올린 영실기암의 전경이 오른편 능선으로 늘어서 있다. 병풍바위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계곡은 한라산 너른 품을 펼쳐 보인다. 드문드문 일찍 올랐던 사람들이 비를 맞으면서 내려왔다.

 

 

 

- 영실 탐방로에 핀 꽃 -

 

 

- 영실 탐방로에서 내려다 본 오름들 -

 

- 영실기암/제주 영주 10경 증 8경- 

 

 

- 영실 병풍바위 -

 

 

- 병풍바위에서 내려다 본 영실 계곡 -

 

 

- 윗세 오름에서 내려오는 관광객 -

 

 

- 계곡을 올라오는 산 안개 -

 

 

- 윗세 오름으로 가는  하늘 길 -

 

 

병풍바위 등성이에 올라서면 서북 화구벽이 눈을 크게 뜨게 만든다. 윗세오름 가는 천상의 길이 열린다. 길 양옆의 족은 오름은 초록 바다 수평선을 그린다. 노루 샘을 지나면 윗세오름 대피소가 지척이다. 화구벽을 따라 하늘 닿는 길과 푸른 바다에 헤엄치듯이 걸으면서 행복을 음미한다.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있지는 않지만, 북벽의 모습은 아름답고 신비스럽게 다가온다. 7월 신록의 바다에 떠 있는 한라산을 바라보는 가슴은 벅차다.

 

 

 

- 윗세 오름 대피소-

 

 

-  날씨/윗세오름 대피소 내 -

 

 

 

-윗세 오름 풍광 -

 

윗세오름 대피소 매점에서 커피 한잔을 마신다. 행복함 속에서도 나른해진 온몸을 잠시 여민다.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방아오름 샘터로 내려가는 길목에서는 세찬 바람까지 몰고 왔다. 남벽 분기점에 닿았다. 어리목에서 윗세오름과 남벽(서 북벽)을 돌아 정상인 백록담으로 1990년도 초반까지는 허용이 되어 오른 적도 있다. 그 뒤 남벽의 산사태와 심한 훼손 때문에 남벽 분기점에서 더는 오를 수 없도록 했다. 지금 한라산 정상은 성판악과 관음사로 해서만이 오를 수 있다.

 

 

-방아오름 샘 -

 

 

- 방아오름 전망대 바라본 남벽 -

 

 

-남벽 분기점 통제소  -

 

남벽 분기점 전망대에서 남벽을 쳐다보았다. 산안개와 비. 바람 때문에 여유롭게 바라볼 수조차 없었다. 예정대로라면 이곳에서 점심을 먹을 자리인데 웃비가 그칠 때까지 종종걸음 질을 했다. 평궤 대피소에 자리를 잡았다. 머리를 구부려야만 들어갈 수 있는 자연 암반을 이용하여 쌓은 무인 대피소로 관리가 되지 않아서 실내는 어두컴컴하고 퀴퀴했지만, 늦은 점심에는 더할 나위 없었다. 평궤 대피소를 나서면 돈내코 관리소에 이르는 5Km 구간은 나무 숲 터널 길이다. 어차피 경관은 바랄 수도 없는데, 비. 바람을 피할 수 있어서 안성맞춤 격이었다. 휴식년제 때문에 옛길 그대로 돌들이 울퉁불퉁 발목을 잡기도 했다. 산 꾼들의 발걸음이 뜸하다 한다. 정상에 이르지 못하고, 뛰어나지 않는 경관과 지루한 길목에 불편한 교통이 더한 모양이다. 한 시간 반의 걸음 품에 서귀포 시가지가 저만치 안갯속을 내밀었다. 광활한 개활지가 바다로 끝없이 달린다. 빗방울도 함께 뛰었다.

 

 

 

-평궤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라산 -

 

 

- 평궤 대피소 -

 

-

-평궤 대피소 안 -

 

 

-자생 버섯 -

 

 

- 물통/ 돈내코 길목의 습지대? -

 

 

- 드디어 밀림을 벗어나 마지막 종착지를 향하여-

 

 

- 서귀포 시가지 일원-

 

 

- 돈내코 탐방로 관리사무소 -

 

 

- 섶섬/보옥 포구에서 -

 

시인은 갈림길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로 간다 했다. 마음에 오랫동안 품었던 하늘길을 걸어왔음에 정말 행복했다. 보옥 포구에서 아름다운 섶섬을 바라보면서 제주 일미(첫 번째) 자라 돔 물 회로 돈~내코 산행의 자축 잔을 부딪쳤다.

 

 

□ 제3일:7.6. (일):귀대(제주-부산-동대구)

 

태종대 등대를 좌현으로 끼고 파라다이스는 부산항으로 뱃전을 맞추었다. 오륙도 섬이 가까이 따라오다 멈추어 섰다. 부산항 대교 아래로 서서히 지나간다. 세계로 뻗어 가는 상선에는 한국의 힘이 가득 쌓여 있다. 좋은 아침이다. 07:50분  동대구 행 제1208호 무궁화 기차에 몸을 실었다.

 

 

 

-  한국의 희망 - 

 

 

 

- 부산 항에 닻을 내리고 -

 

 

- 다시 일상의 셰걔로 가는 길/부산 역 -

 

 

 

- 꿈 -

'황금가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도(浮屠)37-화엄사  (0) 2014.10.04
이순신(李舜臣) 공원  (0) 2014.09.02
삼대(三代)의 희망을 쏘다  (0) 2014.08.16
부도(浮屠)36-월정사  (0) 2014.07.01
그리움을 찾아 가는 길  (0) 201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