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마산)의 돝섬으로 마지막 가을을 붙잡으러 갔다. 기온이 내려갈 것이라는 예보와 달리 포근한 날씨가, 길을 나서는 이들의마음을 덜 뜨게 한다. 동대구역에서 마산행(07:35, 08:05.10:20) 열차 시간이 뜸하여, 동절기 이용 시에는 불편함이 뒤따른다. 하지만, 역 광장의 가을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국화꽃 전시가 상쾌한 아침을 맞는다.
동대구역 광장은 열차를 이용하는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철도 이용객이 가장 많은 역이라 한다. 연말 연시(2025년)에 동해선(포항-삼척-강릉)이 개통되면 더욱 활기찰 것이다. 지금도 동쪽과 서쪽 광장으로 나누어져 이용하고 있다. 3번 출입구로 들어간다. 일찍 서두른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쁘게 움직인다. 내달 초(12월 6일)부터 철도가 또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를 하고, 지금은 준법 운행 중이라 한다. 다행히 파업 기간중의 나들이가 아니라서 한숨을 돌렸지만,제 시간보다 4~ 5분 늦게 8번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마산역 서편에 자리한번개시장을 들렀다. 간단한 아침을 먹기 위해서 였다.시장은 보기보다 규모가 커 보였다. 옛날, 대구역의 새벽 번개시장이 철길 담벼락을 따라 펼쳐졌다가, 해 뜰 때쯤 전을 거두었던 양상하곤 달라 보였다. 외관부터가 아케이드의 현대식 건물이다. 물론, 입구 좌우로 난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변화는 그 시대를 반영하고 있었다. 마산에 들를 적마다 궁금했는데...,황태해장국을 찾았다.
돝섬 선착장에는 여남은 사람이 승선을 기다리고 있었다. 60~70년대의 마산 돝섬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날렸던 곳인데, 지금은 많이 쇠퇴해 있다. 삑, 고동을 한 번 울리고 유람선은 물결을 박차고 선수를 돌렸다.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쫓아 엄청 날아 올랐다. 유람선은 잔잔한 물결을 10여 분 갈라 돝섬 선착장에 닿았다. 파란 바닷물, 노랑 해안, 붉은 단풍이 어우러진 섬의 풍광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물, 절정을 이룬 단풍, 샛노란 머위 털 꽃, 동백이 봄을 잉태하는 꽃길을 한 바퀴 돌아 정상부로 올라섰다. 마산을 상징하는 가고파 노래비가 우뚝 서 있다. 마산이 배출한 문신 작가의 작품(조각:평화)도 자리하고 있다.이달 초, 한창이었던 노란 국화꽃은 제 몫을 다하고 조용히 사라지고 없었다. 좀 아쉬웠는데, 아름답게 물든 단풍나무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장미 공원을 내려서는 길목의 조각공원 작품들도 자연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일행은 떨어진 낙엽을 움켜잡아 머리맡으로 날리면서 행복해했다. 그간 서 너번 돝섬을 찾았는데. 섬은 계절마다 다른 풍광을 선보였다. 가을이 안겨주는 따뜻한 풍경은 감미로운 음악 선율과 같았다. 출렁다리를 다 건널 때쯤 유람선이 들어와 뱃전을 올랐다.
창동 예술촌이 연계된 부림시장에 내렸다. 예술촌 일대가 옛 마산시 시절, 최고의 번화가 였다 한다.고려당 제과, 학문당 서점, 시민극장, 수제화 골목, 겔러리와 공방 골목을 둘러서, 50년 전통 아구찜집을 들렀다가 오동동 광장에서 마산역으로 이동했다. 마산역에서 출발(16:44분)하는 서울행 KTX - 216 열차다. 여유로운 시간대 같았으나 하루 해는 무척이나 짧았다.자리에 앉자마자 꿈속으로 파고들었다.
<여정 메모>
- 언제 : 2024.11.22(금) 07:00~19:00
- 어디 : 창원 돝 섬, 창동 문화예술촌
- 누구 : 그림 그리는 사람(간송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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