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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하늘 다리

 

 -하늘다리-

  제16호 산바 (SANBA)가 16일 오전 제주도에 상륙한다는 기상 특보 때문인지 하늘은 온통 회색 구름으로 덥혀 있다. 최근 제15호 태풍 '볼라벤 “과 제14호 태풍 ”덴빈 “으로 한바탕 난리를 치고 갔는데, 또다시 강력한 ”산바 “가 올라온다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시등회(市登會) 정기 산행으로 팔공산 왕건 길을 걷기로 하고 신숭겸 장군 유적지에서 만나 물소리 따라 계곡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마지막 가는 여름 아쉬움에 매미는 요란스럽게 울어 됐다. 길섶은 이름 모를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었다.

  왕건 길은 동구청에서 다듬어 지역의 올레 길로 선을 보인 것이다. 그 첫 구간이 “용호상박 길”로서, 신숭겸 장군 유적지에서 고개등성이(만디)를 넘어 열재까지다. 1000년 전 고려 태조 왕건과 후백제 견훤이 동수(현 지묘동)에서 싸움을 벌여 패한 왕건이 목숨을 구한 곳이 왕산이며, 파군 재는 백제 군사가 진을 쳤던 곳이라는 설화가 전해온다.

  흙탕물로 가득 채워진 대곡지를 지나면 왼편 산자락으로 정면 4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 “경주최씨 한천공파”의 원모재(遠慕齋)를 만난다. 길은 어느새 제법 깊은 골자기로 들어왔다. 개울 둑 위로 가정집 같은 사찰 대원사를 돌아서면 저만치 하늘이 트이면서 황톳길 전망 좋은 고개 만디(언덕)에 올라서 진다. 산안 개로 전망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지난달 “팔공산 달빛 걷기대회 “때 걸었던 구암마을이 아련히 보였다. 그 뒤로 팔공 지맥인 환성산과 초례 봉이 구름을 이고 달려가고 있었다.

  한 시간 남짓 걸음 품을 팔면 열재에 닿는다. 열재는 미대동(속골)에서 중대동(중리) 넘나들던 옛 고개 길이다. 그 예전엔 열 명이 모여서 넘었다고 붙여진 이름만큼이나 깊은 산 속이다. 올레 길을 찾는 사람 외에는 넘을 이가 없을 만큼 잊힌 길이다. 차량 진입을 막는 차단기를 넘어서면 전망대가 나온다. 팔공산의 주봉인 비로봉뿐만 아니라 눈 앞 멀게 보이는 산도 잿빛 구름에 덮여있고 발아래 내동 마을이 다소곳 앉아있다..

  두 번째 구간으로 접어들었다. “열린 하늘길(4.5km)”로 이름이 붙여진 열재에서 거저산 (520m)를 올라 용수동 부남다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초입부터 된비알이 시작되었다. 소나무와 아카시아 나무가 울창한 능선을 올랐다. 구름다리다. 미대동(내동)에서 신용동(용진) 마을로 오가는 고개로 끊어진 능선을 아치교를 놓았다. 폭 2m, 길이 20m, 높이가 15m 정도 되어 보이는 하늘길이다.

  돌담이 세월을 머금은 마을을 돌아 나와 부남다리에 내려섰다. 공산 댐 상수원인 용수천 맑은 물이 콸콸 시원스럽다. 오늘 나들잇길의 종착점이다. 하루에 여 나음 번 올라오는 마을버스는 40 여분을 기다려야 한다.

<여정 메모>

-일시: 2012.9.15. (토) 09:50~13:20

- 곳: 왕건 길(용호상박 길, 열린 하늘길)

-함께: 3명(시등회원)

※인근 둘러볼 곳 : 신무동 마애불 좌상 (시 유형문화재 제18호)

                           용수동 당산 (시 민속자료 제4호)

- 표충단 (신숭겸 유적지 내) -

- 왕건 길 안내도 (제1구간:용호상박의 길) -

- 대곡지 전경 -

- 원모재 (경주최씨 한천공파) -

- 대원사  (장독대가 아름답다)-

- 소원 만디로 가는 황톳길 - 

-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 -

- 하늘 다리 (좌/내동. 우/신용동) -

- 아름다운 꽃 한 묶음 -

- 아름다운 꽃 두 묶음 -

- 하늘 마루에서 (신무동 전경) -

- 용수동 당산 -

- 용수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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