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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잃어버린 땅-대마도

- 조선 통신사 비 -

아침 10시!

토리 이(鳥居)를 지나 돌계단을 따라 하찌마 신사로 올라간다. 입구에는 아름드리 록 나무와 삼나무가 수문장처럼 우뚝 서 있다. 그 뒤로 우리나라 사찰의 금강문(천왕문)과 같은 신사로 들어서는 높다란 대문의 천장에는 금강역사와 닮은 목조 인왕상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길 양옆 산자락에는 비석과 석등이 즐비하다. 죽은 자와 산 자들이 함께 공유하는 공간으로 자리하는 곳이다.

손과 입을 청결히 하라는 데 미즈 야(手水舍)를 지나자 저만치 신사 건물 앞에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다양한 원복 차림의 유치원 어린이들이다. 여나 명으로 짝을 이루어 신사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선생님을 따라 춤을 추면서 모두 신명 나 한다. 외국에서 온 사람인지 아랑곳없이 쳐다보고 장난을 걸어오면서 깔깔 된다.

어제저녁 산책길에 서다.

“할아버지 일본, 일본~요. 우리나라를 괴롭힌 나라. 그리고 우리나라 왕비를 죽인 나라에요?”

스마트 폰에서 또박또박 들리는 6살 외손녀의 말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별아 옛날에는 우리나라가 힘이 없었지만. 지금은 힘이 강해져서 괜찮단다”라는 말로 얼버무렸지만 배움의 힘이 얼마나 큰지 생각게 했다. 눈앞에서 재롱을 부리는 저 어린아이들은 어떻게 대답을 할까? 가슴이 멍해 왔다.

부산에서 맑은 날에 맨눈으로 볼 수 있는 49.5km거리에 대마도가 위치한다. 의병으로 민족혼을 일깨운 조선 후기 문신 최익현 선생이 유배를 갔을 만큼 가까운 곳이기도 했다. 또한, 일찍이 고려 우왕 ․ 창왕의 정벌에 이어 세종 1년(1418) 이종무 장군의 대마도 정벌로 조선에 속했으나 임진왜란의 무력침공 강점으로 잃어버린 땅이 되어버렸다.

대마도 하면 덕혜옹주(德惠翁主)의 기구한 삶을 생각한다. 잃어버린 나라 덕수궁에 핀 마지막 꽃으로서 그녀는, 1912년 고종(高宗:조선 26대 왕)의 고명딸로 태어났다. 8살 어린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福寧當 梁貴人)마저 18살에 돌아가셨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는 다케유키(쓰시마섬 도주의 후예)와의 결혼마저 순탄치 않아 오랫동안 정신병원 입원, 이혼과 딸의 자살 등 비극을 겪는다. 1962년 귀국한 창덕궁 낙선재 삶마저 온전하지 못한 체 1989년 4월 21일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한 여인이다.

오류회원 여덟 명이 나선 여정의 대마도는 부산에서 뱃길로 한 시간 만에 닿았다. 가볍게 나선 걸음 이었는데, 이즈하라 시 내에서 덕혜옹주 결혼봉축기념비와 조선통신사 비, 고려문과 대마도 역사자료관을 돌아보면서 마음이 착잡했다. 잊고 지내는 우리의 땅 대마도에서 슬픈 역사의 발자취를 걷고 있다는 자괴감이 들어서다.

대마도는 동국여지승람(팔도총도:16세기 중종 때 제작)과 대동여지도, 항공방어지역지도(한국 전 후 미군이 제작)등에 우리의 땅으로 표기 되어 있다. 마산시(현 창원시)는 3월 18일을 “대마도의 날”로 조례로 정한 바 있다. 2005년 2월 22일을 시마네 현이 “다케시마(죽도)의 날” 선언한데 대해 이종무 장군이 마산포를 출발한 날에 근거 제정한 용기 있음에 가슴이 찡하다.

한국 독도연구원장 이부균 님은 “독도 어떻게 지킬 것이며, 대마도 어떻게 찾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최근의 한․ 중․ 일의 영토분쟁은 동상이몽 아닐까 했다. 검푸른 바닷물이 가슴을 할퀸다.

<여정 메모>

-일 시 : 2012.11.8. (목)~11.9 .(금) 1박 2일

- 곳 : 대마도 일원

-함 께 ; 8명(오류회원)

 

-대마도 사신 행렬도 (대마도 역사 자료관)-

- 덕혜용주 봉축결혼 기념비 (황녀의 삶을 경청) - 

- 하찌마 신사의 토리이 -

- 전원주 선생님과 함께(소설가 나카라이 토스이 문학관 가는 길) -

- 토스이 선생이 번역한 춘향전 (토스이 문학관) -

 - 수선사 최익현 순국비 -

- 도오포대 (포 장치바닥에서 올려다본 광경) - 

- 도오포대(포신을 숨겨둔 굴 내부) - 

 - 은행나무와 유주(원통사 경내/일본에서 가장오래된 나무 1500년) -

- 에보시타케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 - 

 - 와타즈미 신사 (바다의 신을 모신다는 전설을 가짐  ) -

 - 만간교( 러시아 함선을 유인키 위한  인공 수로를 만든 곳에 설치한 다리) -

 - 만간교에서 내러다본 인공 수로 -

 - 이즈하라 시내의 밤 거리 -

 - 이즈하라 항( 하 대마도) -

- 히타카츠 항(상 대마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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