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황금가면

부도(浮屠)33 - 석골사

                

 - 초추홍엽(운문산) -

   270년 전(1737년 영조13) 함화당대선사(含花堂大禪師)가 잠들어 있는 석골사(石骨寺)는 운문산 상운암 깊은 계곡에 자리하고 있다. 신라 제24대 진흥왕 12년(560) 비허(備虛)스님이 창건했다는 설과 제36대 혜공왕 9년(773) 법조 스님 때 창건되었다고 전하는 석골사는 함화스님의 중창으로 사세를 확대했다 한다. 그 후 1950년 공비소탕 시 불타 1980년대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는 조계종 15교구 통도사의 말사다.

   명산대찰이라고 통일신라와 호국불교를 내세웠던 고려 시대를 거치면서 융성했던 사찰은 숭유억불 정책으로 유교를 받아들인 조선 시대를 거치는 동안 선종 사상과 함께 산속의 승가람으로 자리했다. 그만큼 산 높고 골 깊은 곳에는 큰 사찰이 있음이다.

   절을 찾아가는 데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나는 그중에서 탑(부처님의 사리 봉안)과 부도(스님의 사리 봉안)를 만나기 위서라 할 수 있다. 석골사는 그동안 여러 번 들린 적이 있으나 매번 산행하면서 지나는 길목 의 사찰이었다. 하지만 금번은 산행보다 부도를 찾아보는 것이 먼저였다. 절에는 많은 문화재가 있다. 우리나라 문화재 중에 불교 문화재가 많이 남아 있음도 산속 깊이 자리한 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석골사를 기점으로 하는 산행은 여러 곳이다. 특히 영남 알프스 산 군중에 두 번째 높이인 운문산(1,188m)을 찾는 산 꾼들이 사계절 붐빈다. 수리봉으로 해서 오르는 억산과 운문산에서 딱발재를 거쳐 내려오는 비룡능선 길이나 범봉 능선도 사랑을 받는다. 멀리는 가지산(1,240m)에서 운문산을 넘어 내려오기도 한다. 산행은 운문산 서능(석골 폭포-650봉-전망대-함화산-운문산)으로 오를 참이었으나, 폭포를 지나 정구지 (부추)바위에서 동의 굴(허준이 스승 유의태의 시신 해부장소)로 해서 전망대(폭포 길과 합류)로 올랐다. 정상은 억새꽃이 바람에 나부끼는 가을이 성큼 달려와 있었다.

 “스님 부도밭이 어디쯤 있습니까?”

  극락전을 내려오면서 마당의 스님께 물었다. 부도 밭이 좁은 산자락 에 축대를 쌓아 만들어져 있다기에, 산행할 때부터 폭포 건너 산비탈을 눈여겨 살폈지만 보이질 않았다.

 “예, 여기서 한 300m쯤 내려가면 있습니다.“

   부도는 폭포를 지나 두 번째 주차장 위 오른편 산기슭에 잡초와 널 부르진 나뭇가지 사이로 살포시 보였다. 종형의 부도는 세월의 흔적에 검게 보였는데 그 위로 산 그림자가 내려앉아서 더욱 어둠침침했다. 두 동강이 난 함화당대사의청지탑(含花堂大師儀淸之塔))이라 적혀있는 비 뒤편의 부도가 함화스님 임을 알 수 있으며, 뒷면에는 명문이(上佐學聰文戒道宇任宇錦宇乾隆二十丁巳四月二十七日立’-함화스님의 상좌인 학총ㆍ문계ㆍ도우ㆍ임우ㆍ금우 스님 등이 1737년(영조 13)에 건립.)새겨져 있다. 또한, 탑신과 보주가 단일 석으로 다듬어져 있으며 기단은 상ㆍ중ㆍ하 3단으로 되어있었다. 그 앞으로 비()가 없이 '회적당(晦跡堂)'이라는 당호만 탑신에 새겨져 있는 1기의 부도가 더 있었다. 함화스님의 부도보다 세련미가 훨씬 떨어질 뿐 아니라 투박스러워 보였다.

   어느 절에 가도 절 입구의 한적한 공간에는 그 절에서 먼저 입적한 스님들의 부도 밭이 있다.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번뇌의 마음을 가다듬게 한다. 어쩌면 부도는 삶과 죽음의 무상함을 소리 없이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 입적한 법정 스님은 “사리도 찾지 말고 탑도 쌓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모두 버리고 훌훌 떠나시고 싶었던 모양이다. 삶과 죽음이란 무엇인가.

  저만치 석골사를 되돌아본다.

<여정 메모>

-일 시:2012.10.06.08:00~17:00

-곳:석골사(운문산 산행:9km.6시간)

-함께:2명(큰 사위, 청산)

- 부도밭(함화당선사.회적당스님) -

- 석골사 극락전 -

- 동의 굴 -

- 동의 굴 안에서 바라본 모습 -

-칼바위 절벽(멀리 바라보이는 밀양 산내면) -

-  드디어 정상을... - 

- 산꾼들(운문산 정상) -

- 가을이 성큼 내려않은 정상 -

- 상운암의 오후 -

- 너덜밭의 돌 탑 -

- 석골 폭포(가믕으로 수량이 극히 적다.) - 

- 가을의 전령 단풍(운문산 서릉 길목에서) -

'황금가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잃어버린 땅-대마도  (0) 2012.11.15
가을을 걷다 ∐  (0) 2012.10.26
하늘 다리  (0) 2012.09.23
가을을 걷다  (0) 2012.09.11
팔공산 달빛걷기  (0) 2012.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