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맞는 아침은 상쾌했다. 오늘은 전주에서 여수로 간다. 임실군과 남원시와 곡성군, 순천시를 거쳐 가는 길이다. 먼저 전주를 벗어나기 전에, 전주 소리 문화의 전당에서 개최되는 “제13회 2021 세계 서예 전북 비엔날레 (2021.11.5.-12,5)”전을 잠시 둘러보고, 한국 선불교 구산문 중 동리산문 태안사로 향했다.
일직이 대구 서부 정류장에서 남원 시외버스 터미널에 내려, 금지면 금지평야 뒤편 고리봉(710m)과 그 너머 대강면 평촌 마을에서 오디를 한 입 머금고 산행을 나섰던 문덕봉(599.7m) 병풍 바위산이 차창을 따라왔다. 그때가 그립다.
남원시를 지나 곡성으로 접어들자, 곡성 기차마을 이정표가 발걸음을 당겼다. 영화 “밀양”으로 밀양이 유명해진 것처럼 곡성도 영화 “곡성”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전라선 기찻길이 이설됨에 따라, 구 선로를 이용 곡성역 - 섬진강 유원지 가정역(증기 기관차 운행으로 신설)까지 10km 구간을 일 4회 운행하는 증기기관차와 섬진강 레일바이크(봉조 반환점/왕복 3.6km) 가 사람을 몰려들게 했다.
여수로 가는 길목은 섬진강 맑은 물이 내내 함께한다. 진안 팔공산(1,151m)에서 발원하여 장장 225km를 흘러 광양시 광양만으로 몸을 담근다. 가정역 섬진강 유원지 출렁다리를 건너보기도 하고, 레일 바이크를 타면서 잠시나마 동심의 세계에 뛰어놀다, 압록유원지 “압록 상상 스쿨” 앞 식당에서의 늦은 점심이었지만 모두 행복해했다.
섬진강을 만나 압록유원지를 만든 보성강을 따라 태안사로 달린다. 742년(경덕왕1)에 3명의 신승()이 창건하고, 고려 태조 때 광자대사(윤다))가 중창한 동리산파()의 중심사찰이다. 단풍나무 가로수가 발갛게 참 곱게도 물들었다. 죽곡면 소재지 못미처 월등면으로 가는 840번 지방도로를 타고 원달리에 이르러, 왼쪽 산골짜기로 꺾어든다. 고즈넉한 태안사 계곡 길이 시작된다. 구불구불 비포장 좁은 산길은 절정에 이른 단풍잎을 계곡 물 위에 흩뿌린다.
동리 산의 아늑한 품 안에 감싸여 있는 태안사의 전각들을 바라보면서, 일주문을 들어서니 오른편으로 부도밭이 보인다. 광자대사 부도인 광자대사 탑(보물 제274호)과 광자대사 비(보물 제275호)가 세워져 있다. 만세루를 지나 대웅전을 왼편으로 끼고 선원() 옆으로 올라서면, 개산조 혜철국사()의 부도인 “적인선사 조륜청정탑( 보물 제273호)”이 홀연히 서 있다. 1925년 최남선()이 찾아와 “신라 이래의 이름 있는 절이요, 또 해동에서 선종()의 절로 처음 생긴 곳이다. 아마도 고초()의 신역() 같다”고 극찬한 곳이라 한다.
한화 호텔&리조트 여수 벨메르에 여장을 풀었다. 깊어가는 여수의 밤바다가 눈물로 젖어든다.
<여정 메모>
언제 : 2021.11.5. (금) 10:00~17:30/제2일 차
어디 : 곡성 섬진강 레일바이크, 태안사
누구 ; 6명(청년회 3가족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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