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은 그 어느 해 보다 장맛비 폭우와 함께 폭염을 동반했다. 어제저녁까지만 해도 비를 걱정해야 했는데, 부산역에 도착(08:48) 광장을 나선 날씨는 후덥지근했다.
부산시티투어 출발지는 역 광장 서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치기만 했는데, 오늘은 4개의 코스 중 부산역 -송도해수욕장-암남공원-감천문화마을–다대포(몰운대)-아미산 전망대-부네치아 장림포구-을숙도(현대미술관, 낙동강 에코센터) -석당박물관-국제시장-용두산 공원-부산역으로 한 시간 간격(일/9회) 운행되는 오렌지 라인 코스를 선택했다.
부산 최초로 개장한 송도해수욕장과 해안 절벽이 일품인 암남공원을 좌측으로 끼고 감천항을 거쳐 감천사거리에 내렸다. 감천문화마을 안내센터까지는 택시로 5분여 이동했다. 평일이자 무더운 날씨 때문인지 탐방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늘마루에 올라서 마을을 내려다보았다. 형형색색의 집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감천동은 한국전쟁 당시 힘겨운 삶의 터전으로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민족 근대사의 흔적과 기록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라 한다. 또한, 1918년 증산 사상을 기초로 한 태극도 신도들이 반달고개(감천동-아미동 연결) 주변에 집단으로 어울린 신앙촌이 중심이 되어, 1958년 현재의 감천동이 만들어졌다 한다. (감천 문화마을 유래)
별을 떠나 지구로 내려온 어린 왕자와 사막여우가 잠시 쉬면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언덕길을 걸었다. 날씨가 장난이 아니었다. 햇볕이 머리맡으로 강렬하게 내려 좼다. 당산 벚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길목 벤치에 앉았다. 감천 문화마을을 그간 두어 번 찾았던 곳이지만 생뚱맞게 느껴졌다.
별 보러 가는 148계단으로 내려섰다. 그 옛날 무거운 짐을 지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문득 뒤돌아보면, 현기증으로 눈앞에 별이 보인다고 지어진 어려운 시절의 아픔이 쓰린 곳이다. 세월을 걷는 한발 한발이 휘청거렸다. 멍멍이가 있는 집 앞 감천2동 전통시장 골목으로 나왔다. 마을버스로 감천사거리 감천1동 행정복지센터 앞에 내렸다.
다대포 해수욕장의 백사장에는 비치파라솔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솔밭 길을 조금 걷다 되돌아 나왔다. 체감 온도가 40도 가깝게 느껴졌다. 때맞추어 음악 분수가 하늘로 치솟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물을 뒤집어 섰다. 아미산 전망대를 돌아 을숙도로 가는 길목의 부네치아 장림포구에 내렸다.
장림교 옆 부네치아 선셋 전망대(해양수산 복합 공간)로 올라갔다. 2층 카페에서 시원한 차 한 잔에 생기가 북돋아지는 것 같았다. 낙동강 물이 부산 앞바다 남해로 헤집고 들어가는 길목의 작은 어항이 장림 항이다. 젊은이들의 활기로 새롭게 탄생 되었다 한다. 술맛 촌, 도시 숲, 놀이터, 문화촌 등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을숙도! 무척 오래전, 작은 나룻배를 타고 섬 저쪽 철새를 쫓아서 들어갔다가 바람에 기우뚱거려 혼비백산한 기억이 남아있는 곳이다. 섬 내는 현대 미술관, 낙동강하구 에코센터, 을숙도 문화관, 파크 골프장 등 시민들의 여가 활용을 위한 쾌적한 공간으로 다듬어져 있는 곳이다,
16시 40분, 부산역으로 되돌아왔다. 차창 밖 관광만으로 2시간 20분이 소요되는 거리다. 석당 박물관(임시수도 기념관), 국제시장(보수동 헌책방 골목), 용두산 공원(근대 역사관)은 버스 안에서 둘러보고 돌아온 셈이다. 17시 11분 부산발, 서울행(동대구) KTX-산천 196 열차에 몸을 실었다.
<여정 메모>
- 언제 : 2023.07.26.(수) 06:00~20:00
- 어디 : 부산(감천 문화마을, 다대포/몰운대, 부네치아 장림포구)
- 누구 : 그림 그리는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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