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도 무더웠다. 추석 연휴(9.15~18)를 맞아 더위만큼이나 온 나라가 출렁인다, 어찌 보면 설날보다 더 들썩여지는 날이다. 일 년 365일이 노는 날이지만, 연휴의 기운을 느껴보기 위해서 부산으로 당일 나들이를 나섰다. 송도 해수욕장과 해상 케이블카, 용궁 구름다리, 해안 절경이 빼어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는 암남공원을 택했다. 그 중에서 새들의 섬 '두도'를 바라볼 수 있는 두도 전망대를 둘러볼까 해서다.
10시 1분에 도착한, 부산역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답게 항상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오늘따라 추석 연휴라, 고향을 찾아가고 오는 이들로 더 북적여 보인다. 역 광장을 나서 시내버스로 남포동에서 71번 버스로 환승, 13정거장을 지나 공원 입구에 내렸다.
용궁 구름다리로 갔다. 오래전 왼편 공용주차장 옆 송도 해수욕장으로 걸었던 해안 산책로는, 연말까지 보수 공사 중이라 출입이 금지되고 있었다. 햇살이 뜨거워서 모자를 꺼내어 들었으나, 바람이 일렁거려 배낭에 넣고 다리로 내려섰다. 많은 사람이 어깨를 부대끼면서 걸었다. 맞은편으로 영도 봉래산과 그 아래, 흰여울 문화마을이 정겹고 아름답게 보였다.
두도 전망대!
두 갈래 길 중에서, 상부 케이블카 승강장이 있는 포장된 능선 길과 나무 계단의 오르내림이 심한 해안 길 중에서, 해안을 따라 도는 길을 선택했다. 구름다리 매표소 옆, 이정목(11:10 분 출발) 에 전망데크1.45Km 표시되어 있었다. 왕복 2시간 조금 걷는다면, 힘 있을 때를 생각했다. 파란 바다 물빛이 수평선 너머로 뻗어 나갔다. 울창한 숲 사이로 바라보는 붉고 흰 색깔의 바위 절벽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오금이 저리기도 했다. 남 외항, 묘박하는 배들이 한가로이 떠 있다.
두도 전망대 길은 흙길로 부드러웠다. 하지만 해안 허리춤으로 걷는 길이라서, 나무 계단의 오르내림이 좀 있었다. 더운 날씨와 함께 쉽지는 않았다. 휴무일이라 외국인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흔들다리를 건널 즈음, 젊은이들의 발 구름에 아랫도리가 휘청거렸다. 출렁다리를 건너자 길은 좌측 전망대와 우측해상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갈라졌다. 길섶의 초병이 경계근무를 섰던 참호를 끼고 동백나무 전망대로 올라섰다. 묘박지를 바라보는 정자가 있는 전망대에는 액자 사진 명소도 있었다.
동백나무 전망대를 지나, 힘든 다리품을 팔아 포구 나무(팽나무) 쉼터에 올라섰다. 길은 외길이지만 안내도에 따르면, 남파랑길(갈맷길 4-1), 송도 해안(암남공원) 둘레길, 서구 트레킹 숲길, 송도 해상케이블카 산책로 등으로 겹쳐 접속되어, 안내도 상으로 이해가 어려웠다. 이곳은 물이 솟아올라 물을 깃으로 산을 넘어오고, 바다로 나간 이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당산(서낭당)이기도 했다. 이정표 상의 거리(1.45km) 보다 훨씬 멀게만 느끼면서 , 된비알을 다시 한 바퀴 돌아 오르니, 두도 전망대 봉우리가 가까이 다가왔다.
아름다운 무지개 색으로 칠한 나무 계단(사랑 계단)을 내려서면, 누워서 자라는 소나무(기억 나무) 와 한편, 서로 부둥켜안아 한 몸으로 자라는 "허그나무"를 지나, 나무 계단 길에 올라서면 두도 전망대(12:30 분 도착) 에 닿는다. 발아래로 새들의 섬, 두도가 보인다. 작은 섬이지만 울창한 숲으로 덮여있어 우람차게 보였다, 원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몇 년 뒤쯤엔, 이곳에도 다리가 높아지게 될 것이라 한다. 깊은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두도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두도섬으로 연결된 구조물은,
수심이 낮은 지역(암초)으로, 배가 넘나들지 못하게 만든
시설 임.
눈을 돌리면 두송반도 앞 감만항이 잔잔하다. 그 너머로 다대포 몰운대가 자리한다. 사랑 계단 입구에서, 좌측 암남공원 후문 가는 길로 20m쯤 가다, 암남공원 입구로 향하는 산길로 올라선다. 제2 전망대를 거쳐 "천국의 열쇠' 조형물이 서 있는 곳으로 내려와 앞 능선(희망정, 열매길) 을 버리고, 우측 임도를 따르면 제1전망대가 나타난다. 다시 한번 묘박지를 바라보면서 임도를 내려서면, 곧장 송도 해상케이블카 상부 승강장(13:20 분 도착)에 이른다. 두도 전망대(12:40분 출발)에서 40분을 걸은 샘이다.
송도해수욕장 인근 암남동 먹자골목 길로 해서, 암남동 행정복지센터 건너 정류장에서 부산역으로 가는 26번 버스를 탔다. 한산했던 시가지 남포동 BIFF 광장이 왁자지껄 했다. 오는 10월 1일(수) ~10월 11일(금)까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가 개최된다. 15시 18분, 서울로 가는 무궁화호 1316 열차에 올랐다. 잘 쉬었다는 느낌보다, 오늘따라 힘이 달렸던 날이 아니었던가 싶다. 차창에 머리를 기댔다. 스르르 눈꺼풀이 쳐져 왔다.
<여정 메모>
- 언제:2024.09.16.(월) 07:30~18:00
- 어디:부산 암만공원 일원(두도 전망대, 송도 용궁구름다리, 해상 케이블카, 암만공원 둘레길)
- 누구:청산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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