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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봄이 오는 소리 Ⅳ


- 장육산 아래 다랑논( 논빼미 끝머리에는 아직도 힌 눈이 남아있다.) -

새~악시 수줍은 얼굴같이 산수유가 노랗게 꽃망울을 피우자, 담벼락 너머 목련이 부푼 젖가슴처럼 솟았다. 하지만 봄은 새하얀 눈을 밟으며 조용히 더디게 걸어오고만 있었다.


장육산(將六山:680m)으로 갔다. 설에 의하면 신라 때 여섯 장군이 무예를 연마하던 곳이라 해서 불러지는 산이다. 또한 정상에서 북 서편 쪽으로 10여분 못 미친 거대한 바위아래 돌문을 넘어서면 장군들이 수도를 하였다는 육장굴이란 두 개의 자연굴이 있다.


<청도 장육산 마애여래좌상>(도유형문화재 제393호)은 육장굴 위편 안부에서 정북으로 200m 정도의 사면을 거슬러 내려서면 한 폭의 바위 군이 나타난다. 그 바위에 고려 후기 대로 보는 선각으로 새겨져 있다.


장육산은 이러하듯 알알이 전설이 얽혀 있는 곳으로서 근자에 많은 산 꾼들이 찾아들고 있는 산으로서, 나 또한 3번째로 찾아가는 곳이기도 했다. 신원교를 지나 오래전 올랐던 기억을 들추어 들머리를 찾았지만 길목은 낯이 설었다.


몇 일전에 내렸던 폭설과 어제만 해도 강풍으로 이상 기온에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봄이 오는 자연의 섭리는 포근하기가 그지없었다. 된비알을 40여분 올라서니 북사면으론 아직도 발목이 푹푹 빠지게 할 만큼 춘설이 걸음을 더디게 붙잡았다. 그 뒤편으로 장육산이 머리를 살포시 내밀었다.


오후 한시가 넘은 시간에 정상에 올라섰다. 2시간 반을 조금 더 걸음품을 팔았던 것 같다. 멀리 운문호가 아득히 보이고 동남쪽으로 운문산과 마주한 억산의 웅장한 자태는 기품을 잃지 않아 보였다.


육장굴 쪽으로 러셀을 하여 내려섰다.<마애여대좌상>을 찾기가 쉽지를 아니해서 온통 새하얀 눈밭을 헤매고 있는 셈이다. 정상을 오르기 전엔 박달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지능선 쪽으로 갔다가 되돌아오기도 했다.


장육산을 두 번 오를 때 까지는 정상만을 다녀왔다.<마애여래좌상>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 이였다. 진작 <마애여래좌상>을 보기 위해서 올랐는데, 눈 속만을 헤집고 보니 꼴이 말이 아니었다.


집 사람의(고향)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장육굴 안부에서 북쪽 펑퍼짐한 사면을 가로 질러서<마애여래좌상>을 찾을 수 있었기에 평온한 마음이 되었다. 정족산에서 올라온다는 여남은 되어 보이는 산악회 팀을 만나 뒤로하고 육장굴로 내려왔다. 그동안 입구에서만 본 굴인데, 좀 더 깊어 보이는 오른편 굴 안으로 들어가 벽면과 천정을 둘러보았다.


“여기는 장군이 주먹으로 친 곳이고, 여~ 천장은 장군이 일어 설 때에 머리를 부딪쳐서 움푹 들어간 자리라 했는데.......”

집 사람이 어린 시절의 추억을 줄줄이 토해냈다. 덕분에 그 귀한 보물을 볼 수도 있었다.


벼 그루터기만 남아 있는 다랑논에는 물이 흥건했다. 올해는 풍년이 들지....... 지난 정월 대보름날 달빛은 무척이나 흐렸는데?


산자락 길섶의 버들강아지(갯버들)가 뽀~하얀 봉우리를 피워 봄을 재촉했다.


<산행 메모>

- 일 시 : 2010.3.13.(토) 10:20~16:20

- 곳 : 장육산

- 함 께 : 4명(남 수하, 청산, 부부)


- 담벼락 너머 젖가슴처럼 봉긋이 피어나는 목련 꽃망울 -


- 더디 찾아오는 봄을 시샘이나 하듯 장욱산 정상 일원의 새하얀 눈밭 -



- 청도 장육산 마애여래좌상(도 유형문화재 제393호) -

- 장육산 가는 길목의 자인 오일장 풍경(3.8일 장) -


- 자인 오일장 풍경(채소전) -

-

- 장육산 정상 아래 민가 모습 -

- 정상에서 바라본 운문산과 그 옆의 억산(오른편) 전경 -


- 육장굴로 내려서는 통천문의 돌문에서 -

-

- 장군이 주먹으로 친 바위 구멍 -

- 아래에서 바라다 본 육장굴 전경 -

- 하산 길목의 민가 모습 -

- 하산 길목 계류의 폭포 모습 -

- 곡란리 곱두리 못의 물넘이 폭포와 노거수 -

- 곡란리<난포고택>( 시 유형문화재 ) -

- 미산리 뒷숲 전경 -


- 장육산 산자락 깊섶에 핀 버들강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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