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벚꽃대궐 삼성역
4월로 접어들자 봄은 완연히 찾아왔다. 그러면 경산의 삼성역은 그리움에 쌓인다. 지난 3월 초 삼성역을 찾은 적이 있다. 그때 고목에 꽃이 필 무렵에 다시 오고 싶었는데, 은별이와 동행 했다. 삼성역 역사를 감싸 안은 오래된 벚나무는 꽃을 활짝 피워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꽃송이를 바라보면, 삼성역을 배경 한<이동하 소설 ‘우울한 귀향’> 속 주인공의 그리움이 된다. 우리나라 제일의 벚꽃 열차가 다녔던 진해 경화역 못지 않았다.

자목련 꽃핀 고인돌 공원 & 고 황제 대조영 후손 발해 마을
삼성역에서 인근 “삼성리 지석묘 유적공원”으로 갔다. 새 부산 고속도로 공사 시에 조성한 소공원에는 무게가 15톤~27톤이나 되는 청동기 시대 무덤인 고인돌 3기가 있다. 또한, 돌널무덤(석관묘), 돌덧널무덤(석곽묘) 각1기도 복원되어있다. 나이 많은 할머니가 해쑥을 뜯으면서 무료함을 달래고 있었다. 해동성국 발해 대제국 ‘대조영 고 황제’의 후손 태씨 들의 집성촌 송백리(발해 마을)를 경유, 삼성산 고개를 넘어 상대 온천장으로 나왔다. 인터불고 CC 벚꽃에 취해서 집으로 왔다.


언제:2022.04.02.(토) 16:00~18:00
누구:4명(은별 모녀, 청산 부부)
신라 학자 홍유후 설총과 도동서원
경산은 삼 성현(원효. 설총. 일연)의 고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산면 인흥리 일원에 ‘삼성현 역사문화공원’이 조성되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또한, 성현들의 발자취(제석사, 반룡사, 도동서원)가 곳곳에 스며있다. 그중 하대리 도동서원은 경주 설씨 시조 ‘홍유후 설총’의 신도비와 가묘(전, 홍유후 설총 무덤/도 기념물 제130호, 경주 보문동 423)가 있는 곳이다. 음력 삼월 초나흘(양력, 2022년 4월 4일), 오전 10시에 도동서원에서 춘향제가 봉행 되었다 한다. 귀한 행사를 볼 수 있었더라면 아쉬움이 들었다.


청도 이서국 성지 백곡 토성
청도로 넘어갔다. ‘각북면 벚꽃 길’을 보기 위해서다. 범곡리 고인돌 유적지에서 송북리로 들어섰다. 청도천 방-둑에 심은 새로운 벚꽃 길로서 많은 사람이 찾는다. 눌미 마을 입구에서 다리를 건너 고평 마을로 들어갔다. 청도천이 화양읍 쪽으로 S자로 굽어 도는 제방 둑길에도 만발한 벚꽃이 터널을 만들었다. 산자락 밭 둔치에 영화 ‘폭풍의 언덕’에서 본 듯한 느티나무 한 그루가 멋있게 서 있다. “이서국 성지, 백곡 토성” 자리의 지킴이다.


탁영 종택이 있는 토성리(백곡 마을)
백곡 토성에서 300m쯤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면, 조선 전기 사대부 주택인 김일손의 종택이 자리하고 있다. 1498년(연산4)의 무오사화, 조선 제9대 임금 “성종실록” 편찬 시, 사관 김일손이 사초에 기록한 김종직의 ‘조의제문’의 발로로 이극돈, 유자광 등의 훈구파 대신들에 의해 부관참시당한 김종직 등의 사림 학자(김일손)들이 처형되고 유배당한 사화다. 그 주역에 탁영이 있었다. 솟을대문에 빗장의 걸려 담 너머로 개금 발을 하고 돌아 나왔다.


각북 벚꼴길 - 꽃비에 취한 청춘
토성 1.2.3 마을을 돌아 이서면 소재지로 넘어왔다. 이서 시장 앞으로 해서 가금리 넓은 들녘을 가로질러 송서리 청도천 이서교 삼거리에 도착했다. “각북 벚꽃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청도천을 왼편으로 끼고 풍각읍에서 각북면 용천사 헐티재를 넘어 달성군 가창면 정대리로 이어지는 902번 도로를 만나는 우산마을까지, 약 2km 2차선 도로 제방길이다. 벚꽃 길은 순백의 꽃 대궐을 이루고 있었다. 그다지 붐비지도 않은 길목에는 꽃비에 취한 청춘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덕촌리 털왕버들, 오산리 벼락 맞은 나무
덕산초등학교(폐교) 앞 청도천 제방에 “청도 덕촌 털왕버들(천연기념물 제298호)” 나무가 우직하게 서 있다. 일찍이 바람막이나 홍수 때 수구막이로 심기도 했지만, 잎사귀에 잔털이 난 수종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를 받는 나무다. 다시 몇백 미터를 용천사 방향으로 올라서면 오산1리 마을이다. 짧은 오산교를 건너 만나는 ‘고산공원’에는 새끼 금줄이 둘러쳐진 우람한 느티나무 당산이 있다. 연분홍색 꽃잎을 틔운 복숭아밭 가장자리에도 오래된 보호수(느티나무)가 서 있고, 그 뒤쪽 천변엔 벼락을 맞은 고사목이 서 있다.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나무 안은 검게 탄 흔적이 역력하다. 불탄 고목에서 돋아난 새 가지는 연둣빛 잎 새를 틔우고 있었다.




천년 고찰 용천사를 뒤로하고
헐티재를 넘어 정대로 내려왔다. 가창 댐 의 담수가 엄청나게 내려가 있었다. 봄 가뭄이 어느 정도 심했는지를 말하고 있었다. 그래도 길목의 벚꽃은 화사하게 피어서 힐링을 주고 있었다. 운흥사를 올라 먼발치에서 보고 내려왔다. 수성 못에도 벚꽃을 구경하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댔다. 봄은 그래도 자꾸만 성큼성큼 올라온다.


<여정 메모>
언제:2022.04.04. (월) 13:00~18:30
어디:홍유후 설총 도동서원, 탁영 종택. 각북벚꽃길, 턱촌리 털왕버들, 오산 벼락 맞은 나무
누구:청산 부부
'황금가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도 물들다 - 연분홍 복숭아 꽃 (0) | 2022.04.24 |
---|---|
추억으로 가는 자인 여행 (0) | 2022.04.20 |
대구 백안동 목련 꽃 & 당산(돌무더기) 이야기 (0) | 2022.03.29 |
봄 길을 따라 걷다 3 – 도동 연리지목. 내동 안정자나무. 도남동 도남재 (0) | 2022.03.27 |
봄 길 따라 걷다 2 - 대구 미술관. 마당 깊은 집. 삼성현 역사문화 공원 (0) | 2022.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