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펄펄 내리는 날!
문득 기차를 타고 먼 곳,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일상의 삶에서 작으나마 얻고 싶은 보상이 아닐지 생각된다.
" 내일 눈이 많이 온다는데, 내일 같은 날 기차 타고 눈 보러 한번 갔으면 좋겠다."
" 그래요, 한번 가봅시다"
TV 채널을 만지작거리던 아내가 쳐다보면서 말을 걸었다.
올해, 3월 1일(토)은 3.1절 기념일이라, 대체 공휴일 포함 3일 간의 연휴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연휴 내내 많은 비와 눈이 내려 제주도와 영동지방(춘천:70cm)은 대설 경보가 내렸다. 그간 겨울 기차 여행의 백미는 눈이 오는 차창 밖을 바라보면서 은빛 세상을 훨훨 거닐었던, 나 때였던 시절이다. 그 대표 겪인 관광열차가 구. 환상선 눈꽃열차(제천-영월-태백-철암-승부-분천-봉화-영주-제천)였다. 그다음이 분천 산타 열차(동해-도계-철암-분천)와 V-트레인 협곡 열차(분천-철암)였다. 그 외에, 서해 금빛열차, 꿈의 열차 해랑도 있다. 대구/경북 지방에도 크게 인기를 누렸던 "경북관광 순환 열차' 가 몇 해 간 운행되다 없어져 아쉽기도 하다.
" 일찍~자요. 내일새벽에 일어나야 하니."
" 그럽시다"
휴대전화의 알람을 새벽 4시 반에 맟췄다.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달린 철마는 07시 50분 경에 영주역에 들어섰다. 중앙선(청량리-경주) 복선 전철화로 동대구에서 영주까지, 종전 3시간에서 한 시간 이상을 단축했다. 그만큼 빠름의 철학이 관철됨이다, 새로운 철길은 산 넘고(터널), 강 건너(교량)고, 들녘 가로질러 아름다운 산하를 갈가리 찢어낸, 도로(44개 고속도로)와 철도(기찻길)가 휘젓고 있다. 2025년 1월1일 개통된 동해선(부전-강릉)에 이어 '대구 광주 달빛 철도" 중부내룩철도(김천- 합천-진주-거제), 남해안 '고속철도(부산-광주(목포)", "부산광역철도(부산-창원/마산)" 등이 추진 중이다. 열차는 영주역에서 디젤기관차로 교체하여 영동선(영주-봉화-분천-승부-철암-동백산-도계-동해)으로 올라섰다. 중앙선(영천-청량리)을 타고, 영동선의 동해역에서 동해선(동해-부전)과 대구선(영천-동대구)을 경유하는 '신 환상선' 기찻길 일정이다.
" 올라올수록 눈이 많이 내렸네요. "
" 그러게! 아까, 안동보다 더 많은 것같아..."
영주 역내는 온통 뽀얗다. 영주시장 통의 찐빵 솥에서 나오는 김모락도 새하얗다.
영화 '설국열차(봉준호 감독)는 기후 이변으로 꽁꽁 얼어붙은 세상에서 벗어나는 단 한대의 기차에서 꼬리 칸의 빈민들, 앞 칸의 부유한 부류들과의 생존경쟁?, 아귀다툼 보다, 일본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1937년에 발표한 장편 소설 '설국(雪國)'의 눈 덮인 온천지방 니가타를 찾아온 이방인과 게이샤 코마고와 마을 처녀 오코를 둘러싼 서정적인 섬세함, 배경 니가타의 풍광을 느끼고 싶었다. 작품은 1968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당시 스웨덴 한림원은 '일본인의 마음의 정수를 뛰어난 감수성으로 표현한 서술의 능숙함이 돋보인다'고 했다. (다음-나무위키). 탐독은 했지만, 기억은 없다. 오래전부터 폐역이 된 임기역을 지나간다.
"산나물을 띁어로 왔는데....,한 20년은 안되었겠나?"
"역에 내려서, 저 산 돌고, 강을 건너 한 시간 쯤 올라 갔을거다."
