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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모릿재를 넘다


- 평창군 대화면 신리에서 진부면 마평리로 넘는 고갯길 -

모릿재를 넘었다. 옛날 선조가 진부에서 대화로 그 반대로 진부 오일장을 발이 부럽도록 종일 걸어서 넘었던 길이다. 그토록 힘겹게 넘었던 고갯마루는 터널이 뚫려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는 10 여분이면 넘어선다.

작은 황병산(1,430m) 기슭의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집으로 내려오는 길목의 단양 고수동굴을 보기로 하고 횡계나들목에서 영동 고속국도로 진입했다. 3일간의 연휴 마지막 날이자 석가모니 탄신(불기 2556.4.8.)이 겹친 정체를 예상은 했지만 실로 엄청났다. 한 구간만인 진부나들목으로 나와 면 소재지를 빠지는 길도 마찬가지였다. 오대천 강변을 따라 뻗은 59번 국도로 정신없이 달리다 마평리에서 한적한 골짝 길로 접어든 것이 모릿재를 넘게 됐다.

이번 여정에는 외손자 ․ 손녀를 데리고 횡성 둔내 「청태산 자연휴양림」 인근<성우 리조트>에 숙박을 정한 뒤 대관령 양떼목장을 가기로 했다. 대구에서 중앙 고속국도를 타고 원주에서 영동 고속국도를 경유 4시간여 만에 사람들로 붐비는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후덥지근한 날씨가 어디선가 먹구름을 몰고 와 소낙비를 주룩주룩 뿌려댔다. 비가 내린 산은 더욱 푸르렀다. 안개가 내려앉은 스키장 정상으로 케이블카는 쉼 없이 오르내렸다.

한바탕 요동을 치던 빗줄기가 걷혀 원주 부론면에 있는 법천사 지와 거돈사 지를 찾았다. 두 절은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져 고려 시대 융성하였으나 지금은 폐사지로 남아있는 곳이다. 명봉산 기슭의 법천사지(사적 제466호)를 찾으니 넓디넓은(7만 1,338㎡) 절터의 곳곳이 파란 비닐로 덥혀 있어 아직도 발굴 중임을 말하고 있었다. 법당 등 건물은 남아 있지 않지만, 왼편 산자락의 고려 시대(1086년)에 건립된 지광국사현묘탑비(국보 제59호)와 마을 안 당간지주를 보면서 번창했었던 사세를 짐작할 따름이었다.

거돈사지(사적 제168호)가는 길은 확장 공사를 하는 좀재 너머 현계산 정산리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었다. 들머리에는 만신창이 세월 속에서 폐사지의 아픔을 지켜보았을 느티나무가 한 그루가 서 있다. 그 뒤로 보이는 삼층석탑(보물 제750호)이 황량함을 더했다. 탑의 동쪽 산기슭에는 원공국사 지조(930∼1018)를 위한 최충(1025년)이 문장을 짓고 김거웅이 글씨를 썼다는. 원공국사승묘탑비(보물 제78호)가 있다. 북편 금당 뒤편에는 원공 국사승묘 탑(보물 제190호)이 재현되어 세워져 있었다. 원래의 묘탑은. 법천사 지광국사 현모 탑과 함께 경복궁에 자리하고 있다 한다. 어느새 경복궁 뜰 안을 기웃거리고 있다.

대관령 삼양목장의 매표소를 들어서면 “식량안전보장책은 산 개간뿐이다.” 라는 “이건 전중윤(以建 全仲潤)”의 휘호가 커다란 돌에 새겨져 있다. 전후 궁핍했었던 그 시절 선각자의 미래비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눈을 들어 쳐다보면 풍력 발전기의 큰 날개처럼 엄청나게 찾아온 관광객을 보고 놀라게 된다. 대형 버스는 쉴 새 없이 관광객을 전망대로 실어 올렸다. 안개 로 먼 강릉 땅은 볼 수 없었지만,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들이랑 초록의 광활한 풀밭에 누워 되새김하는 소떼를 보노라면 마음은 저절로 싱그러움이 듬뿍 안 겨온다.

하룻밤을 새운 짧은 여행이었지만 향기로운 추억을 차곡 하게 쌓았다.「좀재」를 넘어 거돈사지를 찾았고, 힘겹던 진부장과 대화장「모릿재」를 넘기도 했다. 「원동재」는 평창강 맑은 물길을 휘감는 고부랑 고개다.

재 (嶺)는 오늘도 내일도 걸어가야 하는 인생의 삶이다.

<여정 메모>

- 일 시 ; 2012.5.27. (일)~5.28. (월) 1박 2일

- 곳 : 강원/원주,횡성. 충북/단양

- 함 께 : 7인 (청산내외, 큰딸 가족/3,작은딸/2)

- 법천사 지 -

- 발굴중인 현장 -

- 지광국사 현모탑 비 -

- 법천사지에서 -

- 법천사 당간지주 -

- 거돈사지 -


- 거돈사지 삼층석탑 -

- 거돈사지 느티나무 -

- 거돈사지 부재-

- 거돈사지에서 -


- 대관령삼양목장 -

- 삼양목장에서 -


- 삼양목장에서 -


- 풀을 뜯고 있는 양떼 -

- 한가로이 누워 있는 소 -

- 냠냠 ~ -

-

- 종류석 (고수동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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