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晉州城)의 가을을 탐하러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길을 나섰다. 이 가을날, 우리의 무탈한 삶을 위해 헌신한 집사람에게 작은 보상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동대구역에서 진주행 KTX - 산천 281(동대구역/08.05 ~ 진주역/09:44) 열차에 올랐다. 진주성은 1592년 일본과 임진왜란이란 7년 간의 전쟁을 치른, 임란 3대첩 가운데 한 곳이다. 기억 저편에서 가물가물 했던 진주성을, 작년 7월에 그림 그리는 팀에서 다녀온 적이 있다. 그날, 성안의 울창한 나무들의 숲을 보고 울긋불긋한 가을을 꿈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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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천리 기찻길은 안개가 자욱했다. 계절의 변화에 따른 밤낮의 기온 차와 밀양강과 낙동강을 안고 가는 길목이라서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모양이다. 진주역 광장 버스 정류장에서 151번 시내버스에 올랐다. 20여 분간 18번째 정류장(들말 대경아파트)에 내려서 진주성 공북문으로 가는 120번 버스로 환승, 다섯 정거장 만에 내렸다. 길을 건너는 우측 성벽 위로 북장대의 모습이 웅장하게 다가왔다. 공북문 매표소 앞에는 유치원 어린들이조잘됐다. 참 보기가 좋았다. 주차장엔 대형 버스들도 눈에띄었다.
진주성 안으로 들어섰다. 진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김시민 장군' 동상과 전공비가 늠름하게 서 있다. 그 뒤로 '영남 포정사 문루' 옆 언덕 위의 노목은 붉고 노랗게 물들고 있었다. 진주성의 가을은 촉석루의 웅장함, 의기사의 숭고함, 의암의 고요함이 한데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고 했다. 단풍이 물든 성곽과 남강의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역사의 숨결 속에 익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멋진 날이었다.
경절사 담 밖에 진주성 내의 선정비가 세워진 비석 군을 지나 경절사 팽나무 쪽으로 올랐다. 버스에 내려서 처다보았던 북장대 성벽 길로 해서 국립진주 박물관으로 향했다. 발아래로 진주시가지가 시원스럽게 뻗어있다. 각진 지붕이 특이한 박물관은 성안에 자리하면서 임진왜란 전쟁사 유물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박물관 야외 뜰에 '산청범학리삼층석탑' 한기가 세워져 있다. 높이 4.8m. 화강암 석재로 건조된 이 석탑은 본래 경상남도 산청군 산청읍 범학리 범호사(泛虎寺)라고 전칭 되어오는 사지(寺址)에 일찍이 무너져 있었는데, 1941년경 대구의 일본인 골동품상이 구입하여 일본인 공장에 옮겨놓았던 것을 당국이 압수하여 1947년 경복궁으로 이전되었으며, 국립중앙박물관을 거쳐 2018년 11월 국립진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 기단부의 연화 좌상 팔부신중과 1층 몸신에는 보살 공양 상이 돋을새김으로 부조되어있다. 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지난해 7월! 박물관을 둘러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휭하니 한 바퀴 돌아 나와 좀 아쉬웠다. 진양호 호반 전망대와 호숫가 에 세워져 있는 대중가수 "남인수' 선생의 동상을 들렀다가, 근대 역사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기차 정비고가 남아있는 구 진주역 공원으로 갔다. 생각보다 온화한 날씨 때문인지 시민들이 저마다 행사를 마치고 짐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15시 47분 서울행(동대구역 17:31 착) ITX- 새마을 1034 열차에 올랐다.
<여정 메모>
-언제:24.11.09(토).08:00~17:30
-어디:진주(진주성,진양호 전망대,구 진주역사 공원)
-누구:청산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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