두음 골로 산 나물을 채취(무명회 모임에서)하러 올라와서 내렸던 역이다.
산타 역인 분천역에 닿았다. 산타 역답게 붉은색 지붕 마을 전체가 흰 눈에 덮여있다. 분천역은 동해역에서 출발하는 산타 마을 종착역이며 또한, V-트레인 협곡 열차의 시 종점(분천-철암) 역이기도 하다. 분천역을 벗어나면 열차는 본격적으로 낙동강 협곡 비경 속을 헤쳐간다. 비동 임시 승강장은 눈꽃 열차가 다닐 때, 비동 철교 위에서 낙동강 협곡의 풍광을 볼 수 있도록 열차가 멈춰 섰던 곳이다, 지금은 철교 건너 배바위산(967.9m) 자락 기찻길을 따라 낙동강 변을 걷는 트레일(trail)이 폐쇄되었다. 환경오염, 비동철교 도보 안전, 2023년 폭우에 트레킹 길목 유실 등이라 하지만 실상은..., 스위스 체르마트역과 결연을 맺은 한국 최고의 '낙동강 세평 하늘길(승부역-분천역, 총12.1km.4시간 소요), 체르마트 길(비룡-양원) 2.2km)' 인데..., 1988년 민간인(마을 주민)에 의해 건립된 '양원' 간이역을 만난다.
"저기서 그때, 뭐 사 먹었던 곳 아닌가요."
"시레기 돼지국밥! 꿀맛이었지."
열차도 잠시 숨을 고른다,
" 하늘도 세평,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자 수송의 동맥으로", 오지 중의 오지 마을로, 철길로만 들어갈 수 있었던 승부역으로 들어선다. 역은, 1998년 '환상선 눈꽃 열차'가 운영된 후 한국 관광의 별로 주목을 받았다. 하늘을 품고, 바람을 안고, 맑은 낙동강 물을 따라 걷는 '낙동강 세평 하늘길 = 총:12.1km/4시간, 분천 비룡 길(분천-비룡):4.3km, 체르마트 길(비룡-양원):2.2km, 양원 승부 길(양원-승부:5.6km)' 은 힘든 일상의 삶에, 새로운 활력소를 받는 곳이다.
"00 엄마가 여기를 걷고, 다리가 탈이 나서 아직도 애를 묵고 있다 카네."
"그때, 00엄마한테 12km는 좀, 무리했던 것같았어..."
승부역에서 분천역까지 2번이나 걸었다.언덕 위 영암선 개통 기념비가 눈을 맞고 서 있다.
*영암선(영주-철암. 87.0km) 개통 기념비:이승만 대통령 친필 휘호로서, 6.25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의 손으로 건설된 것을 기념하기 위 해 1955.12.30 준공.
*낙동강 비경 길(승부-양원-분천) 트레킹
- 1차:2015.1.10/4명(시등회원,임관장,손*락,박*동,청산)
- 2차:2016.3.16/6명(청년회 부부 모임)
삼척시 도계읍으로 들어왔다. 10여 년 전만 해도 태백의 통리재(772m)를 넘는 열차는 도계역에 닿기전, 흥전역에서 나한정역은 스위치백으로 오르내렸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건설된 KTX 강릉선(서울-강릉) 이전의 강릉 가는 기찻길은 중앙선(청량리-경주) 제천에서 태백선의 영월과 태백으로 해서, 영동선 통리역을 넘어 동해역과 강릉역으로 갔다. 지금은, 연화산(1,117m)을 한 바퀴 돌아서 2012년 개통된 통리재 솔안터널로 스위치백 구간은 밀려났다. 다행히, 하이원추추파크에서 관광열차로 운행은 하고 있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달릴 수 있을런지...,몇 해 전 대금굴을 방문했다가, 도계역 탄광촌 벽화마을(전두리)과 천연기념물 긴잎느티나무를 보고왔다. 또한, 지난 연말연시(24.12.30 ~ 25.01.01) 속초 여행 후 돌아오는 길에서 '도계읍 늑구리 은행나무' 보호수도 보았다. 차창으로 실 눈이 부딪쳐 왔다.
