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꽃 향 내음이 물씬 풍기는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일컫는다. 그만큼 춥지도 덮지도 않은 봄날을 즐기기에 딱 좋은 철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21세기에 접어들자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계절을 잊어버릴 만큼 들쭉날쭉하다. 달력은 푸른 달 오월이지만 실제는 초여름에 버금가는 날씨를 보이고 있다.
아침 6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명덕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안심역으로 간다. 혁신도시가 들어선 동내동(행정동 안심2.3동)안심 골에 위치한 동호 유적공원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공원 내, 임란 의병장을 지낸 면와 황경림(1566~1629)을 위하여 하양현의 사림들이 1820년에 세운 동호사가 있었다. 그 후, 고종의 서원철폐령으로 방치되다, 1875년 중건과 1921년 중수시 에 서당으로 명칭을 바꾸고, 2013년에 다시 중수한 “동호서당”을 가보고 싶었다.
안심역 1번 출구로 나와서 작은 냇가를 끼고 대구·경북 지방병무청이 있는 동내로 길로 들어간다. 5분여 걸음 길에 “대구선 반야월 공원”을 만난다. 그리고 바로 직진해서 경부고속도로 지하차도를 지난다. 8차선 넓은 도로를 건너면 좌측으로 대구 경북 지방병무청 건물이 보인다. 우측 신한은행 건물 뒤로 “동내 향수 공원”을 또 만난다. 공원 습지에는 능수버들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초례봉 남서쪽 자락에 들어선 혁신도시는 중앙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지방 이전을 계기로 형성된 도시지만, 아직도 미완의 단계이다.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 센터 건물 못 미쳐 “동내 여울공원”에 닿는다. 도시는 명산 팔공산의 지맥이 닿는 곳임에도 군데군데 공원이 잘 다듬어져 있다. 개울 옆에는 4백 년이 넘은 보호수 느티나무가 한 그루가 서 있다. ‘황경림“ 나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동제를 지냈다 한다. 산책길 나선 중년의 여인이 걸음을 멈추고 기도 했다. 무슨 소원을 빌어 설까?
동호 서당이 자리한 “동호 유적공원”에 올라왔다. 안심역에서 1.9km 거리다. 이른 시간이라서 인지 적막감마저 들었다. 서당 안을 들어갈 수는 없었으나, 담장 밖 언덕배기에서 바라본 정면 4칸, 측면 1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좌측에 2칸은 온돌방을 두고 우측 2칸은 마루를 두어 무척 소박하다. 앞마당 담 벼락 좌우에 커다란 은행나무가 우뚝 서 있었다. 지난 4월(4.28) 하양 여정 시, 구 하양읍사무소 자리 “임진 창의 제공 하양 사적비”에 명기된 8인에 “면와, 황경림” 의병장이 있었음을 몰랐다.
동곡 저수지로 올라갔다. 올봄에 유달리 비가 적게 내린 탓에 저수지의 물이 둑 아래로 한참 내려가 있었다. 4백 년 승방재(황 씨 재실)는 동곡지에서 초례봉 등산로를 따라 2.0km나 더 올라가야 하는 곳에 있다기에 돌아서 나왔다. 유적 공원에는 혁신도시 택지 개발지에서 발굴 조사된 문화유적 (고인돌, 석관묘, 각산동 입석, 수레바퀴 흔 등)을 이전 복원해서 꾸며 놓았다.
아침 해가 골 안으로 깊숙이 내려앉을 무렵 유적공원을 내려섰다.
<여정 메모>
언제:2022.05.22. (일) 06:30`12:30
어디;혁신 도시 내, 동호 서당
누구: 청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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