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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2021년 불국사역 –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 2021년 기차가 다니지 않을 불국사역 -

 

불국사역

얼마나 가슴 설레던 곳인가? 초. 중. 고등학교 수학여행의 일 번지 경주 불국사를 생각하면 말이다.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린 대표 관광지 불국사를 찾는 관문이다. 지금은 하루 36회 통과하는 무궁화호 기차가 21회 정차하는 간이역이지만, 지켜온 그 세월은 100 년이 넘었다.

 

그리운 임을 찾아

눈을 뜨자 문득, 그리운 이를 만나고 싶어서 화들짝 설쳐댔다. 아침밥을 떠는 둥 마는 둥 종종걸음 버스 정류장으로 나왔다.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왔던 그리움을 찾아 불국사역으로 간다. 1300년 역사의 향기를 담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불국사 · 석굴암도 아니고, 찬란한 다보탑 · 석가탑도 아닌 돌비 하나를 만나러 간다.

 

포항 중성리 신라비(국보 제318호)

2009년 5월 도로개설 작업 시 화분 받침대로 고른 돌에 새겨진 글자를 보고 발견된 신라 최고의 비석이다. 지증왕 2년(501)에 제작 된 것으로 국보로 지정되었다. 그 이전에 발견된 <포항 냉수리 신라비:국보 제264호>와 <울진 봉평리 신라비:국보 제242호>보다 앞서는 가장 오래된 비다. 북한산 비봉 꼭대기에 세워진 <북한산신라진흥왕순수비:(국보 제3호>, 창녕 만옥정 공원의 <창녕신라진흥왕척경비:국보 제33호>, 단양 적성산성 중턱에 있는 <단양신라적성비:국보 제198호> 등 다섯 곳은 찾아봤는데 중성리 비만 그리움으로 채워왔다.

 

경주 국립문화재연구소

정문 자연석에 보물 보관동? 이라고 새겨져 있다. 작년에 개관한 천존고(天尊庫) 전시실에는 덕업일신(德業日新 망라사방網羅四方) 신라 천년의 보물 - 그토록 그리워했던 중성리 신라비도 있다.- 그밖에 신라 문화의 태동, 옛 무덤에서 찾은 보물, 왕궁의 모습과 생활, 신라 사찰과 불교문화 등, 연구소에서 발굴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었다. 중성리 신라 비를 바라보는 마음이 허탈했다. 그리움만큼이나 감동적인 만남은 못되었다. 복제품(짝퉁)을 보기 위해서 새벽같이 달려 온 길인가? 분황사지, 사천왕사지, 창림사지 명문이 새겨진 기와 편을 보고 섭섭함을 달랬다.

 

추억의 달동네

국립문화재 연구소를 나와 불국사를 경유하는 11번 시내버스를 탔다. 마동 탑골 마을 앞 보불로를 달려 경주민속공예촌 추억의 달동네 근대사 박물관에 내렸다. 토함산 언덕배기에 자리한 달동네는 입구부터가 매력을 발산했다. “홍도야 우지마라” 극장용 영화 간판에서 60년대 – 아빠와 함께 “달고나” 과자를 만드는 모습, 순이점방, 서울양장점, 장수약국, 금정청과, 감포수산이 있는 골목길, 새끼 꼬는 사랑채 아버지, 베를 짜는 어머니, 시골 버스 정류장, 복천(쌀)상회, 새벽 신문보급소, 성동 술도가, 삼천리 자전거, 동아서적, 엿치기하는 엿장수의 저잣거리, 국제전파사, 한 곡조 뽑는 왕대포집, 씽씽 레코드, 신발가게, 용호 만화방, 장난 궂은 별 다방, 황금이발소, 반 지하 달셋방의 청춘 등- 반세기를 거슬러 당겨 올렸다. 만만찮은 입장료는 추억의 도시락(김치 뽁음+멸치 뽂음+달걀=흔들어서 먹음)에 스며들었다.

 

100년의 불국사역 –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21년 울산~포항 간 복선전철 공사 신 노선(울산-신 경주-포항) 개통으로 기존 선(울산-호계-입실 –불국사-경주-포항)의 폐선으로 불국사역이 없어지게 된다. 시대의 변화를 거스르지는 못하겠지만, 빨리 문화의 경제적 논리에 100년의 역사가 훼손되어 안타깝다. 그간 시간 단축이라는 미명아래 직선화하고 없애버린 간이역이 부지기수다. 몇 해 전 구 포항역이 신 포항역으로 이전되고 남은 포항 철길 숲, 마산 임항선 그린웨이, 부산의 미포 철길, 군산 경암동 철길 등은 그나마 흔적이 살아있다. 서울 경춘선과 경의선에도 있다. 지금도 한 달에 두 어 번 다니는 진해 행암 마을 바닷가로 달리는 기찻길은 참 행복하다.

 

“100년 역사! 소중한 추억이 있는 불국사역! 반드시 열차는 다녀야 합니다. 불국사역 폐선은 반대합니다”라는 소리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여정 메모

-언제:2019.08.30. (금) 07:50~16:30

-어디:경주(불국사역, 경주 국립문화재연구소, 추억의 달동네)

*교통:대구-불국사역/기차 무궁화호, 불국사역-국립문화재연구소/도보. 국립문화재연구소-추 억의 달동네/시내버스. 추억의 달동네-시외버스 터미널/시내버스, 시외버스 터미널-동대구 시외버스 터미널/시외버스

-누구:청산인

 

-건천읍/멀리 단석산 위로 뭉게 구름이 -

 

-율동역/마주오는 기차를 보내기 위해서 항상 대기 한다-

 

- 경주 들녘/불국토의 산/경주 남산 -

 

-경주역/불국사역과 함께 공동 운명체라고 -

-불국사역/코레일 지정 100년 철도 문화재 역사 -

 

-불국사 시장으로 가는 골목 -

 

-음식맛이 좋은/10년 전, 추억의 집 -

 

-경주 국립문화재연구소 -

 

-포항 중성리 신라비 -

-전시 유물들 -

 

전시 유물/창림사지 명문이 새겨진 기와 편 -
-추억의 달동네 입구 -
-추억의 "달고나" 과자를 만들어 보면서 -
-순이네 점빵/아련한 기억 저편에 젖어?-

-오래된 포스터/대통령 선거 입후보 벽보 -

 

- 대통령 입후보 선거 벽보 -

 

-산비탈의 자연을 활용한 달동네 거리 - 

 

-추어거의 골목 -

 

-추억의 거리 -

-추억의 거리 풍경 -

 

-추억의 거리 -

 

- 보건소/파출소/자건거/ 점이 있는 거리 -

-월셋방의 낭만?/1969년도 한장짜리 달력 -

 

-가족계획/혼합장려/포스터 -

 

- 추억의 만화방 -
-용호 만화방 책들/손의성 만화도 보인다 -

 

- 청산의 집/김종래.오명천.박기당.김산호.이두호.방학기.길창덕.고우영.손의성.이근철.박기정등의 만화책-
- 영화관/이윤복의 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

 

- 폐선이 된다는 바람에 더욱 스잔해 보이는 불국사역 플랫폼 -

 

- 기차는 계속 달리고 싶어하는데.... 불국사역 존치 서명 운동에 흔적을 남겼다-

 

-대구로 실어다 준 버스/동부 시외버스 터미널/신세계 백화점 지하1-