" 늑구리 은행나무 갈 때, 고사리역과 당집이 있었는데...."
" 저기~ 저기, 당집이 보인다. "
늑구리 마지막 석탄 열차가 떠난 자리, 폐역으로 문이 굳게 닿힌 고사리역을 기차는 쏜살같이 지나갔다.
오전 10시 55분!
열차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동해역에 도착했다. 정시보다 10여 분 지체했지만, 그 육중한 몸을 이끌고 새벽 눈바람과 비를 맞으면서 쉼없이 달려왔다. 인공지능( AI )시대가 도래했으니, 열심히 달려준 열차에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보상해야 할 시기가 곧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 역광장으로 나서니 우산을 받칠 만큼 비가 내렸다. 동해시는 30여년 전, 동대구역에서 밤 12시 넘어 출발한 강릉행 무궁화 열차로 새벽 6시쯤 내려, 무릉계곡 깊숙이 자리 잡은 청옥산(1,404m)과 두타산(1,357m) 산을 올랐던 때가 처음이었다. 그 후, 두타산을 한 번 더 찿았고, 추암 해변은 몇 번 들린 적이 있다. 묵호항 논골 벽화마을은 지난해에 둘러 보았다.
"눈 구경은 실큰 하는데, 좀 펑펑 내렸으면 좋겠다."
"그래도 위로 올라오니 더 많이 내렸네"
동해역은 봄비가 하염없이 내렸다.
동해 발(14:39) 동대구행(18:41 착)누리로1854 열차 탑승시까지 4시간 정도 머물 여유가 주어진다. 커피숍에 파묻히기는 무료하고, 관광지 답사는 시간에 쫏끼고...,택시로 '삼화사' 절과 가까운 해변을 경유, 동부 사택(동해 구 삼척개발 사택과 합숙소)을 둘러 보는것으로 하고 삼화사로 향했다. 비가 눈송이로 변했다.입장이 통제되어 추암해변으로 달렸다. 바람이 파도를 부추겼는지 성난 파도에 바다도 으르렁됐다. 동부 사택을 둘러서 역으로 왔다.
" 웬 사람들이 이만치 많노~오..."
" 서울 사람들 아이가."
오후 2시 2분 출발, 서울행 KTX -이음 844 열차 탑승 안내 방송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동대구행(14;39 발) 누리로 1854 열차가 선로를 미끄러져 간다. 새벽을 달려온 눈이 내린 기찻길의 풍광은 새하얗게 쌓인 눈 만큼이나 옛 추억을 더듬은 아름다운 날이었다. 또한, 두 눈이 쓰릴만큼 은빛 세상을 훨훨 날아 도 다녔다. 옛길을 달리는 영동선 기찻길(영주-철암, 도계-동해)은 참 행복함을 안겨준다. 아직도, 남아있는 태백선(제천역-영월 -태백역), 구절선(민둥산역 -정선역), 경북선(김천역-영주역) 기찻길은 느림의 미학으로 보전했으면 한다. 동해선 열차도 주말에는 추암역과 해변역에 잠시 정차한다고 한다.
"바다열차가 없어졌다고요?"
"동해선 개통 때문이라 하네요."
열차는 추암역을 지난다. 바다도 사라진다.
<여정 메모>
-언제:2025.03.04(화) 06:05~16:41
-어디:동해시 일원(동대구-영주-태백-동해:영동선. 동해-삼척-울진-포항-영천-동대구)
-누구:청산 내외
'황금가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경선(大慶線)타고 봄 마중 - 금오산(金烏山) 저수지 둘레 길을 가다 (0) | 2025.02.21 |
---|---|
2025년(乙巳年) 시등회(市登會) - 함지산 시산제를 지내다 (0) | 2025.02.16 |
대구 수성구 욱수동/ 동제(洞祭) ★ 동구 동내동/ 당산(堂山)느티나무 (0) | 2025.02.13 |
동대구역에서 기차 타고 강릉(당일) 여행을 다녀오다 (0) | 2025.02.07 |
대구 혁신 도시 - 초례봉(635.7m)을 오르다 (0) | 2025.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